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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일칼럼
2017.02.02 13:25

<손정수 칼럼> 눈치보며 비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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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며 기상천외한 일을 벌일 것 같았는데 정말로 일어났다.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극단적 반이민정책으로 무슬림이 주류를 이류는 이라크, 시라아, 수단, 소말리아, 예멘, 이란, 리비아 등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했다. 물론, 법원 판결과 외국의 압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카드 소지자와 적법한 비자를 가진 자는 입국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국제 조약을 무시하는 무시무시한 행위이다. 이번 조치가 충격을 주는 이유는 이미 미국에 뿌리를 두고 살며 영주권에 해당하는 그린카드 소지자도 단지 출신만을 따져 입국을 막았다는 것이다. 결국, 얼마나 어떻게 살았는지 중요하지 않고 외국인은 언제든 차별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이곳 브라질에 정착한 지 53년이 지났지만 결국, 우리도 외국인일 뿐이다. 작년 마지막 지방선거를 보면 우리 한인 중 브라질 국적을 가진 귀화자는 극히 적고 아직 대부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귀화하지 않은 이유는 선거권이 없을 뿐 영주권자와 특별한 차이가 없기 때문이고 특히 혼란한 남미 특유의 정치 불안으로 항상 떠나기 위해 준비한 이유도 있다. 90년대만 해도 중남미 한인들은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영주권을 각각 가지고 있었다. 특히 지난 1989년 파라과이에서 오랜 독재자를 쫓아낸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는 상당수 한인이 브라질로 피신하며 정착했고 경제난이 심했던 아르헨티나 한인도 브라질에 재 이민 올 때 영주권이 주요 도움이 됐다.

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자칫하면 가장 눈에 먼저 띄고 주목받기 쉽다. 요즘같이 경제 위기를 겪는 브라질에서 배고픔에 지친 노동자가 볼 때 잘 먹고 잘사는 한인을 보면 불평 세상을 만들었다고 탓하며 표적이 될 수도 있다. 극심한 정치혼란으로 대통령 탄핵이 있었고 좌우로 쪼개진 국민 여론은 지금도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있는데 이때 우리 한인도 조심해야 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보면 이곳 정치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며 국민성과 시스템을 지적하는 한인이 간혹 눈에 띈다. 물론 이민 50년이 넘었고 시민권자로서 브라질 국민의 자격으로 지적하겠지만 다른 브라질 사람 눈에는 그저 외국인으로 보일 뿐이다. 

사람은 겉모습만 봐서는 국적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이곳에서 태어났어도 다른 브라질 사람 눈에는 결국 한국인으로 보일 뿐이다. 국민 대다수가 국가와 현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래도 외국인이 아무리 바른말이라도 비판하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대통령 비난과 현 정치에 대해 비판하면 좋아할 사람이 몇 있을까? 물론,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출신이 비판하면 좋게 들리겠지만 동남아 출신 노동자가 비판한다면 좋게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축구 경기가 열릴 때 길에서 양 팀 응원단이 만나면 서로 싸우기 쉽다. 이때 관람자는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고 멀리 돌아가는 게 상책이다. 그것과 같이 최소한 브라질 국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브라질 사람에게 들어내 놓고 비판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가져올 수 있으니 신중히 해야 한다. 독일 나치 정권이 들어서며 유대인이 핍박을 받자 도망가자며 무서워하는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지성의 시대 20세기에 큰일은 없을 것이라며 말렸지만 결국 모두 학살을 당했다. 기술발전의 시대 21세기가 왔어도 대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가족이 갈리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슬프고 또 걱정되기도 한다.  <착한 브라질 이야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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