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사무국 제공, All Right Reserved

부산에서 펼쳐지는 영화제 하면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먼저 기억에 떠오른다. 그만큼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 지역의 위상을 높여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산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영화제는 1980년 한국단편영화제로 시작해서 1997년 부산단편영화제로 이름을 바꾼 후, 2000년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로 현재까지 그 이름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역사를 이어온 단편영화의 축제 2009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가 5월 13일부터 17일까지 부산에서 펼쳐진다. 이 영화제는 경성대, 동명대학교, CGV대연, 국도 & 가람 예술관 등에서 여러 단편 영화를 선보이며 5일간의 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단편영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화팬이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단편영화의 특징은?

단편영화는 장편영화와 달리 축약과 비유를 통해 풀어가는 경우가 많다. 짧은 시간 안에 관객들에게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특히 영화 상영시간이 아주 짧은 것을 감안하면 단편영화는 그 어떤 영화장르보다 감독의 실험정신이 빛나는 영화다.

이런 실험정신은 관객들에 따라 여러 가지 상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선 단편영화에서 보여주는 여러 가지 비유와 은유, 함축적인 설정 등이 거침없는 도전 정신으로 받아들여지는 관객들이라면, 단편영화에서 보여주는 실험정신은 영화에 대한 순수한 혈기와 열기를 느껴볼 수 있는 순수영화 그 자체다. 아무런 가식이나 때가 묻지 않은 젊은 영화인들에 대한 열정을 느껴볼 수 있다.

또 한 감독이 만들어 놓은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양한 패턴으로 해석할 수 있는 즐거움까지 있다. 영화에 대한 해석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 따라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즐거움은 영화를 본 후 친구 혹은 같이 관람한 사람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진지한 토의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분명 단편영화는 그 자체로 매력이 살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의 보급으로 인해 누구든지 단편영화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영화에 대한 열의 하나로 단편영화 제작에 뛰어드는 예비 영화인들 혹은 아마추어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과 맞물려 최근 들어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역시 나날이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09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주목할 영화는?

2009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는 부산경상특별부분 12작품과 본선경쟁작 90편이 상영된다. 이 작품들은 각각 1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상영된다. 따라서 각 섹션별로 다양한 단편영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영화제 마지막 날에 벌어지는 폐막식에서는 8편의 수상작 시상과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을 앙코르 상영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영화제 기간 중에 여러 가지 행사 또한 계획되어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행사로는 13일 오후 7시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벌어지는 국내외 초청감독 및 영화계 인사 등이 참석하는 개막식이다. 개막식에서는 유럽에서 초청된 ‘시계에 대항하여’(프랑스) 등 개막작 4편을 상영한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http://www.basff.org/를 방문하면 다양한 행사소식을 알 수 있다.

2009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을 들 수 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3D애니메이션에서 2D애니메이션, 디지털 영화 등 다양하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사무국 제공-개막작 [시계에 대하여], All Right Reserved

▶시계에 대항해 Against The Watch(개막작)  

리뷰 / 최현아

시공간의 관계성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3D를 통해 형상화한 감독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미카엘 르 뫼르 감독은 현재 Trois fois plus 라는 텔레비전 멀티미디어 제작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2D, 3D를 이용해 시공간에 대한 주제에 대한 흥미로운 작업을 해왔다. 는 그의 두 번째 작품으로 3D로 제작된 에니메이션. 2008년 앙시 국제 에니메이션(Annecy international festival of Animation)과 국제 쇼트 필름 페스티발(The festival of Very Short)에 출품됐다.

▶핸드 쉐이크 Handshake

리뷰 / 전희진

Handshake 는 인간관계, 특히 남녀의 사랑을 표현한 전통적 핸드드로잉 방식의 2D 애니메이션이다. 내러티브 측면에서 악수라는 간단한 사회적 행위가 남녀의 만남과 사랑, 헤어짐과 아픔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은유적이고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중심 모티프 역할을 한다면, Emile Cohl 로 거슬러 올라가는 변형 기법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주제를 형상화하는 중심 모티프가 된다. 매끈하기보다는 투박한 화법의 Handshake 는 누구에게나 한 번 즈음 있을 법한 사랑의 한 과정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기에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프로 스케이트보더가 되려고 했던 Patrick Smith는 부상으로 인해 애니메이터가 되었다. 독학으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그는 Emmy 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던 MTV 의 Down-town 을 통해 애니메이션 연출가로서 경력을 시작한다. 이 후 그는 MTV 간판 애니메이션이었던 Daria 를 여러 시즌에 걸쳐 연출했다. 2001년 첫 독립 작품 Drink 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 연출 하였으며, 현재는 애니메이션 외에도, 공공 설치 작업, 순수 미술, 상업 일러스트레이션 영역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 잡 The Job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사무국 제공-개막작 [더 잡], All Right Reserved

  
리뷰 / 전희진

The job 은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콩트와 같은 영화이다. 3분 8초의 초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Jonathan Browning 감독은 주제로 미국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는 이민노동자의 실업문제를 전면에 세우고 미국사회의 한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심각하게 영화를 이끌어가기 보다는 가벼운 터치로 히스패닉 노동자와 백인 화이트칼라의 상황을 전복시키고 비틀어 현실을 풍자하면서 감독은 관객에게 세련된 유머를 선사한다.  
  
 일리노이주 출신인 Jonathan Browning 감독은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한 후 시카고로 이주했다. 시카고의 The Annoyance Theater, ComedySportz 등의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희곡 작가 및 연출가로 경력을 쌓았고, 그곳에서 즉흥극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2001년 로스엔젤레스로 거처를 옮긴 그는 저예산 독립단편영화, 특히 코메디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첫 영화 The job 을 완성했다. 이 후, 코메디 단편영화에 대한 그의 관심은 The party 와The sale & The hero 에서도 계속되었다. 현재 연극연출가, 희곡작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Jonathan Browning 감독은 The Comedy Store 등과 같은 스탠드업 코메디 무대에 오르면서 다음 영화를 위한 아이디어 쇄신을 꾀하고 있다.

▶세편의 사이몬의 고양이

사이몬은 영국 에니메이션 제작사인 텐덤 프로덕션과 작업. 자신의 코믹한 집착을 브랜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캣 맨 두><렛미인><티비 디너>는 ''''사이몬의 고양이''''로 알려진 세 작품.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가운데 두 작품을 모아 ''''사이몬의 고양이 책들''''이 출판될 예정. <캣 맨 두>는 2008년 영국 에니메이션 영화제 베스트 코미디상 수상, 프랑스 The festival of Very Short 수상, <렛 미 인>은 카리브 에니메이션 2008년 베스트 에니메이션 상 수상. 세 편의 연작 <사이몬의 고양이>는 유투브 블럭버스터 상 수상

▶아시아 초청작
세계 영화계의 중심으로 뛰어드는 아시아 영화 : 필리핀 영화로의 초대

디지털 장비의 보급으로 영화 제작의 기회가 많은 이들에게 확대되면서, 이제까지 상대적으로 세계 영화계의 변방에 위치해있었던 아시아 국가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독립영화 제작에 있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필리핀의 단편영화들을 올해의 초청작품으로 선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필리핀의 독립영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시네말라야 영화제에서 상영된 재기발랄하고 실험 정신 넘치는 4편의 작품들은 필리핀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들을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텔레비전을 갖고 싶은 빈민가 꼬마 안동의 이야기를 그려낸 ‘안동’, 가난한 부부가 새로운 생활 속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저택’, 아이를 위해 힘든 선택을 해야 했던 엄마의 이야기 ‘신 만이 아실 일’은 지역을 넘어서서 모두에게 공통되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더블 비스타’ 현실과 환상, 재현이 교묘하게 얽혀지는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를 궁금하게 여기는 관객에게 짓궂은 농담을 건넨다. 실험적인 구성과 재기 발랄한 편집, 남자의 독백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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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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