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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업체들의 속도 전쟁이 재연됐다. 지난 9월 파워콤이 시장에 새로 진입하면서 일반 가정에 100Mbps(초당 100만비트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속도)급의 광(光)랜을 기존 업체보다 5~8% 정도 저렴하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1Mbps는 초당 A4 용지 크기의 서류 90장을 보낼 수 있는 속도.

현재 일반 가정에서 이용하는 초고속인터넷의 속도는 1~4Mbps 급이 주종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소비자의 80% 가량이 최대속도 5Mbps 이하의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동시 이용자 수나 교환기와의 거리 등에 따라 속도가 떨어져 이용자의 실제 체감 속도는 수백Kbps(킬로는 메가의 1000분의 1) 수준이다. 이같은 속도는 메일 교환, 검색, 음악 감상 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는 데는 불편했다.

만약 3.5Mbps의 속도라면 영화 한 편(1.4기가바이트 용량)을 다운로드 받을 때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최대 100Mbps속도인 광랜을 이용한다면 2분이면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광랜은 통신회사와 아파트 단지 통신실까지는 광통신망으로 연결하고 통신실에서 각 가정까지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랜으로 연결해 최고 100Mbps의 속도가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광랜은 아파트에 제공되기 때문에 ‘아파트랜’으로도 불린다.

또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는 경우 화면 크기나 화질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일반 가정에서 지상파 방송국의 다시보기 등 인터넷상의 동영상을 보려면 300Kbps나 1Mbps에 최적화된 작은 화면에 만족해야 했다. 인터넷은 아니지만 최근 등장한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는 약 500Kbps의 전송 속도로 5~7인치의 작은 화면에 맞춘 영상을 보여준다. 화면을 확대하면 화질이 떨어지게 된다. 또 집에서 이용하는 인터넷은 동시 접속자가 많을 땐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아 화면 끊어짐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100Mbps의 속도라면 인터넷을 통해서도 고화질 방송을 일반 TV 화면 크기에서 끊어짐 현상 없이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통신업체들에 따르면 현재 아날로그 방송보다 5~6배 선명한 고화질(HD) 디지털 방송을 끊어짐 현상 없이 보기 위해선 채널당 20Mbps의 전송 속도가 보장돼야 한다. 만약 한 화면 안에 작은 화면으로 다른 채널을 보거나 동시에 2대의 TV에서 방송을 보려면 40Mbps의 용량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고화질의 화상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려면 20Mbps의 용량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통해 2대의 TV를 보고 동시에 화상 전화를 사용하면서 인터넷을 쓴다면 각 가정에 70~90Mbps 속도의 초고속인터넷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KT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이 지속적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용량의 여유분까지 남기는 걸 고려하면 100Mbps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日도 ‘광(光) 신세대 비전’ 추진

미국의 경우 2002년 인텔·마이크로소프트·휴렛팩커드 등 주요 IT 회사 최고경영자(CEO) 협의회인 테크넷(TechNet)에서 ‘인터넷을 100%로 활용하기 위해서 가정당 100Mbps의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건의했고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에서 ‘2007년까지 모든 미국인이 초고속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일본은 2002년부터 일본 최대의 통신회사인 NTT를 중심으로 100Mbps 서비스를 일반 가정에 제공하는 ‘광(光) 신세대 비전’ 계획을 수립, 추진 중에 있다.

지난 9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신규 진입한 파워콤은 ‘엑스피드(XPEED)’라는 브랜드로 10Mbps와 100Mbps의 두 가지 상품만 판매하는데, 영업시작 3개월 만인 12월 7일 가입자가 20만명을 넘었다. 백용대 파워콤 부장은 “통상 20만명 가입자를 모으려면 6개월 정도 걸리지만 파워콤은 90여일 만에 달성했다”며 “‘초고속인터넷이 왜 이렇게 느리냐’는 일반 이용자의 불만을 해결해준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워콤 엑스피드의 가격은 3년 약정 기준, 월 2만8000원으로 KT의 ‘메가패스 엔토피아’(3만600원)나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포스 광랜’(2만9700원)보다 싸다. 4Mbps급의 ‘메가패스 라이트’(2만8500원·단말장치 사용료 포함)와는 비슷하다.

파워콤은 한국전력(한전)이 운영하던 광통신망과 케이블TV망 부문이 분리되면서 2000년 설립된 회사다. 한전은 전봇대에서 사고가 나거나 낙뢰 등이 떨어진 것을 원격 감시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한국통신(현 KT)과는 별도로 전국에 광통신망을 설치했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한전 비주력사업 매각 방침에 따라 2003년 LG그룹이 인수했다. 파워콤은 KT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광통신망을 가지고 있으나 그 동안은 통신회사나 케이블TV업체에 망을 빌려주는 ‘도매’만 주력해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 망(網)을 빌려쓰던 기업들이 자체 통신망을 구축하는 추세에 있어 미래 수익이 불투명해지자 신규로 올해 초고속인터넷 ‘소매’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현재 KT와 하나로텔레콤(합병 예정인 두루넷 포함)이 각각 시장 점유율 51.7%, 30.4%로, 두 기업이 80% 이상 장악하고 있다. 또 가입자 수는 1200만명으로, 전체 국내 가구(1579만가구)의 75%를 넘어서고 있어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파워콤은 이미 전국 640만가구 아파트 중 65%에 100Mbps서비스가 가능한 광통신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추가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요금을 저렴하게 매길 수 있다는 걸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쟁사들은 전국 아파트 중 20~40% 정도에 100Mbps 광랜 서비스가 가능하다. 파워콤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매년 5%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성장한다는 분석을 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손익분기점인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연간 초고속인터넷 신규 가입자 50여만명을 모두 파워콤이 유치한다고 하더라도 KT·하나로텔레콤과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KT와 하나로텔레콤은 100Mbps 속도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을 늘리는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고객들로서는 통신회사들이 경쟁하면서 보다 싼 값에 더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속도 전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두루넷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케이블TV 전송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을 소개한 후에 1999년 하나로통신(현 하나로텔레콤), 한국통신(현 KT) 등이 잇따라 전화선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을 시장에 내놨다. 전화선을 이용한 방식은 ADSL(비대칭가입자회선)이 주종으로 다운로드 받을 때 속도가 최대 8Mbps, 이용자가 자료를 전송할 때는 640Kbps의 속도였다. 당시 ADSL을 내세운 하나로통신의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는 광고 문구는 속도 전쟁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1차 속도 경쟁으로 투자비용, 마케팅비용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낳자 그후 잠잠해졌다. 2003년엔 KT가 최대 53Mbps가 나오는 VDSL(고속가입자회선)을 시장에 선보였지만, 사실상 경쟁자는 없었다.

2003년부터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케이블TV전송망 중에서 방송을 보내고 남은 용량을 이용해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케이블TV도 보면서 10Mbps의 속도가 나오는 인터넷을 월 1만6000~1만8000원이란 저가에 공급한 것. 2002년 말 3.5%에 불과했던 케이블TV사업자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지난 10월 말 현재 9.2%까지 높아졌다.

동영상 확산이 속도경쟁 부추겨

한편 파워콤의 신규 진입 전에도 동영상 사용 빈도가 높은 이용자를 중심으로 100Mbps급 초고속 인터넷은 증가하는 추세였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광랜(아파트랜) 가입자는 지난 10월 말 현재 148만여명으로 작년 말(106만여명)에 비해 42만명이 늘었다. 이는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12.3%에 해당한다. 반면 ADSL 등 전화선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0월 말 현재 659만여명으로 작년 말(677만여명)에 비해 18만여명 줄었다.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의 속도 경쟁은 인터넷상에서 동영상 정보가 늘어나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동영상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올 하반기 들어 동영상 검색 사이트들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엠파스와 야후코리아는 각각 올 8월과 10월 동영상 전문 검색 서비스를 개시했다. 다음은 내년 1월 중에 약 70만~80만 건의 동영상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일반인이 직접 찍은 동영상을 올리는 ‘판도라TV’라는 사이트는 작년 10월 개설하고 1년여 만에 8만여개의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월 300만∼400만여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터넷 100Mbps 시대의 개막은 대용량 영상물을 인터넷으로 쉽게 이용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순조롭게 상향되면 동영상, 영상전화, 원격교육 등을 중심으로 제2의 인터넷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빨라지는 인터넷 속도에 비해 이용자가 볼 수 있는 영상 콘텐츠의 증가가 따라갈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KT 등은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고화질 디지털 TV 60~100개 채널을 볼 수 있는 IPTV를 도입할 계획이지만 방송계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IPTV는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압축된 영상신호를 보내면 각 가정에서는 셋톱박스를 거쳐 TV 신호로 전환해 디지털TV를 보는 서비스다. 이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는 “IPTV가 케이블방송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며 “IPTV는 전국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으므로 지역 제한을 받는 케이블TV들이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도 실시간 방송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철우 한화증권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는 “IPTV에 대한 가입자 전망은 2010년까지 200만~370만명까지 다양하다”며 “IPTV가 허용되더라도 디지털케이블TV, DMB, 휴대인터넷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질좋은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속도가 빨라진 초고속인터넷이 불법 영상물이나 음란물의 더 좋은 유통통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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