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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동행

[시가 있는 아침] 동행   

동행
-고영민(1968~ )

시아침 7/16
길가 돌멩이 하나를 골라
발로 차면서 왔다
저만치 차놓고 다가가 다시 멀리 차면서 왔다
먼 길을 한달음에 왔다
집에 당도하여
대문을 밀고 들어가려니
그 돌멩이
모난 눈으로
나를 멀끔히 쳐다본다
영문도 모른 채 내 발에 차여
끌려온 돌멩이 하나
책임 못 질 돌멩이를
집 앞까지 데려왔다

돌멩이를 차며 먼 길을 후딱 걸어 집에 닿아서는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 그러나 생각할수록 이 사람 말이 엉뚱하지가 않다. 그렇게 오래 걷어차고서도, 덕분에 금방 집에 닿았으면서도 잊어버린다면 그게 이상하지. 동행을 쉽게 버려선 안 된다. 그런데 돌멩이와 어떻게 같이 살지? 돌멩이를 사람의 은유로 읽어도 좋겠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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