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인회 방범 대책 공청회’ 무관심속 진행

by 인선호 posted Jul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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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강도..주거침입..권총강도..등 눈에 띄게 부쩍 늘어나는 지역 범죄로 인해 재산피해를 입은 교포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 치안담당 고위 관계자들과 교포들과의 대화를 통해 범죄 예방책을 제시함과 동시에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로 브라질 한인회(회장:박동수) 치안 대책위원회(위원장:김용승) 주최로 ‘한인회 방범 대책 공청회’ 가 오늘 11일(화) 2시 30분부터 봉헤찌로 동양선교교회 예배당에서 열렸다.

신문지상을 통해 발표된 장소와는 달리 동양선교교회로 옮겨 진행된 ‘공청회’에는 박동수 한인회장, 정병길 수석 부회장, 김용승 치안대책 위원장 등 한인회장단과 이석 경찰 담당영사가 총영사관을 대표해 참석했고, 제 13군경 초소를 총괄하고 있는 윌손 레이찌 소령과 윌리암 우 상파울로 시의원을 대신해 민경서장 출신인 질베르또 보좌관이 참석한 가운데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회의 시작 전 공청회장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김덕렬 한인 골프협회장은 “한인회에서 힘들게 마련한 자리가 오늘 참석한 교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라고 바램을 나타냈고, 봉헤찌로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다는 교포 김모씨는 “오늘 업소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다. 혹시 또 다른 좋은 방안을 얻을까 하는 기대감에 참석했다.” 며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회의 예정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내에는 약 30여명도 채 되지 않은 교포들만이 참석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미리 참석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봉헤찌로 지역 관할경찰서장은 물론 관계자들 마저 불참한 가운데 정병길 수석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5개월 전 아파트 강도를 당했다는 한 여 교포는 “피해를 당한 후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했지만, 막상 되돌아 온 것은 불안뿐이다.” 라고 호소하고 “그 이후 동일 수법의 범죄행각이 주위에서도 계속 발생하는 데도 아무런 조치하나 없었다.” 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소규모 바느질업을 운영하는 최모씨 경우 지난 2년 전부터 지금까지 무려 7차례씩에 걸쳐 강도들에 의해 피해를 보았는데도 신고할 때 마다 경찰 측의 노골적인 업무태만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최모씨는 “그것(업무태만)도 모자라 도난 당한 물품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영수증을 제시하라는 통보는 물론 도난 당한 물건을 찾아 줄 테니 돈을 내라고 협상해 온 적 도 있다.” 고 울분을 토하고 “2달 전에 폐업신고를 냈고 현재 가족들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고료하고 있는 중.” 이라고 말했다.gong2.gif

이와 같은 피해 사례를 접한 제 13군경 윌손 소령은 “유감스러울 뿐이다. 현재 5~6대의 경찰차량 외에도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이용해 지역 치안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피해자들이 신고를 해도 그에 대한 대우는 물론 보장 조차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고 유감을 표하고 “오늘 오전 브라스 지역에서 업주의 신고를 통해 전문털이범 3인조를 검거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와 같이 제2의 범죄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분의 투철한 신고정신이다.” 라고 재차 강조한 후 “범죄 외에도 혹시 민경들이나 군경들의 업무태만은 물론 다른 피해를 당했을 경우에도 181번으로 제보를 하는 것이 중요 하다.” 고 당부했다.

‘공청회’ 가 진행되는 동안 조심스럽게 하나 둘씩 자리를 뜨는 교포들도 눈에 많이 띄는 반면 이색적인 치안방책을 내놓는 교포들도 있었는데 정모씨는 “요즘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듣다 보면 한인이 연루되었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당한 후에 신고를 해 봐야 무슨 이득을 얻는가?” 라고 반문하고 “만일 한인이 범죄조직에게 정보제공자로 역할을 하고 있다면 공권력이 아닌 우리 힘으로 색출해야 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교민 피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질 때 마다 몸소 몸으로 뛰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한편 피해 상황파악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 석 영사는 “참석하기 전 나름대로 한국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요즘 ‘모조카메라’ 가 유행이라는 것을 알았다. 말 그대로 감시카메라를 본 떠 모형으로 제작이 된 것이지만 가격에 따라 감지센서까지 부착된 제품도 있다.” 라고 소개한 후 “사실 피해 한인들과 전화는 물론 만남이 이루지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자중 자신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많이 꺼려하고 있는 이유도 큰 요소 중에 하나.” 라고 말하고 “이럴 때 일수록 한인단체나 영사관에 호소하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며 언제든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릴 것.” 이라고 밝혔다.

김용승 한인회 방범대책 위원장은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예방하는 방법이 최 우선적이며, 오는 8월까지 위원회 조직을 구성해서 본격적인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며 1차적으로 청원경찰 2명을 배치해 오토바이를 이용해 오후 6시부터~11시까지 순찰하게 될 예정.” 이라고 밝혔다. 또 “정확한 피해상황은 파악이 되고 있지 않지만 피해사례들을 종합한 결과 이 시간대에 많은 범죄가 발생한 점으로 판단되어 결정했다.” 고 덧붙혔다.

박동수 한인회장은 “한인들의 피해 사례 중 배후인물로 한인을 지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물증이 없다.” 고 말하고 “특히 주위에 특별한 직업 없이 ▲ 양복을 즐겨 입는 자  ▲ 수입 차를 몰고 다니는 자  ▲ 빙고장등을 드나들며 낭비가 심한 자  ▲ 룸사롱을 자주 드나드는 자 등 의심가는 자가 있다면 꼭 한인회로 연락을 해주길 바라며,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될 시에는 가능한 모든 공권력을 이용해 꼭 색출해 내는 데 주력할 것.” 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gong1.gif

공청회를 마치고 나서던 한인 교포들은 “첫 술에 배부른 것은 없다. 일단 시작이 중요하다.” 라며 오늘 같은 행사를 마련한 한인회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가 하면 “뻔한 이야기만 늘어 논 것 같아 괜히 참석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라며 허탈함을 나타내는 교포들도 있었다.

요즘 난무하는 범죄행각으로 인해 한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적은 숫자의 한인들만이 참석했다는 점에 대해 대 다수의 한인들은 “요즘 한인사회에서 치안문제만큼 큰 화두거리는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처럼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은 주최측의 계획성 없는 홍보와 어설픈 기획에서 비롯된 결과.” 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인회는 또 각종 긴급신고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약 4만장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할 예정인데 공청회 입구에서 스티커를 받아 들은 한 교포는 "도데체 긴급전화를 알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일반업소 홍보용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라며 쓴 웃음을 지워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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