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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브라질지사
브라질에서 흑인 등 소수인종에게 대학 입학이나 취직에서 특례규정을 두는 이른바 ''소수계 우대제도(Affirmative Action)''가 일부 지역에 처음으로 도입돼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잠겨있던 인종차별문제와 이를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강경 노조위원장 출신의 룰라 대통령이 추진하는 인종평등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각급 정부와 심지어 TV 프로그램, 광고 캐스팅에서도 인종에 따라 정해진 쿼터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한다.

지난 5월 브라질 사상 최초로 흑인 출신 인사를 대법원 판사에 전격 임명한 룰라 대통령은 앞으로 5년 안에 연방정부 공무원의 3분의 1을 흑인으로 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논쟁이 시작된 것은 규모나 전통 등 여러 면에서 브라질 내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히오 데 자네이로 주립대학이다. 히오 대학은 지난해 통과된 주법(州法) 규정에 따라 올 5월 신입생 입학사정부터 흑인에 대한 특례규정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새로 마련된 특례규정은 신입생 전체 비율에서 흑인이 최소한 40% 이상이 돼야 하고, 빈민층이 주로 다니는 공립고등학교 출신이 신입생의 절반을 차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제도에 대한 반응은 즉각 나왔다. 히오 대학이 이같이 인종에 따른 입학쿼터제를 적용한데 반발해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학생은 거의 3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객관적인 성적으로 볼 때 입학이 허가된 다른 흑인보다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인종에 따른 쿼터제로 입학이 불가된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혼혈이 상당수 비율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이른바 흑인과 백인을 나누는 객관적 기준이 무엇이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학생은 "내 할머니는 흑인이지만 입학서류에 흑인이라고 표기하지 않았다"면서 "브라질같은 나라에서는 모든 사람의 피가 섞여있기 때문에 흑인, 백인을 일률적으로 나누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질 현실에서 쿼터제 의무화가 사회형평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똑같은 분야에서 일하더라도 백인이 흑인보다 57%나 수입이 더 많고, 나아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백인이 대학을 졸업한 흑인보다 높은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해마다 브라질에서 대학에 입학하는 140만명 가운데 단지 3%만이 흑인이나 혼혈이다. 대부분의 흑인들이 공부하는 공립고등학교 출신 신입생은 18%에 불과하다.

이번 쿼터제 규정에 따라 입학한 학생은 "흑인과 백인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실제와는 다르다"면서 "경찰한테 물어보라. 확실히 말하지만 그들은 누가 흑인인지 구별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 가정부의 피부색깔은 무엇이냐. 흑인, 백인을 구별하는 문제를 놓고 많은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인종차별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흑인 출신의 유명 가수 엘자 소아레스는 "우리는 모든 수준의 학교에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직업을 필요로 하고 아이들이 하루 세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소수계 특례규정의 필요성을 옹호했다.

쿼터제 규정을 놓고 백인 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과 함께 일부에서는 능력을 갖춘 흑인들에게는 다른 형태의 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쿼터제가 없이도 히오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던 흑인 출신 다를리 꽁칼베스(23)는 "내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나의 정당한 성적을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쿼터제는 다른 형태의 역(逆)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남미에서 유일한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브라질은 1888년 서반구에서는 마지막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브라질에서는 혼혈문제를 두고 특별한 문제점이 지적되거나 인종별 구분을 두어야 한다는 논의는 거의 없었다.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에는 피부 색깔에 따라 100여 인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분류는 ''밀크 커피색''이며, 가장 검은 피부 색깔의 분류인 ''블랙''은 현재 단지 6%로 공식통계에 잡혀있다. 그러나 브라질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는 자신에 대해 흑인 혹은 혼혈을 가리키는 말인 ''파르두''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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