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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일칼럼
2016.11.10 15:47

변하고 있는 상파울루 한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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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집계된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은 0.08%를 기록, 8월의 0.44%보다 다소 하락했으며 지난 1998년 이후로 최저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곧 브라질에도 물가안정 시대가 온다는 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참고로 브라질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7.36% 그리고 경제성장률은 -3.18%가 될 것이라고 브라질 중앙은행은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현재와 같은 회복 상황이 지속한다면 지난 2014년부터 세계 9위에 머물렀던 국가별 GDP 순위가 내년에는 이탈리아를 제치고 다시 8위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하며 더욱 안정된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현지에서는 브라질 시장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는 반응과 함께 투자는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제는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다. 가장 민감한 소매 시장을 살펴보면, 기존 상권은 폐업하는 곳이 연일 속출하며 권리금이 떨어지고 있고 반대로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은 새롭게 창업에 도전하며 기존 시장에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실제로 남미에서 가장 큰 시장인 ‘빈치씬꼬 데 마르쏘(25 de marco)’를 돌아보면 업종을 바꾸는 매장과 새로이 문을 여는 매장들이 연일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중 가장 민감한 곳이 바로 상파울루의 한인촌으로 알려진 ‘봉헤찌로(Bom Retiro)’ 지역의 변화이다. 상파울루 시에서 최초로 이민자의 동네로 지정 받은 ‘봉헤찌로’는 100여 년 전 이탈리아인들이 처음 정착하였고, 2차 대전 후에는 그리스인과 유대인이 정착하며 원단과 옷 가게가 즐비하던 시장이었다. 뒤이어 도착한 우리 한인들은 1980년대부터 기존의 옷 가게들을 하나 둘씩 인수하기 시작했으며, 한때 한인 업체들은 1,000여 개가 넘어서며 호황을 이루던 시장이었다. 


90% 이상의 한인이 종사하던 의류업은 지난 1980년대 고(高)인플레 시절 엄청난 매출과 성장을 기록하였으며 ‘봉헤찌로’는 상파울루 내에서도 패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된다. 수익이 높았기에 대학을 졸업한 대부분의 한인 2세들도 전공을 살리기보다는 부모로부터 옷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였다. 그러나 점차 시대가 변함에 따라 스마트폰과 값싼 중국의 수입품, 저렴한 노동력의 볼리비아인들까지 가세하며 그 기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상파울루의 ‘봉헤찌로’는 미국 LA나 한국의 거대 시장과 비교하면 동네 시장만 한 크기의 한인촌이지만, 유럽에서 열리는 패션쇼를 접하고 온 한인들의 빠른 손놀림은 유행에 민감한 패션을 브라질에 맞게 재해석하여 만들어 내는 곳이었다. 브라질 내에서 가장 먼저 유행이 시작되고 제품을 유통하는 곳으로 알려지며 브라질 전역에서 도•소매상이 밤새 버스를 타고 와 물건을 소싱해가는 시장이었다. 한때는 브라질 전국에서 생산되는 의류의 60%를 생산하던 시장이었고 한인들은 몇 블록 내에 상권을 공동으로 형성하며 60여 개의 식당, 20여 개의 교회와 병원을 운영했다.


이런 한인사회에 다시금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매출 하락과 심해진 의류업계의 경쟁에서 벗어나 다른 업종으로 그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한인2세대들은 자신들의 전공을 살리며 경험을 쌓기 위한 직장으로의 취업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1.5세대들도 의류 가게를 닫고 서비스 관련 업종으로의 창업을 시도하고 있다.


더군다나 한류라는 문화 영향력을 이용하여 창업에 성공한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브라질 내 우리 한류 문화가 가진 상품을 적절히 홍보하여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가장 활발한 분야는 단연 먹거리 시장이다. 불고기와 김치를 곁들여 만든 햄버거를 판매하는 곳이나 불고기 꼬치를 푸드 트럭에서 판매하는 곳 그리고 요즘 한인촌에 새롭게 오픈한 비빔밥 전문점이 바로 그 것이다.


한류 흐름에 따라 최근 한인촌에는 매일 새로운 먹거리 매장들이 속속히 오픈되고 있다. 현재 ‘봉헤찌로’에는 한국식 카페는 12개가 있고, 한국식 치킨 매장은 6개가 있다. 얼마 전에는, 한국식 유명 빙수 업체도 새로이 문을 열었고, 한국식 베이커리도 기존 4개에서 추가로 한 곳 더 오픈 되었다. 봉헤찌로 한인촌 메인 거리인 ‘후아 쁘라찌스 거리’는 커피의 나라인 브라질 내 특색 있는 ‘한국 카페 거리’로 알려지며, 꼭 한 번 찾아야 할 상파울루 명소로 소개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최근 한인촌으로 먹거리를 찾아 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드라마와 방송을 통해 접한 한국의 음식문화를 직접 먹어보기 위해 친구들과 일정을 맞추어 맛집 탐방을 하는 형식이다. 실제, 한인 식당들을 둘러보면 젊은 브라질 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불고기와 냉면, 김치찌개를 나눠 먹으며 품평하고, 실내 포장마차에서는 감자탕과 소주를 곁들이며 떠드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파울루 시민들이 찾는 경우도 있지만, 지방에서 관광차 한인촌을 방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한인 업체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 홍보와 손님 끌어 모기에 성공하고 있다. 한 반찬 가게는 SNS 페이지 개설 후, 새로운 반찬 사진을 올려놓으며 SNS를 통해 바로 반찬 주문을 받고 있다. 한 대형 뷔페식당은 브라질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후 이제는 주말 단체 예약을 받을 정도의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브라질의 최근 경제지표와 안전한 정치 상황을 살펴볼 때, 현재의 브라질은 격납고를 벗어나 막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와 같다. 힘차게 달려 하늘을 날지 아니면 다시 멈출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브라질 시장은 항상 위기 속에서 성장했고 특히 한국의 이민 사회도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지역의 중소기업들도 한인 사회를 통한 브라질 진출을 적극 활용하기를 권장한다.  <손정수 - 착한브라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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