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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평양냉면은 남쪽것과 다르다

‘옥류관 요리사’가 말하는 평양냉면 숨겨진 맛 비결




지난 2일 오후 평양 냉면 전문점인 옥류관에서 걸그룹 레드밸벳이 냉면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평양 냉면 전문점인 옥류관에서 걸그룹 레드밸벳이 냉면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평양에서 첫 공연을 마친 남쪽 예술단은 2일 유명한 평양 맛집 ‘옥류관’을 찾았다. 이날 가수 백지영은 옥류관의 메뉴인 평양냉면을 맛보고 수줍게 “(맛이) 기대 이상인 것 같다”고 했다. ‘총 맞은 것처럼’ 툭 터뜨린 그의 평은 “맛엔 좌우가 없다”란 요리사 윤종철(64)씨의 말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백지영이 존박과 더불어 가요계 ‘평뽕족’(평양냉면에 푹 빠진 이들) 대열에 합류하는 순간이었다.

언론을 통해 이를 지켜본 ‘동무밥상’ 주인 윤종철(64)씨는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1998년 탈북해 2000년 남한에 정착한 요리사로 옥류관에서 직접 면을 뽑고 육수를 낸 적이 있는 ‘선수’다. “남한 사람이 왔다고 모두 옥류관으로 안내하진 않아요. (평양)냉면은 청류관, 고려호텔 식당에서도 팔죠. 그중에서 으뜸은 옥류관”이라는 그는 “형제로 대접한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옥류관 평양냉면(이하 평냉)의 비법을 들었다.

“(평양)냉면이 진한 붉은색을 띠지요. 면은 남한 칡냉면과 비슷해 보이지요? 식소다를 타서 그래요. 북한 사람들은 소화가 잘 안 되면 식소다를 먹지요. 육수엔 간장을 조금 타요.”

숯골원냉면의 꿩냉면. 박미향 기자
숯골원냉면의 꿩냉면. 박미향 기자

남쪽의 식도락가들은 평냉 명가 순위를 매길 때 메밀 함량을 따진다. 통상 메밀과 전분이 ‘8 대 2’ 정도 섞인 걸 상급으로 친다. (물론 메밀만 100% 쓰는 명가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아닌가 보다. “옥류관은 메밀이 40%, 감자녹말이 60%”라고 윤씨가 말했다. 거의 함흥냉면 수준이다. 이 배합은 때에 따라 달라지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쨌든 분명한 건 남쪽보다 감자 등 전분 함량이 높다는 점이다. 2007년 대한적십자사 총재특보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 4대 냉면집(고려호텔 식당, 청류관, 민족식당, 옥류관)의 맛을 다 본 미식가 한양대 예종석 교수의 증언에 따르면 메밀 함량이 적은 건 팩트인 듯하다. 예 교수는 “메밀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요리사 박찬일은 ‘주석님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어요’라고 시작하는 <조선료리전집>엔 메밀과 전분 함량이 ‘8 대 2’라고 적혀 있다고 했다. 조리법은 시대에 따라, 식재료 수급에 따라 변한다. 요리만큼 창의적인 게 있을까? 바뀐 조리법도 이 시대 문화다.

그러면 언제부터 전분이 메밀을 밀어내고 냉면의 한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을까?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는 몇 년 전 인터뷰에서 그 시기를 1910년대로 본다. 그는 겨울에 한강에 얼음이 얼면 잘라서 보관했다가 여름에 팔았는데, 빙수나 냉면의 재료로 쓰였다고 한다. “메밀이 나지 않는 여름에 냉면이 인기를 끌면서 고구마나 감자 전분이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옥’의 면이 옥류관의 배합과 유사하다. 군남면옥은 메밀과 감자전분을 ‘5 대 5’로 섞는다. 분식점 물냉면과 비슷해 보이나 그런대로 재미가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식소다다. 흔히 땡땡한 면을 만들 때 넣는 게 재료다. 윤종철씨가 제공한 북쪽 평냉 조리법엔 ‘결탄산소다’가 적혀 있다. ‘결탄산소다를 푼 70℃ 물로 반죽한다’고 돼 있다. 육수는 소고기, 돼지고기, 토종닭으로 만든다.

남쪽 육수가 궁금하다. 평냉 육수 재료는 다양하다. 쇠고기, ‘쇠고기+무, 양파 등 채소’, ‘사골+닭 뼈’, ‘사골+닭 뼈+무, 양파 등 채소’, ‘돼지 뼈+사골+채소’, ‘한우 잡뼈+동치미+사태+채소’ 등 주인장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달 방북한 대북 특사단에 따르면 옥류관의 육수는 꿩과 닭으로 우려낸 육수라고 한다. 재료인 꿩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남쪽에서도 꿩으로 낸 육수를 사용한 명가가 있다. 강원도 철원군 ‘평남면옥’은 꿩과 닭으로 육수를 내고 꿩고기를 다져 고명으로 올린다. 색이나 고명만 봐서는 옥류관과 유사하다. 시원하면서 꿩고기 특유의 비릿한 맛이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대전 신성동의 ‘숯골원냉면’도 꿩고기로 육수 내고 달걀지단을 수북하게 올린다. 창업주 박근성(93)씨는 ‘김일성의 단골집’으로 유명했던 평양의 ‘평양모란봉냉면’집 아들이다. 한국전쟁 이후 남쪽으로 내려와 고향이 그리워 평냉집을 연 이들과는 경력이 조금 다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친이 평냉을 뽑고 육수를 내는 걸 직접 평양에서 목격했다.

옥류관 요리사 윤종철씨.
옥류관 요리사 윤종철씨.
윤종철씨의 말처럼 차이는 간장일까? 다양한 재료로 최상의 육수를 뽑고 난 다음 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곳이 남쪽에도 있다. 경북 영주시 ‘서부냉면’ 육수엔 달콤한 간장 맛이 살짝 돈다. 경기 연천의 ‘황해냉면’도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이 모든 조합을 합친 맛은 어떨까? <한겨레> 책지성팀 이유진 기자는 2005년 9월10일부터 5일간 평양과 묘향산 등지에서 열린 ‘2005 남북여성통일행사’ 취재차 평양을 방문했다가 옥류관 맛을 봤다. 이전에 이미 방북 취재를 한 선배 기자들로부터 “밍밍하고 아무 맛이 없다” “기대 이하, 조미료 맛이 많이 난다” 등의 평을 들었던 그는 별 기대 없이 먹었다가 활짝 웃은 경험을 했다. “생각보다 맛있었다”는 게 그의 평이다. 덧붙여 그는 옥류관 종업원들이 “냉면 육수에 직접 식초를 치는 게 아니라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식초를 쳐야 한다”고 한 당부를 기억하고 있었다. “무를 같이 먹어야 소화가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남쪽의 평냉 지도를 그려보면 백령도, 서울, 메밀 주산지인 강원도와 경북, 충북 등에 밀집해 있다. 메밀 주산지이거나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나 피난민 수용소가 있던 지역이다. 전라도는 척박한 땅에 잘 자라는 메밀을 심을 필요가 없었고, 이 지역에 정착한 실향민들도 적었다.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부산은 밀면이 강세였지만 평냉 명가가 없는 건 아니다. 고향이 그리워 만든 실향민들의 평양냉면을 지금 남쪽 사람들은 사랑하고 아낀다. 최소한 평양냉면으론 남과 북은 하나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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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lorenjo 작성자 2018.04.07. 13:01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비교:



비빔냉면의 원조 함흥냉면, 추운 겨울 몸에 열을 내다


유난히 겨울이 길고 추운 북쪽 지방. 그중 평양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함흥 지역에선 대부분의 음식들이 강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보드카의 그 독한 술도 술술 넘기는 러시아 사람들을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추울수록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일부러 독주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건,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한 삶의 지혜 같은 풍습이다.

특히 함흥냉면의 특징은 겨자의 맛으로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겨자가 그 맛을 이끈다. 이는 겨자의 성분이 우리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 추운 날 차가운 냉면을 먹으면 입안은 차가울지 모르지만, 막상 목으로 넘기면 그때부터 몸 여러 곳에서 열기를 체감하게 된다.

 

C59

 

그렇다보니 함흥냉면은 몸에 열을 내는 매콤한 비빔냉면(가자미와 홍어 등의 생선회에 고추장으로 양념)의 원조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 있다. 얼마 전, 한 종편방송사의 프로그램인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선 새로운 사실 하나가 알려졌다. 함흥 출신으로 보이는 한 탈북미녀의 말에 의하면, 함흥에는 냉면이 없다는 충격과도 같은 증언.

함경도 지방은 워낙 지형이 험준해서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 농작을 할 수 없는 땅이라는 것인데, 대신에 감자전분으로 그 냉면의 역할을 대신했다 한다. 그렇다보니 냉면이라는 단어 자체도 없고, ‘감자 농마 국수’만 있다 했다. 참고로 농마는 녹말의 북한말. 지금의 함흥냉면 배경은 한국전쟁 이후 함흥에서 내려온 여러 실향민들이 속초 등 강원도 일부 지역에 감자 농마 국수집을 열면서 이름도 ‘함흥냉면’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따라서 감자 농마 국수에서 유래된 진짜 함흥냉면은 지금도 속초에 가면 그 맛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한국 전쟁 발발 65주기와 똑같은 65년 전통으로 소문난 속초함흥냉면이 가장 대표적이라 한다. 이곳에선 고명으로 올라오는 것이 명태회무침. 쫀득쫀득하고 특유의 감칠맛이 나는데, 냉면을 다 먹으면 빈 그릇에 뜨거운 육수를 부어 먹는 것이 전통 냉면의 입가심이다. 소화를 돕기 위해 다 먹은 밥그릇에 물을 부어 마시던 옛 어른들의 풍습과 비슷하다.

 

 

물냉면의 지존 평양냉면, 고춧가루가 들어가 붉은 빛


함흥냉면이 감자 전분이라면 평양냉면은 오리지널 메밀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그리고 함흥냉면이 비빔냉면의 원조라면, 평양냉면은 물냉면의 지존. 앞서 언급한 겨울의 동치미 국물을 그 육수로 사용했던 것은 바로 평양냉면에서 유래된 것이다. 서북지방에서 자라는 긴 무로 담근 동치미 국물을 차갑게 식혀 두었다가 메밀 순면에 곁들여 먹었다는 겨울 음식인 평양냉면.
하지만 여기에도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 하나가 더 있다. 메밀로 면을 뽑아 만들어 먹던 전통은 평양에만 있던 것이 아니라는 것. 일부 지방을 빼곤 모든 한반도에서 이 메밀을 경작했는데, 남한의 여러 지방에서도 메밀국수는 널리 보편화된 음식이었다. 다만 일제강점기에 그 어떤 지방의 메밀국수보다 평양냉면이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면서, 점차 유명세를 떨치게 됐고 메밀 하면 평양냉면이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다른 첨가물 없이 100% 메밀로 면을 뽑곤, 겨울엔 동치미 국물, 여름엔 쇠고기 육수로 맛을 내던 평양냉면. 맛도 진하고 깊어 그 누구든 맛을 보면 다른 지역의 냉면은 쳐다보지 않을 정도였다.

 

C46

 

평양냉면은 겨자 대신 식초를 많이 뿌린 후 고춧가루를 넣어 먹는 것이 특징. 한창 남북교류가 이뤄지던 때 옥류관에서 그 맛을 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한의 냉면과는 확연히 다르다 했다. 물냉면인데 고춧가루를 사용해 붉은 빛이 나고, 냉면 속에 닭고기와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고, 육수는 쇠고기로 맛을 냈는데도 덜 자극적인 느낌이었다고.

이는 깊고 진한 육수였다는 일제강점기 때의 평가가 잘못 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입맛이 북한의 맛 보다 강한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보니 남한에선 오리지널 평양냉면을 쉽게 맛볼 수 없다는 결론. 통일이 되면 옥류관 등에서 맛을 볼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별다른 방법이 없어 마냥 아쉬울 뿐. 딱 한 가지의 방법은 있다. 중국과 캄보디아 등으로 여행갈 경우에 북한에서 운영하는 식당을 찾으면 된다. 실례로 중국 상해에 있는 평양 옥류관 식당에서는 그 옥류관의 맛 그대로를 경험할 수 있다.

글 김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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