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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보다 더 미움받는 그녀들

   


독재자보다 더 미움받는 그녀들

많은 짐바브웨인들은 쫓겨나듯 물러난 ‘37년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를 여전히 ‘독립 영웅’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들은 무가베가 아니라 그의 아내 그레이스를 비난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더헤럴드는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사임을 거부한 무가베 대신 그레이스를 1면에 올렸다. “그레이스 무가베는 몸가짐이 단정하지 않다. 상스러운 말씨에서 드러나듯 진실된 모성이 부족하다”는 집권당 청년조직의 기고를 실었다.

그레이스는 낭비벽으로 ‘구찌 그레이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폭행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도 올랐다. 그러나 그가 독재자로 군림하며 국민을 억압한 것은 아니다. 무가베의 폭력적인 야당 탄압과 재앙적인 경제 실정에 그레이스가 개입했다는 근거도 없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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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엘리스 에번스 박사는 29일 BBC 인터뷰에서 ‘확증편향의 오류’를 거론했다. 그는 “무가베가 영웅이라고 믿는 이들은 그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가베는 훌륭한 사람으로 남아야 하기 때문에, 대신 그레이스가 그를 망치고 있다는 식의 믿음이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정권이 무너졌을 때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부인 이멜다의 3000켤레 구두 컬렉션이었다. 2011년 재스민 혁명 때도 튀니지인들은 24년 독재한 벤 알리 대통령보다 아내 레일라 트라벨시를 더 미워했다. 독재자의 부패보다 배우자의 사치가 훨씬 더 눈에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아내들은 종종 체제를 선전하는 수단이 된다. 때로 동경의 대상, 자애로운 어머니가 된다. 그러나 환상이 무너지면 한층 더 큰 배신감과 분노가 뒤따른다.

1980년대 아이티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뒤발리에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세련된 여성이었다. 처음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옷과 음식을 선물했다. 아동 전문 병원을 짓고 고아원을 세웠다. 국민들은 열광했다. 테레사 수녀조차 “가난한 이들에게 그토록 사랑받는 퍼스트레이디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격월간지 퍼시픽스탠더드는 “그것은 잘 만들어진 쇼였다”고 평가했다. 독재국가에서 쇼는 오래가지 못했다. 장 클로드 뒤발리에의 가혹한 통치 속에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국민의 분노는 폭발했다. 1986년 정권은 무너졌고, 미셸은 가장 큰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이미 그 전부터 일주일에 100만달러가 넘는 초호화 쇼핑 등으로 한 몸에 비난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시리아 퍼스트레이디 아스마 알아사드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아스마는 세 아이의 어머니임을 내세우며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했고, 적극적인 자선활동으로 인기가 높았다. 영국에서 교육받고 JP모건에서 투자분석가로 일했던 그는 개방적 성향으로 서방에서도 찬사를 받았다. 미국 패션 전문지 보그는 그를 ‘사막의 장미’라 불렀다. 하지만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사막의 장미’는 ‘시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로 전락했다. 그가 아이들의 죽음을 방관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여성이 보다 온화하고 도덕적이며 선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독재자의 아내에게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성모 마리아의 역할을 기대한다. 그 기대가 무너질 때 사람들은 분노하고 마녀, 악처, 사악한 여자 등 여성을 향한 온갖 고정관념들이 증폭된다. 재스민 혁명 때는 트라벨시가 도마뱀을 제물로 바치고 남편에게 주문을 걸었다거나 요리사를 벌주기 위해 끓는 기름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게 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BBC는 독재자 남편의 권력을 이용해 사치를 일삼은 퍼스트레이디들에게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면서도 “여성이기 때문에 더 미움받는 것은 아닌지 물어야 공평하다”고 전했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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