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大選) 개표 시스템 개발 때 발휘했던 실력을 이번에는 금융 및 공공기관에 적용해 볼 작정입니다.”


전자개표기 및 지문(指紋) 인식 시스템 개발업체 관우정보기술 류재화(柳在和·44) 사장은 요즘 금융기관과 구청·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에서 쓰이는 본인 여부 확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구청에서 민원서류를 떼거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지문을 통해 본인이 맞는지를 확인해 주는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류 사장은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면 은행 대출이나 민원서류 신청 과정에서 지문이 보관되기 때문에, 혹 신분증 위·변조를 통해 대출을 받거나 남의 개인 서류를 무단으로 발급받아 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사장은 “대출 신청자의 신분증이나 도장을 확인하던 기존 절차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인 민원발급기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류 사장의 자신감은 지난해 말 대통령선거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전자 개표 시스템을 공급해 성과를 거둔 데서 비롯된다. 관우정보기술은 당시 SKC&C와 함께 선거가 끝난 후 투표 결과를 자동으로 개표·집계해 주는 시스템을 공급했다.


관우측은 전자 개표 시스템을 개발해 중앙선관위에 도입을 제안했고, SKC&C를 통해 전국 280여개 개표소에 시스템 설치를 마쳤다. 이로 인해 대선 결과 집계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개표 시작 5시간 만에 완료됐다. 그는 “전자 개표 시스템을 만들면서 축적한 OCR(문자인식카드) 기술이 지문인식 시스템 설계에도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류 사장은 중앙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공기업 전산실에서 근무하다 지난 93년 창업했다. 그동안 자체 개발한 그래픽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전국 70여개 시·군·구청에 지적도(地籍圖) 전산화 프로그램을 공급했고, 2000년부터 전자 개표 시스템 및 지문 인식을 통한 본인 확인 시스템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