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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에 길들여진 아내의 사연이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는 10년 동안 폭력의 그늘에서 살았던 한 아내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최미옥(49, 가명)씨는 남편의 상습적인 구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최씨의 사연을 전한 제보자는 다름 아닌 가정폭력 상담소 관계자. 최씨가 심한 폭행을 당하면서도 그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긴급출동’ 제작진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제작진이 만난 최씨의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얼굴을 비롯해 온 몸은 멍투성이였고 집안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었다. 구타의 흔적이었다. 그런데 최씨는 “넘어진 것이다”며 구타를 당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다.

밤이 되면 최씨와 아이의 울음소리가 집밖으로 흘러나왔다. 남편은 매일 밤마다 술을 먹고 아내와 아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제작진을 만나 자리에서도 술에 취한 남편은 욕설과 함께 위협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에게 강제로 술을 먹인다는 사실. 아이는 “아빠가 억지로 술을 먹인다”며 “술이 너무 써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 부부에겐 4남매가 있었지만 그 중 세명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강제 격리돼 보육원으로 보내졌다는 것이다.

결국 마지막 남은 아이와 최씨를 위해서도 강제적인 격리가 필요했다.우선이었다. 현행법상 상습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가해자에 대한 구속이나 처벌, 강제 격리를 위해선 피해자나 목격자의 진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 이를 위해 최씨의 진술이 씨는 폭행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는 왜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혼자서 감내하고 있을까.

최씨는 이미 폭력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최씨를 활발하고 총명했던 여자로 기억했다. 그런데 결혼 후 많이 달라졌다고 증언했다. 폭행을 일삼는 남편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실패했고 더 큰 폭력으로 앙갚음을 당했던 것. 결국 그는 10년간 계속된 폭력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였고 정신이상 증세까지 보였던 것이다.

제작진의 오랜 설득 끝에 최씨는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그는 정신분열증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의사는 “현실 검증력과 판단 장애가 있다”며 즉각적인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남편은 제작진이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경찰에 연행됐다. 처음 범행을 부인하던 그는 경찰서에서 자신의 폭행사실을 시인했다. 남편은 “아내가 밥도 안해 놓고 집안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아내에게 모든 책임을 돌렸다. 현재 그는 경찰의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와 함께 최씨는 관계기관의 보호를 받으며 정신과 치료에 들어갔다. 아이는 엄마가 나을 때까지 전문기관에서 보호하고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아이는 생애 처음으로, 엄마는 10년 만에 악몽 같은 날을 벗어났던 것이다.

한편 방송 후 네티즌들은 “아내의 사연이 너무 충격적이었다”거나 “하루빨리 치료를 받아 아이와 함께 행복한 하루를 살기 바란다”며 안타까움과 함께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시청자들은 가정폭력의 경우 피해자 진술이 없어도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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