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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중국엔 없다고? 웃기는 짬뽕이야

‘짬뽕이냐, 아니면 자장면이냐.’ 이보다 더 힘든 결정이 세상에 또 있을까. 그만큼 짬뽕은 자장면과 함께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음식이다. 차가운 바람이 칼날처럼 옷깃을 파고드는 요즘 같은 계절에는 뜨끈하고 칼칼한 짬뽕 국물이 특히 간절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오죽했으면 황신혜밴드는 자신들의 히트곡 ‘짬뽕’에서 “바람 불어 외로운 날 우리 함께 짬뽕을 먹자”고 노래하기도 했다.

‘웃기는 짬뽕’ 같은 아이러니는 이처럼 한국에서 대표적 중국음식으로 사랑받는 짬뽕이 정작 중국에는 없다는 사실. 중국음식전문가인 신계숙 배화여대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는 “짬뽕은 중국어로 ‘차우마미엔’(炒碼麵)이라고 쓸 수 있지만, 실제 중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짬뽕은 어디서 탄생한걸까? 짬뽕은 1899년 일본 규슈 항구도시 나가사키(長崎)에 있는 중국음식점 ‘시카이로’(四海樓) 주인 천평순(陳平順)이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19세기말 나가사키에는 화교(華僑)들이 많이 살았다. 특히 배불리 먹지 못하는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이 많았다.

유학생들이 먹을 값싸면서도 푸짐한 음식이 없을까 고민하던 천평순은 해물, 채소 등 다른 요리를 만들고 남은 재료들을 웍(중국식 냄비)에 쓸어넣고 볶았다. 그리고 쓸모없는 닭뼈와 돼지 잡뼈 등을 우린 국물을 더하고 국수를 말았다. 짬뽕의 탄생이다. 시카이로는 지금도 나가사키에서 성업 중이다.

천평순이 개발한 짬뽕은 뽀얗고 하얗다.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아 맵지 않고 시원하다. 새빨갛게 매운 짬뽕은 한국에서 탄생했다. 신계숙 교수는 “각국 화교들이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짬뽕이 한국으로 전해졌다”면서 “1980년대까지 한국에서도 짬뽕은 하얗고 맵지 않은 음식이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 후덕죽(侯德竹) 조리담당 상무는 “197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서 맵게 먹기 시작한 것이 일반 짬뽕 메뉴로 정착했다”면서 “매운 짬뽕은 한국이 원조”라고 설명했다.

짬뽕이라는 이름은 ‘밥 먹었냐’는 중국말 ‘츠판’(吃飯)이 일본에서 ‘찬폰’(ちゃんぽん)으로 변했고, 한국으로 전해지면서 ‘짬뽕’으로 굳었다는 게 통설이다. 비속어로 알고 있기도 하지만, ‘뒤섞는다’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엄연한 표준어다.

반면 짬뽕의 ‘라이벌’ 자장면(炸醬面)은 첫 글자 ‘자’(炸)의 중국어 발음이 제트(z)에 가깝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짜장면’에서 ‘자장면’으로 순화됐다. 많은 자장면 마니아들은 그러나 “자장면이라고 하면 도무지 먹을 맛이 나지 않는다”며 ‘짜장면’을 굳건히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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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호 인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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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로버트 엘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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