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투데이] 제38대 브라질한인회(회장 김범진, 이하 한인회)가 지난 4월 24일(목) 오전 11시, 상파울루 봉헤찌로에 위치한 케이스퀘어(K-Square)쇼핑 2층 루프탑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으나, 이번에도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총회가 무산됐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총 62명이 참석했지만, 정관상 성원 요건인 90명에는 한참 못 미쳤다. 1차 소집(120명 필요) 실패 후 곧바로 이어진 2차 소집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위임장을 포함한 참석자는 36명에 그쳤고, 이에 따라 김범진 회장은 총회 폐회를 공식 선언했다. 한인회는 조만간 재공고를 통해 다시 총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이 같은 연이은 정기총회 무산 사태는 브라질 한인사회의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참여 인원의 부족을 넘어서, 한인회와 한인사회 간의 소통 단절, 신뢰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교민들은 “한인회가 한인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인회의 활동이 교민들의 실제 삶과 괴리되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과 참여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인회비 납부 운동의 재개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단순히 금전적 규모가 아니라, 교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연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회비 납부를 통해 한인회 활동에 대한 공동 책임 의식을 확산시키고, 운영의 정당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인회는 오는 10월 예정된 ‘문화의 날’ 행사 등 주요 사업의 예산 집행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2025년 전체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편성과 집행 계획 역시 이번 정기총회 무산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제38대 한인회는 지난해 7월 3일, 케이스퀘어 루프탑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간신히 출범했다. 당시에도 1차 소집 무산 후 2차 소집에서 정족수를 겨우 채우며 '반쪽 출범'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월 31일 예정되었던 정기총회가 무산된 데 이어, 이번 4월 총회까지 연이어 실패하면서, 한인회 정상 운영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
김범진 회장은 “현재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한인들이 한인회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38대 한인회 재정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후원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한인사회 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원위원회는 한인회의 재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구성되어 활발한 모금 활동과 지원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일부 교민들 사이에서는 "수많은 노력이 오히려 실보다 독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특히 후원금 사용의 투명성과 활용 방안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후원위원회가 본래 의도했던 ‘한인회 지원’이라는 긍정적 역할보다는 오히려 한인회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후원위원회의 운영 방식과 한인회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시급히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회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한인사회의 중심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내부 혁신과 대대적인 소통 강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다가오는 재소집 정기총회에서 과연 한인회가 정족수를 채우고 정상적인 운영 체제를 복구할 수 있을지, 브라질 한인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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