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소고기 농가는 한국 시장 개방에 매우 들떠 있습니다(super excited). 한국 시장은 전 세계를 누비는 브라질 소고기가 아직 진출하지 못한 시장입니다”.
지난 6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브라질 최대 규모의 동물 단백질 생산·유통 박람회 ‘SIAVS’(국제 동물 단백질 무역 박람회)에서 만난 로베르토 페로사 브라질 소고기 수출 산업 협회(ABIEC) 회장은 한국 시장 개방에 대해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ABIEC는 브라질 우육 생산 업체를 대표하는 협회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우호 관계를 다지면서, 2019년 전면 중단됐던 한국과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간 무역 협정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 그룹이 구성되고 관련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달 이 대통령 방문 당시 진전이 있었고, 이번 주에도 한국 실무단이 브라질을 방문해 위생 검증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넓고 비옥한 땅에서 연간 소고기 1261만t을 생산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육류 시장을 자랑하는 브라질은 최근 보호무역주의로 고심하고 있다. 브라질산 수출량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은 자국 축산업 보호를 위해 일정 수준의 쿼터를 초과한 수입 소고기에 5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유럽연합은 내달 3일부터 소고기를 포함한 브라질산 동물성 원료 수입을 금지한다. 이때 한국과 협력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SIAVS에서 만난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으로 판로가 열렸다”고 수차례 말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농축산무역국제관계부 장관을 지낸 페로사 ABIEC 회장은 국내 농가의 우려를 의식한 듯 “한국 슈퍼마켓의 매대에 생고기를 올리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한국의 육류 가공 산업에 동물성 원료를 공급해 한국의 밥상 물가를 낮추고 식량 안보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한 “브라질 업계는 추후 수입의 토대가 될 법안이 국내에 마련될 시기까지 이어질 긴 협상을 각오하고 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SIAVS를 주관하는 브라질 동물 단백질 협회(ABPA)의 리카르도 산틴 회장도 “분쟁, 무역 장벽, 식량 불안정으로 점철된 국제 정세 속에서 브라질은 동물성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현지 농가와 경쟁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현지 생산을 보완하러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IAVS는 2년에 한 번 열린다. 브라질 가금류 및 양돈 산업을 대표하는 ABPA가 주관한다. ABIEC과 MBRF, JBS 등 현지를 대표하는 육류 가공 업체와 1~4차 산업을 아우르는 브라질 육류 산업계 관계자들이 모인다. 올해는 60여 국가에서 400여 전시 업체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