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칸느(Cannes) 영화제와 셀럽들의 의상

달무지개
2015.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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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칸느(Cannes) 영화제와 셀럽들의 의상

2015년 5월 13일에서 24일까지 프랑스에서 제 68회 칸느 영화제가 개최되었다. 영화제에 참석한 남녀 배우들은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 행사에서 멋진 의상을 보여준다. 칸느 영화제는 1946년에 처음 개최된 이후, 젊은 여배우들에게 레드 카펫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여러 패션 브랜드들이 디자인을 뽐내는 자리를 제공해왔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예술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영화야말로 하이 엔드(high-end) 상품과 가장 관련이 깊은 예술일 것이다. 칸느 영화제를 후원하는 럭셔리 브랜드들과 2015 칸느 영화제에서 주목 받은 셀럽들의 의상을 살펴보자.

칸느 영화제에 주목하는 패션 기업들

영화와 패션은 강력하게 연관되어 있는 분야이다. 영화는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입은 아름다운 배우들을 통해 화려하고 매력적인 삶을 보여주며, 사람들은 혁신적인 영화와 함께 멋진 패션 디자인을 보고 싶어 한다. 패션 브랜드들은 칸느 영화제를 후원하여 럭셔리 산업과 영화의 유대를 돈독하게 유지한다. 올해는 여러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 그룹 키링(Kering) 및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쇼파드(Chopard) 등이 칸느 영화제를 후원했다.

키링은 5년 동안 칸느 영화제의 공식 파트너로 활용할 예정이다. 파트너십을 통해서 키링의 패션 브랜드들은 영화제의 각종 이벤트를 후원하고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키링은 구찌(Gucci), 센로랑(Saint Laurent),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브리오니(Brioni),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발렌시아가(Balenciaga),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부체론(Boucheron) 등의 유명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2014년 112억 달러(약 12조 2천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키링의 대표 프랑소아 앙리 피놀(Francois-Henri Pinault)은 2007년 멕시코의 영화배우이자 영화제작자인 살마 아예크(Salma Hayek)와 결혼했을 정도로 영화와 인연이 깊다. 살라 아예크는 영화 ‘프리다’에서 프라다 칼로 역을 맡았었다.

키링은 이번 칸느 영화제에서 ‘영화 속 여성들(Women in Motion)’이라는 프로그램을 후원했다. 이 프로그램은 연사 강연을 통해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 여성이 영화에서 어떻게 영화에서 묘사되는지 등을 보여줬다. 프랑소아 앙리 피놀에 따르면 키링의 직원 중 60 퍼센트가 여성이고, 고객의 80퍼센트 정도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지위는 키링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영화는 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사를 통해 키링은 여성의 지위 개선 문제에 기여하려고 했다. 2016년부터는 영화계에 큰 기여를 한 여성과 우수한 여성 영화 제작자에게 키링과 칸느 영화제가 상도 수여할 계획이다. 또한 키링은 영화제 폐막식 때 상영된 영화 ‘얼음과 하늘(Ice and the Sky)’에도 투자했다. 이 영화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키링은 이전에도 환경 관련 영화들을 후원했었다. 칸느 영화제는 많은 셀럽들과 아이콘들이 화려한 패션과 함께 등장하여 미디어의 큰 주목을 끌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감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선보여서 회사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프랑소아 앙리 피놀은 화려한 영화제가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레드 카펫은 또 하나의 런웨이(runway)이며, 사람들은 스타들이 입은 옷에 주목한다. 많은 스타들이 키링의 드레스, 턱시도,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영화제에 등장하는데, 키링이 칸느 영화제의 공식후원자가 되면 키링이 소유한 몇몇 브랜드는 이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칸느에 의상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피놀에 따르면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처럼 구두가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단순히 상품을 보여주는 것은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유명한 여배우가 레드 카펫에서 멋진 의상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파급 효과가 있다.

디올은 칸느 근처에서 2015 크루즈 컬렉션을 개최하여 5월 11일 비공식적으로 칸느 영화제의 시작을 장식했다. 디올은 칸느 영화제 기간인 5월 13일에서 24일 사이에 칸느의 마제스틱(Majestic) 호텔에 디올 스위트 룸을 만들어 놓고, 셀럽들이 영화제 레드 카펫에서 입을 꾸뛰르 드레스를 고를 수 있는 팝업 샵을 열었다. 호텔 6층에 만든 디올 스위트 룸은 지중해를 180도 파노라마 뷰로 볼 수 있고, 테라스가 있으며, 두 개의 게스트 룸과 개인 집사가 제공되었다. 이 스위트 룸 비용은 하룻밤에 만 팔천 달러(약 1900만 원) 였다. 칸느 영화제가 열리는 곳은 최상류층들이 자연, 카지노, 리조트를 즐기는 곳이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들이 크루즈 라인과 제품을 홍보하기 좋은 곳이다.

스위스 보석 브랜드 쇼파드는 매년 칸느 영화제의 팜 도르(Palme D’or) 트로피를 제작한다. 이 트로피는 매해 최고의 영화감독에게 수여되는데, 1940년대에 처음 만들어진 이후 1997년 쇼파드의 공동 대표이자 아트 디렉터 캐롤라인 슈펠(Caroline Scheufele)이 현대적으로 디자인을 수정했다. 쇼파드는 칸느 영화제가 다가오자 브랜드 블로그에 트로피에 대한 설명을 올려서 쇼파드와 칸느 영화제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줬다. 또한 칸느 영화제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레드 카펫에서 셀럽들이 착용할 보석을 제작하는 보석 세공사들의 이미지, 쇼파드 보석을 착용하고 칸느 영화제를 준비하는 모델들의 영상을 배포하여 브랜드와 영화제를 홍보했다. 쇼파드는 키링 그룹의 보석과 시계 브랜드들이 칸느 영화제의 파트너가 되는 것을 막고 있다.

쇼파드의 팜 도르 트로피 (출처: 럭셔리 데일리)

구찌는 마틴 스코세스(Martin Scorsese) 영화 재단이 오래된 영화들을 복구하는 프로젝트를 10년 동안 후원해왔다. 영화 재단은 역사적, 예술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옛날 영화들을 보존하고 복구하여 미래 세대가 이 영화들을 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구찌는 영화 재단 후원을 통해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준다. 구찌는 이번 68회 칸느 영화제에서 최근 복구한 1960년 영화를 상영하여 영화 재단과 함께한 10년을 기념했다.

키링, 쇼파드 외에도 로레알, LG, 에어프랑스, 르노(Renault) 자동차, 오렌지 텔레콤, HP 등이 칸느 페스티벌의 공식 파트너이다. 각 브랜드가 칸느 영화제를 후원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상당하지만, 이 영화제를 통해 브랜드들이 얻는 이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칸느 영화제를 후원하는 브랜드들은 상류층 고객들에게 노출될 기회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이 영화제를 후원한다는 사실 만으로 브랜드의 지위가 격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칸느 영화제에서 주목 받은 의상들

5월 초 뉴욕에서 개최된 멧 갈라를 제외하면 칸느 영화제는 여름날의 가장 화려한 의상을 보여준다. 패션 브랜드들이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홍보를 위한 중요한 자리로 여기는 칸느 영화제에서 셀럽들은 과연 어떤 의상을 입고 등장했을까? 칸느 영화제에서 주목 받은 셀럽들의 의상을 살펴보자.

- 칸느 영화제의 의상 규제

올해 칸느 영화제가 여성 감독을 격려하고 남녀 불평등을 없애려고 노력했던 것과는 달리, 여성들의 의상 규제 문제가 이슈가 되었다. 앵클 부츠와 타이즈, 플랫 슈즈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일부 여성들이 영화 심사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특히 플랫 슈즈의 경우, 여성들이 착용한 것은 허름한 플랫 슈즈가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이었으며, 나이 때문에 무릎에 아파서 하이힐을 착용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거부당했다.

칸느 영화제는 오랫동안 참석자의 의상을 규제해왔는데, 남성은 턱시도, 나비 넥타이, 검정색 구두를, 여성은 정장과 하이힐 착용해야 한다. 이러한 드레스 코드는 문서로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행사 입장 시 보안 요원이나 주최 측에서 규제한다. 영화배우 에밀리 블런트(Emily Blunt)는 기자 회견에서 칸느 영화제가 여성들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하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구식 복장규제 때문에 불편을 겪은 이들은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으며, 일부는 성별에 따라 복장을 구분하는 것도 적합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턱시도를 입고 싶은 여배우나 드레스와 하이힐을 착용하고 싶은 남자 배우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

- 화려하고 독특한 의상을 선보인 스타들

패셔니스타(fashionista.com), 뉴욕 타임즈(nytimes.com), 뉴욕 매거진(nymag.com)에서 좋은 사례로 소개했던 칸느 영화제 의상들은 다음과 같다. 루피타 녕오(Lupita Nyong’o)는 옥(jade)색의 구찌 시폰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크라스탈과 꽃 자수가 드레스를 장식했으며, 짙은 붉은색(magenta) 컬러 립스틱과 편안한 미소가 멋진 룩을 완성했다. 나오미 와츠(Naomi Watts)는 깃털과 비즈 장식이 있는 엘리 삽(Elie Saab) 꾸뛰르의 은색 드레스를 입고 불가리(Bulgari) 액세서리를 착용했다.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 역시 깃털과 비즈로 장식한 아르마니 프리베(Armani Prive) 드레스와 쇼파드 보석을 착용했다.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은 밝은 노란색 디올 꾸뛰르 드레스를 입었다. 이 드레스는 깊게 파인 네크라인과 하늘거리는 긴 옷자락이 특징이었다. 그녀는 반짝이는 쇼파드 보석을 착용하고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것처럼 옅게 했다.

구찌 드레스를 입은 루피타 녕오(출처: nytimes.com)

엘리 삽 드레스와 불가리 액세서리를 착용한 나오미 와츠 (출처: fashionista.com)

아르마니 프리베 드레스와 쇼파드 보석을 착용한 줄리안 무어 (출처: fashionista.com)

디올 꾸뛰르 드레스와 쇼파드 보석을 착용한 샤를리즈 테론 (출처: fashionista.com)

랄프 앤 루소(Ralph & Russo) 꾸뛰르 드레스를 입은 판 빙빙(Fan Bingbing) (출처: nymag.com)

개막식 레드 카펫 의상에서는 휘날리는 튤(tulle) 소재, 긴 드레스 자락, 컷아웃(cutout) 디테일이 많이 보였다. 드레스가 아닌 점프 수트(jumpsuit)를 착용한 스타들도 눈에 띄었다. 칼리 클로스(Karlie Kloss)는 바지통이 하나만 있는 빛나는 베르사체 점프 수트를 입었고, 레이첼 웨이즈(Rachel Weisz)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Narciso Rodriguez)의 검은색 점프 수트를 입었다. 칼리 클로스, 두첸 크로스(Doutzen Kroes), 제인 폰다(Jane Fonda), 리야 케베드(Liya Kebede)의 의상은 실험적인 컷아웃을 잘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