상파울루 시내 마리우 지 안드라지 도서관(Biblioteca Mário de Andrade)에서 지난해 강탈당한 세계적인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작품 8점이 약 8개월 만에 경찰에 의해 회수됐다.
상파울루주 민경(Polícia Civil)은 13일 광역 상파울루 상베르나르두 두 캄푸(São Bernardo do Campo)에서 도난 미술품 8점을 찾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회수된 작품들은 지난해 12월 7일 상파울루 센트로에 위치한 마리우 지 안드라지 도서관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 당시 사라진 미술품들이다. 모두 마티스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당시 범인들이 훔쳐 간 미술품은 총 13점으로, 마티스의 대표적인 판화집 '재즈(Jazz)' 시리즈 삽화 8점과 브라질을 대표하는 화가 칸디도 포르치나리(Candido Portinari)가 소설 '메니누 지 엔제뉴(Menino de Engenho)'를 위해 제작한 판화 5점이다.
마티스 작품 8점은 모두 회수됐지만 포르치나리의 판화 5점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아 경찰이 계속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44세의 주앙 파울루 리냐리스 지 아라우주(João Paulo Linhares de Araujo)를 체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앞서 3명이 이미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과거에도 브라질에서 미술품 절도 범죄를 반복한 인물로 경찰에 알려져 있다.
도난 작품 가치 약 100만 헤알 추정
도난당한 13점의 작품은 당시 마리우 지 안드라지 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던 '책에서 미술관으로: MAM 상파울루와 마리우 지 안드라지 도서관(Do livro ao museu: MAM São Paulo e a Biblioteca Mário de Andrade)' 전시 작품이었다.
범행은 공교롭게도 전시 마지막 날 발생했다.
현지 매체 g1이 미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도난당한 마티스와 포르치나리 작품 전체의 시장 가치는 약 100만 헤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상파울루 현대미술관(MAM) 수석 큐레이터 카우에 아우베스(Cauê Alves)는 해당 작품들의 정확한 보험 가액은 계약상 비밀이라고 설명했다.
상파울루시 문화당국도 작품들의 가치는 단순한 금전적 평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역사적·문화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경찰, '브라질 최대 미술품 도둑' 범행 설계자로 지목
경찰은 지난 5월 라에시우 호드리게스 지 올리베이라(Laéssio Rodrigues de Oliveira)를 이번 사건의 범행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그는 수사당국 사이에서 '브라질 최대의 미술품 도둑'으로 알려진 인물로, 과거에도 비슷한 범죄로 여러 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 경찰은 범행을 계획한 조직을 해체하기 위해 '오페라상 마르샹(Operação Marchand)'을 전개했다.
라에시우 외에도 그의 동거인 카를루스 레안드루 페헤이라 다 시우바(Carlos Leandro Ferreira da Silva)와 법대생 헤지아니 호드리게스 다 시우바(Regiane Rodrigues da Silva) 등이 체포영장 집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사팀은 이들을 상대로 상당한 규모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에시우는 이미 지난 4월 20일부터 구금된 상태였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의 후이 바르보자 연구소(Instituto Rui Barbosa) 경비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새로운 절도 범행을 시도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카를루스 역시 연방경찰에 체포된 상태였다.
해외 반출 가능성까지 수사
경찰은 범죄조직이 훔친 작품들을 수집가나 경매시장 등을 통해 비밀리에 처분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작품들이 해외로 반출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법대생 헤지아니는 범행 설계자와 실제 강도 실행범 사이에서 중간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경찰 조직범죄전담부대(Cerco) 요원들은 자택에서 그를 체포했으며, 용의자들과 관련된 주소지와 경매업체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라에시우는 문화·예술계에서 얼굴이 알려진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직접 범행 현장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범죄 행적은 다큐멘터리 '책 도둑에게 보내는 편지(Cartas para um Ladrão de Livros)'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문헌정보학을 공부하던 2004년 마리우 지 안드라지 도서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 마티스 작품 집중 조사
경찰 수사에서는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드러났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라에시우는 강도 사건이 발생하기 수개월 전부터 마리우 지 안드라지 도서관 소장품과 마티스의 '재즈' 컬렉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한 그가 '가브리엘(Gabriel)'이라는 이름으로 확인된 강도 실행범과 상파울루 지하철 세(Sé)역에서 만날 약속을 하는 내용의 음성파일도 확보했다.
라에시우의 휴대전화에는 범행 실행자의 연락처가 'Aphonso Hazuck – gravuras(판화)'라는 가명으로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확보한 또 다른 음성자료에서는 라에시우가 희귀 작품을 세계 곳곳으로 '유통시키는 것'이 자신의 방식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이번에 마티스 작품 8점을 전량 회수함에 따라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포르치나리 판화 5점의 행방과 도난 미술품의 유통 경로, 추가 관련자 여부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