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새 박사 윤무부 교수가 강원도 태백산에서 직접 따온 개울물 소리가 휴대전화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기분 좋게 눈을 떴지만 전날 회식 자리에서 먹은 술 때문에 머리가 썩 개운치 않다. 휴대전화에 이어폰을 꽂고 숙취 해소에 좋다는 그린 음악을 들으며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오늘은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을 테니 걷기라도 많이 해야지. 휴대전화에 만보계를 꼽고 집을 나선다. ‘모바일 웰빙족’ A씨(34)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휴대전화에 죽고 사는 요즘 모바일족들에게 휴대전화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다. ‘잘 먹고 잘 사는’ 웰빙도 휴대전화와 멀어져야 한다면 의미없는 일. 모바일족들의 이런 마음을 헤아리듯 웰빙을 표방한 모바일 콘텐츠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모바일 웰빙 콘텐츠들은 과연 ‘웰빙한’ 삶을 보장해줄 것인가.

‘그렇다’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점점 구미가 당기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동통신 3사는 거센 웰빙 바람을 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웰빙 관련 콘텐츠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를 혈당 측정기,만보기,체지방 측정기 등 웰빙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내용의 모바일 상품을 개발중이다. 휴대전화기에 1만∼2만원짜리 측정기를 부착한 뒤 손가락에서 뽑은 피를 갖다대면 측정된 혈당량이 무선 인터넷을 통해 병원으로 전송된다. 이상이 감지되면 전문의와 가족들에게 문자 메시지(SMS)로 자동 통보된다. 관련 사이트에 측정치가 매번 축적돼 병력 관리도 이뤄진다. 혈당측정기에는 만보계도 부가 기능으로 제공된다. 체지방 측정기는 휴대전화에 보조기기를 달고 손가락 4개에 접촉하면 체지방을 재 비만클리닉이나 다이어트 포털 사이트로 전송해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법률적인 검토가 끝나면 빠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모바일 헬스케어’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F도 웰빙의 본질에 한발 더 다가선 콘텐츠들을 준비하고 있다. ▲휴대전화 소리와 진동,그래픽을 통해 소화 촉진,변비 치료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맥박 등 신체 상태 데이터와 현재 상황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의료진의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가입자의 성별,취미,연령뿐 아니라 현재 위치한 장소와 시간에 맞는 쿠폰을 자동 전송해주는 ‘쫓아다니는’ 모바일 쿠폰 서비스 등을 올해 또는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20대 초반의 미혼 남성이 여자 친구와 함께 서울 강남역 근처를 걷고 있다면 ‘지금 XX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오시면 20% 할인. 음료 무료 제공’ 쿠폰이 휴대전화창으로 날아드는 식이다.

얼마전 휴대전화 진동을 이용한 ‘손가락 진동 안마기’를 내놓은 LG텔레콤도 혈압과 혈당,비만도 등을 휴대전화로 측정할 수 있는 건강 관리 패키지를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