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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한때 세계 인터넷 산업계를 호령했던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孫正義) 사장이 초고속인터넷사업과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앞세워 재기에 나섰다.

2일 한국을 방문한 손 사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일본·중국 등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비롯해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 게임업체 CEO 등을 차례로 만나 게임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손 사장은 지난해 월드컵 때 서울을 찾는 등 그동안 몇 차례 한국을 찾았으나 언론과 정식 인터뷰를 갖기는 2년 만이다. 그는 2000년 초부터 닷컴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한때 일본에서 가장 비쌌던 소프트뱅크 주가가 폭락하는 등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손 사장 재기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 일본에서 시작한 ‘야후!BB’란 이름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한국 KT의 메가패스와 비슷한 야후!BB는 일본에서 NTT를 제치고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고속 성장 중이다.

또 손 사장은 자신의 동생(손태장)이 차린 온라인게임배포회사(테크노블러드)를 통해 라그나로크 등 한국 온라인게임을 일본 시장에 소개하여 뜻밖의 큰 성공을 거두면서 기력을 회복했다. 라그나로크는 일본에서 확고한 온라인게임 1위로, 일본 청소년 사이에 ‘한류(韓流)’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손 사장은 “한국의 음악·소설 등 문화상품이 세계적인 상품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일본 청소년들이 한국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한국어를 배울 정도로 열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 사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 계열사들은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포털사이트를 개설하고, 한국의 유망한 게임업체들이 일본과 중국에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손 사장은 향후 세계 IT(정보통신) 경기에 대해 “닷컴 버블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이 제2의 성장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면서 “초고속인터넷 관련 시장은 인터넷 초기보다 10배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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