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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수면 기간 중 가장 깊은 잠에 빠져 든다는 새벽 2시. 그러나 이 시간만 되면 남들과는 달리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새벽시장 노점상을 운영하는 장사꾼(?)들의 이야기다.

새벽 3시면 브라스에 위치한 대형 주차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도. 소매 상인들을 가득 실은 약 3백대의 대형 버스들로 성시를 이룬다. 새벽시장을 방문한 날이 일 주일 중 가장 장사가 잘 된다는 요일에 속한 관계로 이른 새벽부터 노점 상인들은 이른 새벽부터 대박의 꿈을 꿈꾸며 바쁜 손놀림으로 자신의 노점을 꾸미기가 한창이다.

예전 상 파울로 철도청 부지 위에 세워진 새벽시장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 지역 노점상들과 점포 업주들과의 번번한 무력충돌로 인해 당시 최고 골칫거리로 부상을 했지만 상파울로 시의 배려(?)로 현재 1.5 평 남짓한 크기의 약 4천 8백 개의 점포들이 이 곳으로 입주한 이후 침체됐던 지역경제가 현재 눈에 띄게 활기를 되 찾고 있다.

이 곳 새벽시장의 명칭은 ‘Shopping Feira da Madrugada’(쇼핑 새벽시장). 처음 개장 당시만 해도 ‘Feira da Madrugada’ (새벽시장) 로 불리 우던 것이 규모가 커지면서 쇼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말 그대로 이 곳 새벽시장에는 일반 쇼핑 못지않게 각종 수입 잡화에서부터 남.여 의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들로 즐비하게 도. 소매 상인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한때 자신도 지역 골칫거리 중 한 일원으로 단속원들의 눈치를 살피며 가슴 조이는 거리행상을 해 왔다는 한 교포는 “그때 시절에 비해 지금은 눈치 안보고 편안하게 장사할 수 있게 되어 천만 다행.” 이라는 그는 “비록 노점상이지만 정말 자리하나 얻으려고 분양사무실 앞에서 몇 일 밤을 지새우는 상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라며 자신도 그 무리에 섞여 지금의 노점자리를 얻었다며 2년 전 개장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 덕에 그는 현재 새벽시장 노점 상인들 사이에서 거물(?)급에 속한다는 총 5개의 노점을 운영 중이다. 그 중 2개를 합친 노점은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는 직원을 두고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봉헤찌로에 있는 점포 운영과 병행하고 있다는 그는 새벽시장이 끝날 무렵인 8시만 되면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하루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퇴근(?)한다.

현재 이 곳에 입주해 있는 한인들은 대략 7~8백 개의 규모로 전체의 약 20퍼센트에 달한다. 입주 당시에는 신청 선착순에 의해 무료로 분양 받은 것과는 달리 지금은 위치에 따라 적게는 R$ 1.500 에서 최고 R$ 3만 헤알까지의 보증금을 요구하는 노점도 생겨났다. 장사가 뜸한 요즘에도 노점을 얻어 보려는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bras2.gif

이렇듯 보증금이 치 솟는 데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데에는 모든 거래가 현금으로 이뤄진다는 점과, 점포 운영에 있어 부담되는 각종 공과금, 세금 등을 면택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 달에 R$ 200 헤알의 노점 관리비 지출만으로 연말 대목기간 경우 하루 매상이 R$ 1천~ 2천 헤알까지 매출이 오를 만큼 일반 점포운영에 비해 수월하다는 것이 이 곳 상인들의 발목을 잡는 큰 요인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한인 상인들은 하루 멀다 하고 치 솟는 노점 보증금에 대해 불만을 서슴없이 털어 놓는다. 이로 인해 소 자본으로 재기를 노리는 한인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일생의 첫 사업이라는 기대에 부푼 첫 발걸음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큰 자신감 마저 잃게 해준다는 것.

작년 대목을 위해 중국에서 물건을 들여왔지만 통관수속 절차가 늦어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지난 주부터 노점을 시작했다는 50대 한인은 "자리에 따라 보증금이 무려 R$ 5만헤알 까지 간다고 해서 머뭇거렸지만 몇 가게만 돌아다니다 보면 이 모든 사실은 모두 어처구니 없고 과장된 가격." 이라고 말하고 "보증금 인상에는 적지 않은 한인들의 입심도 한 '몫' 하고 있다." 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또 얼마 전까지 남들 못지 않는 의류점포를 운영하다가 경영란을 겪고 파산해 가족 생계유지를 위해 어렵게 노점장사에 뛰어 들었다는 한 교포는 “현재는 빚을 갚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식구들 입에 풀칠하는 것이 더 큰 걱정이다. 그러나 좋은 몫을 얻기에는 너무나도 큰 부담이 뒤따라 할 수 없이 관리비와 월세를 내고 장사하고 있는 형편.” 이라고 털어놨다.

취재 당일 좀 더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약 1주일 전부터 이 지역을 배회하기를 시작해 마침내 바라던 자리의 노점을 인수 받게 되었다며 바쁘게 물건을 정리하던 30대 한 교포가 보증금으로 지불한 금액은 R$ 3 천헤알. 그러나 그는 “주위 노점업주들에게서 적당한 가격이라는 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결정에는 후회는 하지 않지만 한가지 바램이라면 예전 자리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기대할 뿐.” 라고 기대감을 내비췄다.bras11.gif

그런데 인터뷰 도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그가 새로 구입한 노점은 다행히 양철로 된 지붕처마 바로 아래 위치해 있어 가까스로 비를 피할 수 있었지만 정작 상인들이 드나드는 앞 길목은 금새 물바다로 변했고, 그 외 천막으로 이뤄진 점포들 역시 무섭게 퍼붓는 빗 줄기에 미쳐 대처할 시간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하나 둘씩 비를 피해 몸만 피신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

인수한 첫날, 그것도 일주일 중 가장 장사가 잘 된다는 요일에 갑작스런 비에 그의 표정에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황한 것은 그 길에 있는 모든 노점들도 마찬가지. 바로 옆 노점에서 황급히 천막으로 물건을 덮고 있던 한 교포는 “지금까지 오늘처럼 비가 온 적이 없었는데…” 라며 혹시 비로 인해 오늘 장사를 망칠까 싶은 걱정들과 푸념들이 이어졌다.

이와 같이 지붕혜택 조차 받지 못하는 상인들을 위해 관리사무실 측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내 유명 은행업계와의 협상이 한창 중이다. 모든 거래가 현금으로 이뤄지는 관계로 시장 내부에 24시간 현금 인출기를 설치하는 대신 시장 내부 지붕을 새롭게 건축해 달라고 요청 한 것. 만일 계약이 성사된다면 지금과는 달리 웬만한 소나기에도 안심하고 장사에 매달릴 수 있을 것으로 천막 상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오리엔찌 길에는 아직까지도 분양을 받지 못하거나 보증금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행상인들로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쇼핑 담벼락을 아래에 선 그 들에게는 하루빨리 돈을 모아 입주하는 것이 큰 목표지만, 지금 당장은 언제 들이닥칠지도 모르는 시청 단속원들 때문에 마음 편한 날이 없다며 조심스럽게 자판 대에 물건을 올려놓은 후 자동차에 연결된 밧데리를 이용해 어두운 백열등 전구의 끼웠다.

<취재후기>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국 만리에서의 긍지의 한국인들의 한 면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삶의 현장 이였지만, 브라질 이민 43년이라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한인들 소유의 노점상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이 자리를 빌어 취재를 위해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한인 분들과 취재협조에 도움을 준 친구 석근, 창욱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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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포 2007.02.07 10:37
    새벽시장 권리금은 우리 교포들의 입에서 입으로 번진 엄청나게 불린 금액 입니다
    R$ 1500 _R$4000 까지의 거래는 있지만 그 이상은 교포들이 불려서 올린 금액이며
    그런식으로 나가면 앞으로 브라질 상인들 마저 한국사람 에게 만큼은
    그 값에 거래가 될지 모릅니다
    우리 교포들 조심하며 삽시다..좀!!
  • ?
    한마디 2007.02.22 00:30
    그러게 말입니다.
    좀 조용히 왜 그렇게 떠 벌리고 다니는지.
    어떤 벤데가 그렇게 떠 들고 다닌다고 하는데.
    쫌 조용히 살면 안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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