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간의 맞고소 대응으로 논란예상

by 인선호 posted Jun 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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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간의 서로 감정적인 갈등 끝에 결국 맞고소로 불거지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이로 인해 한인사회에 적지 않은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봉헤찌로 R. dos Italiano 에서 ‘O’ 의류업을 하는 정현옥(여.47)씨가 26일(월) 하나로닷컴 ‘신문고를 울려라’ 코너를 통해 ‘ 저희 억울한 사연을 글로 올립니다’ 라는 제목하의 호소문 내용이 게재되면서 이와 같은 사실이 교포사회에 알려지게 됐다.

호소문에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정씨를 만난 것은 26일. 지난 6년간 자신의 의류업체에서 중간도매상(벤데)에 종사하던 정성숙(남.60), 김미숙(여.57)씨 부부가 작년 12월 22일 약 3만여 헤알 상당의 채무를 돌연 갚지 않겠다고 하자 수금을 해 달라고 종용하는 자신을 향해 정씨의 남편인 정씨가 의자로 내리쳐 전치 3주의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첫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자신에게 중상을 입히고도 사죄는 커녕 정씨는 오히려 연일 이어지는 폭언과 협박에 견디지 못해 인근 주위사람들의 권유로 할 수 없이 병원 진단서와 함께 관할 경찰서에 폭행치상 협의로 정씨를 정식으로 고발하기 이르렀다.

그 후 약 3개월 동안 육체적, 정신적으로 당한 피해는 말로 표현할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말하는 정씨는 결국 올해 5월 추가로 정씨를 상대로  1만 2천 헤알의 손해배상을 법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정씨는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자신의 개인 변호사에게 모든 일을 이임했을 뿐 사실상 손해배상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다.” 고 밝혔다.

실제로 정씨는 정씨의 주장대로 법정에서 폭행 사실이 인정되어 올해 6월 보석금을 내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지만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취재 결과 알아 낼 수 있었다.son1.gif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3월말 말경 정씨에게 전화 한 통 걸려 왔다.

자신을 ‘ㅊ’ 변호사 라고 소개한 그는 ‘혹시 업체에서 60대의 한인 부부를 고용한 적이 있느냐.’ 고 물어오자 정씨는 ‘그렇다.’ 라고 답했고, ‘그들이 지금 당신 업체를 상대로 지난 3년간 임금은 물론 보너스 및 휴가비를 지불 하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약 25만 헤알을 노동법원에 고소를 하려 하니 합의를 하자.’ 고 협상을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던 정씨는 마침 점포로 찾아온  ‘ㅊ’ 변호사를 붙잡고 ''당신도 한인의 한사람으로 더구나 변호사로서 어떻게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다 있느냐' 고 다그치자  ‘만일 지금 합의를 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라는 등의 협박 섞인 어조로 자신들에게 합의를 종용했고, 이 후에도  ‘ㅊ’ 변호사는 4월 말 까지 두 차례나 점포에 찾아 왔었다고 말했다.

결국 마지막 기일까지 협상에 응하지 않은 정씨 부부는 이윽고 두 달 후인 지난 19일.

오는 8월 30일까지 법정에 출두 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고소 내용을 접한 정씨 부부는 기가 막혀 한 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고 했다. “정씨 부부가 3년 동안 주말도 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했고 그 밖에 보너스, 휴가비, 시간외 수당 등등 자칭 자기들 마음대로 1인당 월급 2천헤알(4천헤알)과 등록 안 시킨 벌금까지 합쳐 7만 여 헤알을 청구했다. 돈을 받을 사람은 난데 도대체 이와 같은 억지가 어디 있느냐.” 라며 고소내용이 적힌 서류를 내 보이며 분개했다.

가까스로 북받쳐 오르는 흥분을 가라앉힌 정씨는 침착한 어조로 “만일 정씨 부부가 지금이라도 모든 죄를 인정하고 고소를 취하한다면 다시 대화해 볼 생각이 있다." 며 타협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내 비치기도 했지만 ''만일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세관원을 보내서라도 끝장을 보겠다' 라며 협박해 왔다는 정씨의 말을 빌어 "우리도 가만히 않아서 당하지만 않을 것." 이라며 대응책을 내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감 있게 밝혔다.


정씨 부부 정씨의 주장내용 인정 못한다.

27일(화) 오전 하나로 닷컴과 만나 인터뷰에 응한 정씨 부부는 현재 업주 정씨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정씨의 부인 김씨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작 피해자는 우리 부부.” 라며 반대 입장을 토로했다.

정씨는 먼저 지난 12월 폭력사실에 대해 “22일 업주 정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으며 ‘지금 당장 만나자’ 고 해 정씨를 만나려 업소에 갔었다. 사실 그 전에 부채 잔금 1만 6천 헤알에 대해서 지난 번 서로 합의하에 내년까지 할부로 나눠 갚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평소 때와는 달리 정씨가 화를 내며 부채를 일금으로 갚으라고 독촉했고, 얼떨결에 상황을 파악하려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아내에게서 ‘어제 나도 만나자고 전화가 와서 만났다. 자신에게도 역시 돈을 내 놓으라고 생 트집을 잡으며 자신이 마시고 있던 물컵을 내 얼굴에 뿌렸다.’ 라고 하는 말에 흥분되어 홧김에 카운터에 있던 나무 의자를 발로 걷어 차게 됐다.” 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정씨가 전치 3주의 중상을 입은 것에 대해서는 “정씨는 결코 내가 찬 의자에 맞은 것이 아니다. 정씨가 피하려고 하려다 카운터 모서리에 가슴이 부딪히며 쓰러진 것으로 알고 있다.” 라고 부인하고 “사실 정씨 부부와는 거의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낸 사이다. 업소를 개업할 때부터 줄 곳 내일처럼 생각하고 서로 의지하며 잘 지내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씨가 우리 몰래 헛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고 주장하며 “정씨는 우리가 마치 자신들에게 많은 빚을 진 것처럼 주위사람들에게 인식을 시키는 것은 물론 거래처에도 전화를 걸어 ‘좋지 않은 사람들이니 조심해라’ 라는 등의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아 왔다.”라고 자신의 주장에 대해 이와 같이 추가로 설명했다.son.gif

정씨의 아내 김씨도 “사실 일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많은 금전적인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6년간 일을 하면서 수 많은 경우를 겪어보았다. 그래도 오랫동안 자매처럼 절 친한 사이로 지내면서 피해주기 싫어 내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부채를 충실히 갚아 왔다. 사실 마지막 2년 동안 부채를 갚느라 커미션도 한 푼 못 받았고, 그로 인해 현재 1만 6천 헤알 만이 남은 것이다.” 라고 말하고 “그런데 우리 부부가 자신들에게 10만 불의 부채가 있다는 등의 유언비어까지 퍼트리면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까지 전화를 걸어 그 나마 힘들게 이어나가던 유일한 생계마저 위협을 주었다.” 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씨는 “지난번 정씨 남편인 이씨에게 주먹질을 한 것도 10만 불이라는 빚을 졌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나 전화를 여러 번 걸어 ‘얘기 좀 하자’ 고 만남을 약속 했지만 당시 제사를 핑계로 친가에서 고스톱 판을 벌이느라 늦게 나온 것에 격분해서였다.” 며 이부분 만큼은 (폭행사실을)인정한다고 말했다.

정씨 부부는 정씨의 폭행치상 소송에서 보석금 판결을 받을 때만 해도 ‘액땜’ 이라고 생각 했다. 그런데 또 다시 손해배상 소송 통지를 받게 되자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고 판단했고 이 사실을 평소 친분 있는 지인들에게 호소하기에 이르러 결국 현재 자신들의 변호를 맡은 ‘ㅊ’ 변호사를 소개 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소송내용에 대해 정씨는 “난생 처음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보는 입장이라 무작정 변호사가 요구하는 대로 모든 관련 자료들을 넘겨주었을 뿐,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 고 밝히고 정씨가 주장하고 있는 공갈,협박 설에 대해서는 “지난번 폭행사건 공판일 전에도 정씨 부부를 만나 몇 차례 선처를 요구했지만 번번히 거절을 당했다. 사실 고의던 아니던 지난번 정씨에게 입힌 상처에 대해서는 미안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일은 정씨가 자초한 행동.” 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정씨 부부는 “현재로서는 우리도 한 발자국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자신들은 현재 까지도 손해보상 소송도 취하 하려 하지 않고 무작정 우리에게만 사죄만을 바란다면 이런 경우가 바로 ‘억지’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라고 반문했다.

이와 같이 양측 모두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평소 업주 정씨와 친분이 있는 김모씨는 “한인들끼리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일이라 몇 번 양측을 만나 서로 화해를 시키려 노력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서로 좋은 방법을 통해 해결하기를 바랄 뿐.” 이라고 말했고, 다른 이모씨는 “처음에는 화해하는 분위기로 가는가 싶었는데 이제는 늦은 감도 든다. 이제는 제3자가 아닌 당사자들의 몫만 남았다.” 라는 등의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의견들 외에도 "양측 모두 자잘못은 인정하는 자세야 말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모두들 더 큰 불행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내는 의견을 내 놓는 교포들도 있었다.

안타까움과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결국 양측 모두 법적 문제까지라도 끝까지 불사르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당분간 원만한 해결을 위한 대화는 기대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40여년 한인 이민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행위는 결코 옳지 않다는 것이 모든 교포들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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