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父女, 한 부대 근무 '최초'

해병이 2005.12.05 13:10 조회 수 : 5171 추천:131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출근길이 참 행복한다.” 해병대에서는 처음으로 현역 해병인 아버지와 딸이 한 부대에서 근무하게 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이명기 원사(51세, 해병부후 113기)와 이미희 대위(26세, 사후 97기).

이 대위는 지난 2002년 임관 이후 2003년부터 교육훈련단에서 사관후보생들의 초임 장교 임관을 위한 훈련 교관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 대위의 아버지인 이명기 원사는 해병대에서의 군 생활이 30여년째인 그야말로 베테랑 해병. 연평도에서 근무하다 올해 11월 포항으로 전입을 오게 되면서 부녀의 한 울타리 근무는 시작됐다.

이들이 한 부대에서 근무하게 되는 것이 결정되면서 부녀의 고민 아닌 고민은 시작됐다. 아버지는 딸이 혹시나 부담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섰고, 딸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특히 이 대위의 경우 군에 입대한 이후 해병대 최초 여 훈련교관 직책을 수행하는 등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터라 더욱 그러했다. 또한 주변의 관심도 이들에게는 적잖은 어려움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위는 “처음에는 부담이 되기도 하였지만, 아버지께서 군 생활을 하시는 동안 한 부대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이 뜻 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이 대위는 직책에서도 알 수 있듯 건장한 남자도 해내기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맹렬 여장부이다. 그러나 여성으로서 군에, 그리고 해병대에 입대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대위는 아버지라는 창을 통해 해병대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던 아버지의 군복, 그리고 가끔 찾았던 부대에서의 힘찬 함성과 군인들의 모습이 조금씩 멋있게 보이기 시작했고, 해병이 된 자신을 그려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자신의 모습은 아버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부대에서 근무하게 된지 한 달여. 부대에서 이들 부녀가 마주치게 되는 경우도 당연히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모습일까. 아버지인 이 원사는 “딸이라도 부대에서는 상관이므로 평소처럼 경례를 한다”라며 “딸이 더 멋진 해병이 되기를 바란다. 군에서의 경험이 딸의 군 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 부대에 근무하며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이 원사의 군 생활은 올해로 31년째. 부사관과 장교라는 계급의 구분은 있지만 이 대위의 3년여 군 경력보다는 10배 이상의 세월에서 우러나오는 경험의 차가 나는 셈이다.

이외도 이 대위의 여동생은 현역 해군 장교와 결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어 그야말로 해군.해병대 가족이기도 해 이들의 군과의 끈끈한 인연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한편 이 대위는 12월 1일, 해병 대위로 진급을 신고했다. 이날 진급 신고에서는 부대의 배려로 아버지가 참석, 딸의 계급장을 어깨에 직접 달아주는 뜻 깊은 시간도 가졌다. 이 대위는 “아버지의 헌신과 해병대에 대한 열정이 나에게 버팀목이자 나침반이 된다”며 “앞으로 아버지와 함께 더욱 멋진 해병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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