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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살아있다니….”


27일 남북 이산가족들의 상봉장인 북한 금강산의 김정숙휴양소. 36년 전 납북된 외아들 윤경구(55)씨를 만난 어머니 이강삼(76)씨는 지난 세월이 원망스러운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윤경구씨는 1967년 5월 충남 태안에서 창성호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납북된 후, 동료 선원 5명은 4개월 만에 귀환했으나 다른 선원 1명과 함께 돌아오지 못했다.


6·25전쟁 중 남편을 잃고 두 살배기 윤씨만 데리고 남쪽으로 피란 온 어머니 이씨에겐 윤씨가 유일한 혈육이었다. 이날 어머니는 처음 보는 북의 며느리 홍정숙(53)씨와 손자 명남(28), 손녀 영희(23)·경희(20)씨의 절을 받았다.


지난 72년 3월 오대양호와 함께 납북된 남편이 북쪽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은 강경순(75)씨는 “원망도 많이 했지만 그저 살아있기만 바랐는데…”라며 오열했다. 고향이 북쪽인 강씨는 대신 전쟁 때 두고 온 친정 여동생 유신(66)씨, 조카 조영상(43)씨와 반세기 만에 만나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두 납북자 가족을 포함, 100명의 이산가족들이 북쪽의 아내·자녀·형제 등과 반세기 만에 만나, 부둥켜안고 울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월 말에 이어 이번이 일곱 번째. 이번 상봉행사에는 100세 전후의 고령자가 많아, 가족 중 보호자로 10명을 동행하도록 해, 실제로 110명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행사에 참여한 셈이다.


최고령자인 어순덕(102) 할머니는 53년 만에 만난 북의 딸 정완옥(56)씨의 손을 잡고 말문을 열지 못했으며, 박영철(101) 할아버지는 1·4후퇴 때 북에 남겨두고 온 둘째 아들 영준(65)씨를 만나 ‘부자의 정’을 나눴다. “사흘 뒤에 돌아오겠다”던 아들과의 약속을 53년 만에 지키게 된 김신채(83) 할아버지는 반백이 된 북의 아들 병선(60)씨를 껴안고 미안함에 눈물만 삼킨 뒤, 곁에 있던 북의 아내 김화실(83)씨의 손을 잡고 놓을 줄 몰랐다.


장수근(90)·홍계순(84)씨 부부는 남편 장씨가 거동이 불편해 아내 홍씨가 보호자로 따라와 부부가 함께 전쟁 때 두고온 아들 충희(60)씨 부부와 딸 희숙(63)씨를 만나,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장씨 부부는 전쟁 직후 “손이 귀한 집안이니 아들과 큰딸은 두고 가라”는 부모님들의 말을 듣고 1남4녀 중 세 딸만 데리고 피란, 맏딸·외아들과 헤어졌었다.


1·4후퇴 때 혼자 피란왔던 임영신(81)씨는 반세기 만에 만난 북의 아내 김복동(79)씨가 “석 달이면 온다고 하셨잖아요?”라고 원망하자, “몇 번이나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 계속 떨어지지 뭐야. 그래도 죽지 않으니, 이렇게 살아 만나는구려…”라며 말끝을 흐렸다.


남한 이산가족들은 두 시간의 단체상봉과 만찬을 북쪽 가족들과 함께한 뒤 이날 밤 9시30분쯤 속소인 해금강호텔로 돌아와 금강산에서의 첫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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