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피아우이(Piauí)주에서 상원의원 제1보궐후보로 등록한 남성이 예수 그리스도를 연상시키는 복장과 가시관을 착용한 사진을 후보 등록용으로 제출했다가 선거법원으로부터 교체 명령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브라질 기독민주당(Democracia Cristã·DC) 소속 딜콘 아폰수(Dilcon Afonso)는 상원의원 후보 디오니지우 카르발류(Dionísio Carvalho)의 제1보궐후보로 등록하면서 흰색 의상에 붉은색 띠를 두르고 머리에는 가시관을 쓴 사진을 제출했다.
피아우이주는 브라질 북동부(Nordeste)에 위치한 주로, 주도는 테레지나(Teresina)다. 마라냥(Maranhão), 세아라(Ceará), 페르남부쿠(Pernambuco), 바이아(Bahia) 등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대서양과 접한 해안도 보유하고 있다. 농축산업을 비롯해 최근에는 대두 등 곡물 생산과 재생에너지 산업도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피아우이주 지역선거법원(TRE-PI)은 해당 사진이 후보자 등록 사진에 관한 선거 규정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교체를 요구했다.
TRE-PI는 지난 16일 딜콘에게 3일 이내에 ‘최근 촬영한 사진’을 새로 제출하도록 통보했다. 선거 규정상 후보자의 식별을 방해하거나 선거운동을 연상시킬 수 있는 무대용 소품이나 장신구 등을 후보 등록 사진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후보 등록이 기각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딜콘은 지난 18일 새로운 사진을 제출했다. 새 사진에서는 기존과 비슷한 흰색 의상을 입었지만 가시관과 붉은색 띠를 제거했다.
TRE-PI는 19일 새 사진을 접수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후보자 정보를 공개하는 브라질 선거당국의 ‘DivulgaCand’ 시스템에 새 사진이 언제 반영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딜콘은 행정 분야 종사자이자 배우로 활동해 왔으며, 피아우이 지역에서 열리는 ‘십자가의 길(Via Sacra)’ 공연 등에서 약 35년 동안 예수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오니지우 카르발류 후보 측은 딜콘이 오랜 기간 종교극에서 예수를 연기해 온 배우라는 점을 강조했다.
카르발류 후보는 딜콘이 약 35년 동안 종교 교육과 십자가의 길 공연 등에서 예수를 연기해 왔다며, 선거법원의 요구에 따라 가시관을 제거한 새 사진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선거법 “후보 식별 방해하는 소품·장식 금지”
브라질 선거 후보자 등록에 관한 결의안 제23.609/2019호는 후보자뿐 아니라 부후보와 보궐후보가 제출하는 사진의 규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후보 사진은 최근 촬영된 컬러 사진이어야 하며 정면 상반신 모습으로 테두리 없이 제출해야 한다.
특히 선거운동의 성격을 띠거나 유권자가 후보자를 식별하는 데 혼란을 줄 수 있는 무대용 요소나 장신구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적절한 복장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TRE-PI는 가시관과 붉은색 띠 등 예수를 형상화한 요소가 포함된 딜콘의 최초 사진은 공식 후보 등록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배우로서 수십 년 동안 이어온 ‘예수’ 이미지가 실제 선거 후보 등록 사진에까지 등장하면서 이번 사례는 브라질의 후보자 사진 규정과 맞물려 현지에서 이색적인 선거 이슈로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