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라면 시장의 강자인 일본 식품기업 닛신(Nissin)이 한국식 매운 라면을 전면에 내세운 ‘Geki’ 시리즈를 브라질에 출시한다. 특히 공개된 제품 포장이 한국의 대표적인 매운 라면인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강하게 연상시키는 데다, 포장 전면에 한글 ‘엄청’까지 크게 표기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Nissin Foods do Brasil은 최근 브라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총 13개의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한국식 라면을 표방하는 글로벌 브랜드 ‘Geki’다. Geki는 오는 10월부터 브라질에서 생산돼 전국적으로 유통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 출시되는 Geki는 Carbonara(까르보나라), Frango Picante(매운 닭고기), Frango Picante Extremo(극강 매운 닭고기) 등 3종이다. 매운맛도 각각 단계별로 구분해 소비자가 자신의 매운맛 선호도에 따라 선택하도록 했다. 닛신은 브라질 소비자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은 포장에 불꽃·닭 캐릭터…불닭볶음면 떠올리게 하는 Geki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제품의 포장 디자인과 마케팅 콘셉트다.
공개된 Geki 제품은 검은색을 중심으로 붉은색과 불꽃 이미지를 배치하고, 매운맛을 강조하는 닭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여기에 까르보나라 맛을 별도 제품으로 구성하고 매운맛 단계를 강조하는 방식까지 더해졌다.여기에 까르보나라 맛을 별도 제품으로 구성하고 매운맛 강도를 단계별로 강조하는 방식까지 더해졌다.
이 때문에 한국 라면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다.
특히 ‘매운 닭고기 라면’이라는 제품 정체성과 검은색·빨간색 계열의 강렬한 패키지, 불꽃을 활용한 매운맛 표현, 닭 캐릭터, 까르보나라 제품 구성 등은 불닭볶음면이 세계 시장에서 구축해 온 이미지와 상당 부분 겹쳐 보인다.
다만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닛신이 불닭볶음면의 디자인을 실제로 모방했다거나 상표·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제품 콘셉트와 시각적 요소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유사하게 인식되는지는 별개의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브라질 ‘K푸드 열풍’ 정조준
닛신이 Geki를 브라질에 투입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K팝·K드라마·한국 음식 등 한류에 대한 관심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 역시 브라질 소비자들의 아시아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 증가를 신제품 출시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한 젊은 소비자들이 떡볶이와 김치뿐 아니라 매운 한국 라면까지 찾으면서 브라질 유통시장에서 한국 식품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불닭볶음면과 같은 한국산 매운 라면은 대부분 수입제품이어서 운송비와 관세, 유통비용 등이 가격에 반영된다. 반면 Geki는 브라질 현지에서 생산될 예정이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닛신 역시 기존 브라질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산 제품들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Geki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면 브라질 매운 라면 시장에서 한국 수입 라면과 현지 생산 ‘한국식 라면’ 사이의 가격 및 브랜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