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MBA


logo

 
banner1
친구를 찾아요. ( ㅈ ... 2022-04-05
네네치킨 2022-03-30
시황 2022-03-29
순위 닉네임 포인트
1위 lorenjo 49996점
2위 허나우도 25020점
3위 bonmario 21110점
4위 은행나무 20855점
5위 핵폭탄 16062점
6위 DAVIRHIE 10570점
7위 관리봇 9540점
8위 지아나 9085점
9위 한비 4835점
10위 uno 4805점

자유롭게 의견을 게시 할 수 있는 열린공간입니다.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히잡' 패션에 빠지다.

[입는다, 고로 존재한다]
4dc4706f688d493b8ae74ffd2bf830b0_99_2016중동여성들의 히잡이 하이엔드 패션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돌체 앤 가바나의 히잡 컬렉션. 돌체 앤 가바나 제공
패션은 항상 타자의 문화와 역사를 포섭함으로써 성장한다. 19세기 후반부터 출발한 프랑스의 고급 패션산업도 그 발전 과정에는 프랑스 자국의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스웨덴 등 다양한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유입한 복식 기술, 문화적 영향력이 뒤섞여있다. 18세기 로코코 시대, 유럽은 중국에 빠져서 자신을 둘러싼 라이프스타일을 중국풍 트렌드로 해석해내려고 했다. 19세기에는 일본풍, 자포니즘이 득세했다. 사람들은 일본식의 정갈한 차구 세트며 부채, 기모노에 빠져들었다. 물론 기모노의 유럽적 해석은 여성들의 라운지웨어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패션은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주고받거나, 그 영향력을 자양분으로 제3의 미학을 만들어왔다. 작년 파리에선 파리 근대 패션에 영향을 미친 다른 나라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모아 믹스&매치(Mix&Match)란 전시도 열었다.

패션은 삶에서 문화적 설득력을 가진 물품들을 혼합하고 재배치하는 장이다. 서구 패션의 나침반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최근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는 중동의 부유층 무슬림 여성을 위해 머리쓰개 히잡과 전신을 가리는 장옷, 아바야(Abaya)를 컬렉션에서 선보였다. 환한 빛깔의 데이지 꽃무늬 프린트에 레이스로 끝단을 처리한 히잡은 화려하고 눈부시다. 유니클로는 무슬림으로 개종한 패션 디자이너인 하나 타지마와 함께 전통 아랍 복식에 어울리는 느슨한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선보였다. 작년 가을 H&M은 최초로 무슬림 출신의 패션모델을 기용한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대놓고 시리아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네빌 엘 네이얼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며 인터뷰를 자청했다. 이 모든 흐름이 아랍시장의 잠재성장력을 유념한 마케팅 전략이다.

아랍은 3억 5,000만 소비자를 지닌 거대시장이다. 특히 아랍 시장의 매력은 젊은 세대의 소비자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샤바브라 불리는 이들은 기성세대의 소비 행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종교적 테두리 안에서 율법의 자유를 지키되, 유럽의 명품 브랜드를 비롯하여, 서구의 디자인과 철학에도 눈을 돌린다. 아랍인들의 시장을 수끄(Souk)라고 하는데, 2년 전 레바논의 수끄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촌스런 전통시장을 상상하고 갔다가 서구의 온갖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초현대식 쇼핑몰을 만났기 때문이다. 거리를 거닐 때마다 여인들의 옷차림이 눈에 들어온다. 영어의 드레스에 해당하는 아랍어가 리바스(Libas)다. 아랍문화에서 리바스는 물질적 형태와 기능을 넘어서는 다양한 의미를 함축한다. 일상을 신성하게 시작하고 마무리하기 위해 요구되는 '정신의 방패'란 뜻으로 쓴다.
39f77d9e1286439ba5222704c3a57ccd_99_2016돌체 앤 가바나의 히잡 컬렉션. 돌체 앤 가바나 제공
꾸란을 집성했다고 알려진 선지자 마호메트의 제자들은 반드시 커튼을 사이에 두고 마호메트의 부인을 알현해야 했다. 이때 이 커튼을 히잡이라 불렀다. 히잡은 남성으로부터의 배제나 구별의 의미를 넘어, 여성 지도자에게 ‘그들만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쉼을 주기 위한 수단이었다. 또한 인간이 자신의 몸과 영혼을 악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소지하는 부적이란 의미도 담겨있다. 많은 이들이 히잡을 베일의 일종으로 옮기는데,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틀린 것이다. 히잡은 철저하게 종교 복식인 반면, 베일은 일상과 종교 두 세계에서 함께 쓸 수 있는 덮개란 뜻이다. 아랍의 복식은 지역과 시대, 생활형태, 사회계층, 생애주기, 젠더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서구 유럽과 북미에서 히잡은 문화적 다양성의 리트머스 시험지로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프랑스에선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금지했고, 미국에선 히잡을 쓰고 역도대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관행을, 쿨숨 압둘라란 여자 선수가 바꾸었다. 반면 이란 여자 축구팀은 울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예선전에서 입장과 동시에 히잡 착용이 FIFA 규정을 위배한 것으로 간주, 실격패했다. 돌체 앤 가바나의 히잡 컬렉션을 보며, 서구에 비등해있는 아랍에 대한 분노가 조금은 덜어지고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는데 갈 길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door.jpg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댓글 쓰기

에디터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상호명 : 투데이닷컴(웹)/한인투데이(일간지) / 대표자 : 인선호 / E-Mail : hanintodaybr@gmail.com/webmaster@hanintoday.com.br
소재지 : R. Jose Paulino, 226번지 D동 401호 - 01120-000 - 봉헤찌로 - 상파울로 - 브라질 / 전화 : 55+(11)3331-3878/99721-7457
브라질투데이닷컴은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정식 등록사입니다. Copyright ⓒ 2003 - HANINTODA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