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K-POP과 K-드라마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Onda Coreana)’가 한식과 한국어, 전통문화, 관광, 뷰티 등 일상문화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상파울루주에서는 한국문화 행사가 상파울루시를 넘어 모지 다스 크루제스(Mogi das Cruzes), 상조제두스캄푸스(São José dos Campos) 등 주요 도시로 잇따라 확대되면서 현지에서 높아진 한국문화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오는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상조제두스캄푸스의 Shopping Jardim Oriente에서는 ‘Festival Sabores e Luzes da Coreia(한국의 맛과 빛 축제)’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K-POP과 K-드라마, 한식 등 한국의 현대 대중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며, 특히 행사장에 2,500개가 넘는 한국식 등불을 설치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2,500개 등불 아래 펼쳐지는 K-컬처
행사에서는 BTS와 Stray Kids, KATSEYE, BLACKPINK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POP 그룹과 아티스트를 테마로 한 커버 공연 등이 마련된다.
K-드라마와 관련된 콘텐츠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체험도 준비되며, 한국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는 먹거리 공간도 운영될 예정이다.
행사 첫날인 25일 금요일에는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며, 26일 토요일과 27일 일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문화 행사가 열리는 것은 상조제두스캄푸스뿐만이 아니다.
이에 앞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모지 다스 크루제스의 Ginásio Hugo Ramos 주차장에서는 ‘Korea Fest Brasil’이 개최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사흘간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며 음악과 춤, 무술, 코스프레, 한식 등 다양한 한국문화 콘텐츠를 선보인다.
모지 다스 크루제스도 ‘한국문화 축제장’으로
Korea Fest Brasil에서는 K-POP 댄스와 커버 공연, 코스프레 경연, 한국 무술 시범 등이 펼쳐진다.
BLACKPINK와 BABYMONSTER, HUNTR/X 등을 테마로 한 커버 퍼포먼스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먹거리 역시 행사의 중요한 축이다.
관람객들은 한국식 콘도그를 비롯해 김밥, 떡볶이, 라면,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비빔밥, 호떡 등 브라질에서도 점차 친숙해지고 있는 다양한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햄버거와 바비큐, 디저트, 음료 등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이 운영되며 휴식 및 식사 공간도 마련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Pet Friendly’ 행사로 진행되는 것도 특징이다.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상파울루주 서로 다른 도시에서 한국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대규모 행사가 이어지는 셈이다.
이는 과거 한인사회와 일부 K-POP 팬을 중심으로 열리던 한국문화 행사가 점차 브라질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문화행사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왜 브라질 사람들은 한국문화에 빠졌나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브라질에서 빠르게 성장한 K-드라마와 K-POP 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
브라질 남서부 바이아주립대학교(Uesb) 문학·문화·교육·언어학 석사과정에서 연구를 진행한 마테우스 프레이리(Mateus Freire)는 K-드라마가 단순한 외국 TV시리즈가 아니라 고유한 문화적 언어를 가진 미디어로 브라질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의 연구는 한국 드라마의 언어와 문화가 어떻게 서로 다른 문화권의 시청자 사이에서 ‘문화 간 대화’의 통로가 되는지를 살펴봤다.
연구에서 주목한 것은 한국 드라마 속 일상적인 장면이다.
우산을 씌워주는 행동에서 표현되는 배려, 벚꽃이 가진 상징성,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 장례와 사후 의례 등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비교적 익숙한 장면들이 브라질 시청자들에게는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문화적 코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프레이리는 팬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다른 국가의 드라마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이러한 문화적·서사적 차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본 떡볶이 먹고, 한국어 배우고…
K-드라마의 영향은 화면 속에서 끝나지 않는다.
드라마 등장인물이 먹는 음식과 사용하는 화장품, 액세서리, 의류와 생활용품 등이 팬들의 새로운 관심 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에서 떡볶이와 김밥, 라면을 접한 시청자가 직접 한국음식을 찾아 먹고,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식으로 콘텐츠 소비가 실제 생활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가 가족 문제와 학교·직장 내 갈등, 정체성의 혼란 등 국가와 문화권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룬다는 점도 브라질 시청자들이 작품에 몰입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팬섭’에서 넷플릭스까지…브라질 한류의 변화
브라질 한류의 성장 과정 역시 눈길을 끈다.
초창기 한국 드라마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자막을 제작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이른바 ‘팬섭(fansub)’을 통해 브라질 시청자들에게 알려졌다.
인터넷이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에는 DVD 등을 통해 작품이 공유됐고, 이후 인터넷이 확대되면서 관련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한국 드라마 팬들의 가상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전 세계에 동시 공급하면서 브라질에서도 한국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BTS와 BLACKPINK, Stray Kids 등 K-POP 아티스트의 세계적인 성공과 ‘KPop Demon Hunters’와 같은 콘텐츠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층도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성인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보는 한류’에서 ‘직접 경험하는 한류’로
최근 상파울루주에서 잇따라 개최되는 한국문화축제는 이러한 변화가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라인에서 K-POP을 듣고 K-드라마를 보는 데 그쳤던 브라질 팬들이 이제는 행사장을 직접 찾아 한국음식을 먹고, K-POP 커버댄스를 즐기고, 한국의 전통문화와 생활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9월 18~20일 모지 다스 크루제스의 Korea Fest Brasil에 이어 25~27일 상조제두스캄푸스에서 Festival Sabores e Luzes da Coreia가 열리는 것도 ‘보는 한류’가 ‘경험하는 한류’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상파울루시 중심의 대형 한국문화행사를 넘어 주변 주요 도시와 쇼핑센터 등 일상적인 상업·문화공간으로 행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브라질 한류의 저변 확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K-POP과 K-드라마에서 시작된 관심이 한식과 한국어, 패션과 뷰티, 관광, 전통문화로 이어지면서 한국문화가 브라질에서 특정 팬층만의 관심사를 넘어 하나의 대중문화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