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브라질 남성이 자신의 생일날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Rio Grande do Sul)주 그라바타이(Gravataí)에 거주하던 치아구 호드리게스 마르케스(Tiago Rodrigues Marques·41)는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Donbas) 지역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치아구는 아내와 5세 딸, 두 명의 의붓딸을 두고 있었다.
아내 마릴리 호드리게스(Marili Rodrigues·40)에 따르면 치아구는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고 가족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3월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가족들은 그의 참전을 반대했지만 치아구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평소처럼 출근하는 것처럼 집을 나선 뒤 공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급 5만 헤알인 줄 알았는데…”
마릴리는 가족이 딸의 치료비를 감당하는 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밝혔다. 치아구는 우크라이나에서 전투원으로 일하면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릴리에 따르면 당초 치아구는 급여가 5만 헤알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조건은 5만 우크라이나 흐리우냐(그리브나)였으며, 임무에 따라 별도로 7만 흐리우냐의 보너스가 지급되는 방식이었다.
그의 급여는 사망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족들은 현재 해당 계좌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마릴리는 돈보다 남편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두 번째 우크라이나 참전…가족 몰래 출국
치아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그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약 11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 머물며 국제군단 소속으로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참전에서는 우크라이나군에 직접 모집됐으며, 첫 번째 참전 때와 달리 보다 나은 조건과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아내는 설명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당시 5세 딸이 중요한 치료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이유로 그의 출국을 강하게 반대했다.
마릴리는 “그는 우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일하러 가는 것처럼 집을 나선 뒤 비행기를 탔다”며 “우리가 가지 못하게 할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가족에게도 숨겼다”고 말했다.
생일날 “공격받고 있다” 마지막 메시지
치아구가 숨진 지난 24일은 공교롭게도 그의 생일이었다.
마릴리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0분께(브라질리아 시간) 남편으로부터 마지막 메시지가 도착했다.
치아구는 현재 공격을 받고 있으며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이동한 뒤 다시 연락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후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더 이상 답장이 오지 않았다.
가족은 이틀 뒤인 26일 치아구와 함께 활동했던 브라질인 전투원들로부터 사망 소식을 전달받았다.
동료들은 공격이 전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약 9㎞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고 가족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당시까지 치아구의 시신은 수습되지 않은 상태였다.
유족, 브라질 정부에 시신 수습 지원 요청
마릴리는 남편의 사망에 대한 공식 확인과 시신 수습을 위해 브라질 외교부(Itamaraty)에 공문을 보내 우크라이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의 지원을 요청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구체적인 개인 사례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키이우 주재 브라질대사관을 통해 필요한 자국민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 군대에 입대한 브라질 국민의 경우 입대 과정에서 발생한 의무와 실제 전투지역의 상황 때문에 일반적인 영사 지원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지난해 5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선 인근 지역을 방문하지 말 것을 자국민에게 권고해 왔으며, 같은 해 7월에는 외국 군대 참여나 관련 취업 제안을 거절할 것을 권고하는 추가 안전경보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가족의 반대에도 딸의 치료비와 더 나은 경제적 여건을 마련하겠다며 두 번째로 우크라이나로 향했던 치아구가 자신의 41번째 생일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족들은 현재 그의 시신을 고향으로 데려오기 위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