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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짧게 자른 머리, 둥근 선글래스. 비틀스 멤버 존 레넌(1940~1980)의 부인 오노 요코(小野洋子·70)가 한국에 왔다. 오노는 존 레넌을 사로잡아 버린 뒤 세기의 팜므 파탈 대열에 올랐던 인물. 비틀스 해체의 주범이라는 등 갖가지 비난과 오해에 갇혀 있었던 오노는 칠순에 이르러 세상과 화해 중이다.


‘오노 요코 다시보기’가 미술계에 확산되면서 그의 예술인생을 돌아보는 대형 회고전이 미국에 이어 아시아를 순회할 예정. 그 출발점인 서울 전시(9월14일까지 로댕 갤러리)가 개막한 20일, 전시장에 모습을 나타낸 오노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군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목소리는 높고 가느다랐다. 일본어 악센트가 약간 섞여있는 영어였다. “드디어 한국에 왔습니다…50년 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 모릅니다. (미국) 새러 로렌스 컬리지 재학 시절, ‘희경’ 등 제일 친하게 지내던 한국인 친구가 두 명 있었거든요.”


부유한 은행가 집안 출신인 오노는 미국에서 작곡과 철학 등을 공부했고 곧 아방가르드 예술에 뛰어들었다. 보통 존 레넌의 아내로만 알려져 있지만 예술계에서는 60년대부터 개념미술과 전위적 작품활동을 펼쳐온 유명한 아티스트다. 삼성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재팬 소사이어티가 기획한 ‘오노 요코’전에는 설치와 오브제, 영화 등 오노의 대표작 126점이 등장한다. 전시장에는 오노와 레넌을 연결해 준 작품 ‘천장회화’(Yes Painting)도 등장한다.


1966년 런던의 인디카 갤러리에서 열린 오노의 전시회를 찾았던 레넌은 작품의 일부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돋보기를 통해 ‘예스’(yes)란 글자를 발견하고는 오노에게 빠져들게 됐다. 이번 전시회의 한글 제목은 ‘오노 요코’이지만 영문으로는 ‘YES YOKO ONO’다. ‘무엇에 대한 예스냐’는 질문에 그는 “인생에 대한 예스, 사랑에 대한 예스, 평화에 대한 예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포토라인이 그어졌고 경호원들이 등장했다. 로이터·NHK·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등 외신도 왔다. 또 오노의 신경을 건드릴까 우려한 주최측은 사전에 ‘사생활 관련 질문 금지’를 여러 차례 반복했고 “레넌과 당신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냐”라고 묻는 한 기자의 질문을 오노에게 통역하지 않은 채 건너뛰어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오노는 다른 질문에 대한 대답 중 담담하게 “존이 죽던 그날 밤, 그가 프로듀싱을 마쳤던 내 음악을 요즘 다시 손보고 있다”고 말했고 “존과 나는 함께 살았고, 아티스트로서 서로 영감을 주고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레넌의 가장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이매진’ 작곡 때 오노의 음악 ‘그레이프 푸르트(자몽)’의 영향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 오노는 이에 대해 “그냥 그레이프 푸르트를 상상해 봐”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레이프 푸르트는 오렌지와 레몬의 잡종입니다. 내 성격, 내 배경이 그레이프 푸르트 같다고 할 수도 있지요.”

“평화를 상상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평화의 메신저 같은 분위기를 풍긴 오노는 “이번에 전시장을 돌아보면서 역시 같은 아시아라 그런지 미국이나 유럽보다 내 작품을 더 잘 이해해주는 것 같았다”라며 “마치 혈관에 흐르는 피처럼 우리끼리 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예술은 세상을 향한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입니다. 세상에 부족한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나는 씨를 뿌립니다. 꼭 나무로 자라지 않는다 하더라도 계속 뿌립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이 하찮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오노는 “쉰이 됐을 때, 지난 50년은 내 인생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내 최고의 작품은 더 훗날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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