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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담뱃값 인상 여파 담배판매 불법사이트까지 극성
"담배는 서서히 사람을 죽인다… 근데 우린 안 바쁘잖아!"마치 담배가 사람을 빨리 죽이지 않으니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위로하는 듯한 이 말은 80년대를 구가했던 프랑스의 인기 코미디언 꼴루쉬(Colluche)가 남긴 농담 중 하나다. 2003년, 프랑스의 화두는 ''담배''다.

프랑스 담뱃값 10년새 두 배 상승... 담배소매상 역사상 첫 파업지난 10월 20일 월요일, 프랑스의 담배소매상들은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항의하며 ''담배없는 하루''를 선언했다. 담배소매상 역사상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날 소매상 3만4000곳 중 3만2000곳이 문을 닫아 95%의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

그르노블(Grenoble) 시내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담배 가게에서는 추위와 비속에서 떨며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담배 한 갑을 살 수 있었고 이미 몇 주전부터 스위스나 이탈리아까지 가서 담배를 사는 고객들이 생긴 오뜨사보와(Haute-Savoie)에서는 1백여 상인들이 이탈리아 국경에 가까운 몽블랑(Mont-Blanc)터널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이날 금년 들어 두 번째 담뱃값 인상이 결정되었다.

담뱃값은 올해 초 이미 8~16% 인상된 바 있으나 10월 20일 다시 18~20%에 달하는 재인상이 단행된 것이다. 매년 담뱃값을 평균 0.5%씩 꾸준히 인상해 온 것과 비교하면 이번 조치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파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국에서 벌어진 담배소매상 시위 바로 다음날인 21일, 국회는 2004년도 담뱃값 인상 법안을 통과시켜 2004년 1월 또 한번의 인상을 예고했다. 20~23%의 담뱃값 인상, 즉 1갑 당 1유로(euros·한화 1350원 상당)의 인상이 예상된다. 이로써 2002년 12월에 3,60유로였고 지난 10월 20일 인상으로 4.60유로가 된, 현재 가장 잘 팔리는 담배 한 갑의 가격이 내년부터는 5.50유로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해 두 번의 인상과 또 한 번의 인상을 눈앞에 둔 2003년은 프랑스 담배상들에게 암흑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담배소매상연맹의 르네 르빠쁘(Rene Le Pape) 회장은 정부가 제안한 1억2천만 유로의 보상금이 충분치 않다며 대대적인 담배상 파업 직후, 계속되는 담배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3만4000 담배소매상 전국 대집회를 오는 11월 24일 파리에서 개최할 것을 선언했다.

프랑스 애연가들, 싼 담배 찾아 삼만리프랑스새민주주의연합(UDF)당은 "(프랑스는) 담배 판매의 25%가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영국을 따라잡게 됐다"고 꼬집으며 몇 개월 사이에 총 60%가 인상된 담뱃값은 밀수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2차 인상 법안이 마련된 지난 7월부터 프랑스의 담배상과 제조업자들도 담뱃값 인상이 밀수를 부추겨 공식적인 담배 판매망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담배소매상 1500개소가 인근 국경을 넘나드는 담배 밀수의 대표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것. 벨기에, 독일 특히 담배 한 갑 가격이 2.85유로에 머물고 있는 룩셈부르크와 인접한 지역의 담배상이 그들이다.

그리고 지난 1월 첫 인상 이후 판매실적이 10%가 떨어졌다는 담배소매상연맹의 통계는 그 우려를 현실화했다. 연맹은 이탈리아와 근접한 담배상들은 이미 지난해 매출이 40%~50%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담뱃값 인상은 급기야 프랑스 흡연자들을 프랑스보다 담뱃값이 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스페인 같은 인접국으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다.

20%의 담뱃값 인상을 몇 시간 앞둔 지난 10월 20일에는 프랑스 흡연자들이 이탈리아 담배소매상에 쇄도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20일의 인상과 함께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담배 한 갑당 평균 1유로의 가격차가 생겼으며 고급담배의 경우 그 차이가 더 벌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참고로 2003년 11월 현재 유럽 각 나라 별 평균 담배 가격은 영국이 6.70유로로 가장 비싸고 아일랜드 5.90유로, 프랑스 4.60유로, 스웨덴 4.35유로, 벨기에 3.70유로, 스위스 3.30유로, 독일 3.20유로, 이탈리아 3유로, 그리스 2.70유로, 스페인 1.85유로 순이다.

국경을 넘는 흡연자 행렬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밀수 문제다. 지난 10월 19일, 마르세이유(Marseille)에서는 밀수 담배 200kg을 실은 차량이 적발됐다. 안도라(Andorra) 국경을 넘던 범행 차량은 1068보루의 밀수 담배를 싣고 있었다고 한다. 2003년 초 4개월 동안 밀수 담배 92톤이 프랑스 세관에 적발됐다. 프랑스는 영국(전체의 60%)으로 가는 밀수 담배 기착지이기도 하다. 평균 210톤(2000년 218.9톤, 2001년 214.6톤)이 매년 프랑스에서 단속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001년보다 낮은 179.2톤을 압수했다고 프랑스 세관본부는 밝혔다.

국민 스포츠가 되어버린 ''담배 싸게 사기''이런 가운데, 최근 프랑스에는 인터넷을 통한 싼 담배 판매가 극성이다. ''염가판매'', ''가정까지 직접 배달!'', ''보다 저렴한 담배를 구하기 위한 외국여행에 투자할 시간과 여력이 없는가?'' 등 프랑스의 애연가들을 노리는 인터넷 담배 판매 사이트가 입 소문을 통해 번창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담배 구입도 물론 불법이긴 하지만 애연가들의 호주머니를 생각하는 새로운 방법이기도 하다.

결국 ''공중보건을 위한 지상명령''이라는 명분으로 시행된 담뱃값 인상은 인터넷을 통한 암시장 혹은 밀수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싼 담배 판매 사이트에 접속하고 싶은가? 클릭 몇 번이면 충분하다. 존재하지는 않지만 예를 들어 ''담배싸게피기닷컴''하는 식인데 절반 가격으로 담배 사기는 말 그대로 식은 죽 먹기다.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일반 담배 가게에서 45유로(euros) 하던 담배 한 보루를 배송료를 포함해 25유로면 살 수 있다. 많이 사면 그만큼 싸진다.

사실, 이 사이트들은 미국, 스페인, 스위스, 서남아시아처럼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 근거지를 두고 있어 판매자들은 교묘하게 정부의 감시를 따돌릴 수 있다. 유통되는 담배들은 당연히 밀수품으로, 년 전세계 생산 3분의 1에 해당하는 3560억 개비의 담배가 법의 테두리 밖에서 판매되고 있다.

몇몇 사이트들은 담배통신판매가 합법이라고 구매자들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이 사이트들은 "인터넷상에서 세금 없이 담배를 구입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미성년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문구까지 끼워넣고 있어 겉으로는 합법적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상을 빗대 지난 10월 23일자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L''Express)지는 "담배싸게사기가 국민스포츠가 되고 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세관본부에 따르면 담배통신판매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통신 구매자에게는 물품 압수와 압수된 물품의 양에 따른 벌금이 부과된다. 구매자가 치러야할 대가가 크다는 말이다. 조세법에 의하면 구매자는 15~750유로의 벌금형, 재범일 경우 최고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판매자도 중형을 피할 수는 없지만 세관은 이것이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각 국가간 세관의 국제 협력에 의한 절차가 복잡하고 발각과 동시에 판매자들이 근거지를 옮겨버리기 때문이라는 것. 북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다가올 10년간 인터넷 담배판매는 미국에서 연 80억 달러(dollar)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담배는 전세계 인구를 대상으로 사용되는 유일한 대량살상무기''한편, 프랑스 담배소매상의 빗발치는 항의와는 별도로 여론은 정부의 정책에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프랑스''가 2차 담뱃값 인상을 전후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57%의 네티즌이 담배소매상 시위에 반감을 표했고 반대의견을 제시한 네티즌은 28%에 불과해 흡연이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매년 전세계 490만 인구를 죽이고 있는 ''흡연''을 ''집단 학살 주범''으로 규정, 흡연을 저지할 어떤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매년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금부터 202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5월, 2만여명의 암 전문가들이 모인 시카고 국제회의에서 미국암학회 존 서프린(John Seffrin) 회장도 "담배는 전세계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사용되는 유일한 대량살상무기"라고 단언한 바 있다. 미네소타(Minnesota)주 로체스터(Rochester)시의 마요 클리닉(Mayo Clinic) 암전문의 리처드 헌트(Richard Hunt) 박사는 "전세계에서 1분당 8명이 담배로 인해 죽어간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담배는 87%의 폐암과 다른 각종 암 3분의 1의 원인"이라고도 했다.

프랑스 리용(Lyon)에 있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따르면 흡연자들을 위협하는 암의 종류는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작년에 백혈병을 비롯해 위암, 간암, 자궁암, 신장암, 골수암 등은 흡연이 유발하는 암 목록에 새롭게 첨가되기도 했다.

암전문가들은 공식적으로 간접 흡연을 발암 요인으로 인정했다. 흡연자의 절반은 흡연이 유발하는 질병으로 사망하며 이 사망자의 절반은 35에서 69세 사이에 분포, 돌연사의 원인이라는 것.

이번 프랑스 정부의 담뱃값 인상 계획은 이렇듯 수많은 암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담배 소비를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는 있지만 그러나 밀수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인 것도 분명하다.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 발표한 암 예방 계획은 어른 20%, 청소년 30%의 흡연율을 낮추자는 목적이었다. 프랑스 담배정보센터에 따르면, 프랑스의 흡연인구는 1400만명을 헤아리며 17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중 40%가 매일 흡연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매년 6만6000명의 사망자 사망원인에 흡연의 책임이 있다며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흡연과의 전쟁을 선언했던 것이다. 프랑스에서 매년 발생하는 폐암 사망자수는 교통사고 사망자수의 4배에 달하는 3만명이며 더 나아가 15만명이 매년 각종 암에 희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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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화 2003.11.11 12:58
    프랑스에 담배를 수출을 해서 때뎐을 벌어 말오.....?
  • profile
    인선호 2003.11.11 19:46
    말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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