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중단 들고 나온 중국 "북.미 대화로 해결해야:

야구사랑
2018.05.16. 11:26
52
1

'쌍중단' 들고 나온 중국 "북·미 대화로 해결해야"

중국은 16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돌연 연기한 데 이어 북·미 정상회담 재고 가능성까지 제기하자 대화 해결을 강조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은 쌍중단(한·미 군사훈련과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동시 협상) 입장에서 화살을 미국에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16일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는 예상 밖의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려는 상황에서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뤼 주임은 “미국은 북한이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과 최대 압박과 제재 때문에 비핵화 대화에 나섰다고 정세를 오판했고, 강경파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북한의 반발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반발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는 회담 직전에 더 많이 접촉하고 미국도 북한의 불만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했다.

뤼 주임의 언급은 북한이 이미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일정까지 공개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할 뿐이라는 시각이 담겨 있다. 또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에 의한 체제 보장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북한이 미국의 ‘선 핵폐기’ 요구를 비판하고 나온 것에는 중국과의 긴밀해진 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7~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합의하면 단계적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중국은 북·미 회담을 앞둔 북한에 대한 지원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시 주석도 전날 중앙외사공작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현재 세계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요소가 많아지고 있다. 중국에 기회와 도전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며 “중국과 세계 발전의 큰 흐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확실성과 불안정한 요소의 증가’는 무역, 대만 문제 등에서 미국과의 갈등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