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운항 콩코드 여객기 ''고별비행''

by 인선호 posted Oct 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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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초음속 콩코드기가 23일 마지막 일반 승객을 태우고 런던을 출발, 3시간여 만인 하오 5시40분(한국시간 24일상오 6시40분) 뉴욕에 도착했다.

‘호화 항공여행’과 동의어로 통하던 콩코드기가 세상에 태어난 지 27년만에 이 비행기를 공동제작, 운행해온 영국의 브리티시 항공(BA)과 프랑스의 에어 프랑스는 기체 노후에 따른 유지비 부담을 이유로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 이날 마지막으로 일반 유료 승객을 태우고 고별 비행을 한 것이다. 에어 프랑스는 지난 5월 마지막 비행을 가졌다.

이날 승객들은 대부분 콩코드기에 특별한 감회를 가진 사람들로 이 비행기의 퇴장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23일 하오 7시20분(한국시간 24일 3시20분) 런던 히드로 공항을 출발한 BA 001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져 나가기 전 소방차들은 통상 마지막 비행에 나선 비행기에 해온 의식에 따라 콩코드기 동체 위에 물줄기로 두개의 아치를 만들어 빠져 나가게했다.

특별관람석까지 마련해 대대적으로 진행될 24일 하오 4시 착륙 행사에는 연예인등 유명인사들과 경연대회 수상자들, BA 직원 등을 가득 채운 3대의 콩코드기가 에든버러와 뉴욕, 비스케이만으로부터 거의 동시에 히드로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 비행기의 승객들은 마지막 콩코드기에 탑승하기 위해 6만달러씩 자선기금을 낸 여배우 존 콜린스와 TV 사회자 데이비드 프로스트 등 부유한 유명인사들이 대부분이다.

BA사의 콜린 마셜 회장은 콩코드기의 퇴장에 대해 “착잡한 심경”이라면서 “모두가 콩코드의 업적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작별을 고해야만 하는데 대해 어쩔 수 없이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스피드와 우아함, 아름다움이 독특하게 결합된 콩코드의 마력은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시켰다”고 말했다. 1976년 1월 대서양 항로에 첫 취항한 콩코드기는 첨단기술의 개가이자 멋쟁이 국제인사들의 상징으로 통했다.

지상 1만7천700m 상공에서 평균시속 2천172㎞로 비행하는 콩코드기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데 3시간 반 밖에 안 걸려 유럽과 북미대륙의 5시간 시차를 감안하면 출발시간보다 1시간 반 이른 시간에 도착한다.

콩코드 여객기의 대서양 왕복 요금은 무려 9천달러로 웬만한 서민들은 쳐다보지도 못할만큼 비쌌지만 개발과 제작에 들어간 비용을 건지지 못했다. 지난 2000년 7월25일 파리 부근에서 일어난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 여객기 추락사건으로 탑승자 109명 전원과 지상의 4명이 사망했고 콩코드사는 이 사건의 여파로부터 영영 회복하지 못 했다. 사건 후 콩코드기는 1년여를 쉬고 9.11 테러 직후 운항을 재개했지만 항공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계속 적자를 기록한 끝에 마침내 지난 4월 운항중단을 선언했다.

BA측은 7대의 콩코드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곧 발표할 예정이지만 대부분은 박물관에 멈추어 선 채 멋진 자태를 보여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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