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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부산 - 뽈또 알레그레

첨부 1



쫓기듯 잠에서 깻다.

창문은 열려 있었고, 습기찬 빗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던것 같은 기억이 어렵풋이 지나간다.
윙윙거리던 모기소리도, 삐그덕 거리던 구식 선풍기의 목소리도,
어느샌가 차곡 차곡 쌓이는 빗방울소리에 잠기었다.

새우잠에 들었다가 한기가 느껴져 깻을때 난 악몽에서 헤어나온듯 벌떡 일어났다.

짐을 챙기고 후진 호텔의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내려가 보았다.
바닷가 부두에 걸쳐 지은 건물이라그런지 몇층을 지하로 내려가, 거의 물이 닿을것같은 마지막층의 식당이 초라한 색깔을 띤다.
뭐든지 다 삼류같이 느껴져 식욕이 나지 않아, 그저 커피한잔을 하고서는 짐을 챙겨 나왔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잠을 못잤지만 졸리지도 않았다.
까마득히 어딘가로 가야하는지 알듯모를듯 그저 차를 몰았다.

나는 어설프지 않아, 나는 갈곳이 있어, 나는 할일이 있어.
보는이 없는데 의식이 날 놓아주지 않는다.

플로리아 노폴리스를 혼자서 뒤로 하고 다리를 건너 나왔다. 여행의 시작.


4년전 한국에 갔을때, 큰집을 찾아 부산에 갔었다.
위에 사진이 부산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그때의 부산 향기가 났다.



사람이 지나간 곳에는 길이 생긴다고 한다.
고속 도로는 끝없이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배가 고파왔다... 혼자서 처음 가는 곳은 이유모를 망설임이 생긴다. 오히려 반대여야 하는데, 몇번이고 주유소의 작은 식당들을 지나치다가, 한곳에 멈춰서서 억양이(사투리)이상한 아저씨에게 몇가지 주문을 하고 앉아 있는데, 창밖에 이슬비가 깔리고, 몇몇 사람들이 뛰어 들어온다.


물한통을 사들고 비를 맞으며 나왔다. 바람에 날려 휘날리는 꼴이 눈같았는데. 사진에 담지 않은게 지금은 약간 후회 스럽다. 상상...
차에 타려는데 전화가 울렸다가 그친다.


누굴까... 왜 걸었을까... 또 걸까...

몇 몇 도시들이 휙 휙 지나간다.
비는 계속 오고 폭우가 쏟아지며 트럭들이 기어간다.
남쪽으로 가는곳곳에는 공사중인 도로 투성이다.

시간이 얼마나 갔는지, 난 어디까지 왔는지. 지나가는 동네마다 자랑하듯이 이름이 저렇게 써있더만, 두번쩨 네번쩨 이후부터는 사진기도 잡히지 않고 달려지기만 한다.


아무도 모를거야,
난 이곳을 지나고 있어...
난 여기까지 왔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이름들.

어둑한 하늘때문에 시간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느긋하지 못했다.
라디오를 틀어보기도 하고, 들리지 않으면 들고간 음악 씨디를 반복한다.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해본다. 간절하다. 비가 그쳐 창을 열어본다. 소리도 질러본다.


창가쪽에 멀리 똥물같은 강인지 바다인지, 철렁거리는것을 보아 바다 같다.
오르락 내리락 운전에 집중되어 추월하고 당하고,
평범하다. 달리는 차들중에 그저 하나 일뿐이다.

평지가 나오면 어김없이 도시잔해가 나타난다.
그럼 도로가 조금 나아지다가 공장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그러다 보면 산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뽈또 알레그레 몇 킬로미터 표지판이 보이고.

사라진다, 목표가.


멀리 뭔가 타는듯이 연기를 뿜고 있다.
지나다 보니 어떤 공장에 불이 낫는지 분주하다.
구경꾼들이 한가득 길을 막고 버틴다.

이 도시는 요란하게 날 맞이하는구나, 하며 들어선다.

오래된 항구 도시. 먼지 투성이 나이든 건물들.
몇몇 싸보이는 호텔을 둘러보며 여기저기 돌아본다.

게임방이 있길래 차를 세우고 인터넷 검색을 해본다.
시간은 오후 2시즘, 이곳사람들은 뭘하고 노는가? 찾은건 많지만 막상 찾아가려니 쉽지가 않다.
둘이었다면, 셋이었다면 어떻게든 가지 않았을까... 느낀적 없던 나의 집단특성 감염에 놀란다.

큰 공원이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니, 붐비는 맥주빠 등등 많다.
옵션이 많을수록 결정은 어렵다.

차를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부유층이 사는듯한 동네랑 쇼핑을 찾았다.
차를 세워 들어가고픈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기까지 와서 쇼핑이라... 새롭지 않다.
뽈또 알레그리도 쌍파울과 다르지 않게 예전 쎈뜨로와 신 쎈뜨로 이런식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곳의 유명하다는 곳들을 차로 휙둘러보니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5시즘 마켓에 들려 모기약을 삿다.
이글을 쓰는 지금은 8월인데, 그때 삿던 모기약 아직도 유용하게 모니터 옆에 자리잡고 있다.

혼자라는건 역시 어설픈가 보다.
마켓 밖에 택시기사들이 서성인다. 다가가니 내가 관광객이다.
택시 기사에게 적당한 식당을 물어보고선 길을 잡아가려는데, 자꾸 설명을 또 한다. 포어 못하는 관광객이다.

호텔찾아 보러 다니다 알게된 큰길에 있는 식당이었다. 해서 어렵지 않게 찾았다.

여행의 즐거움.. 이게 아닐까... 저녁 식사.
촌놈이 parrillada를 첨 먹어보려 시켰다. 왼걸,,, 몇몇가지는 너무 기름져 못먹겟다.
아르헨티나로 가는 한국 사람이 브라질 남단도시인 뽈또에 위치한 우루과이 식당에서 혼자 저녁을 먹는다.
밖이 어둑해진걸 보면 한 7시되었는가 보다. 하지만 넒은 식당에는 나 외에 두세테이블이 고작.

느끼한 기름덩이에는 역시나 포도주가 최고.
기분좋고, 혼자 신낫다.

웨이터 아가씨한테 팁도 두둑히(?) 주고 혼자만의 여행을 만끽하던 유일한 그날의 순간이었다.
밖에 나와 보니 이미 캄캄하다.

주차장 지기에게 밤에는 어딜가는게 좋은지, 좋은 술집은 어딘지 취기에 이런저런 정보를 얻는다.
차를 몰고 나와보니 참 어둡다.

왼걸, 낮에 봐둔 호텔이 도저히 보이지가 않는다.
이리 돌고 저리 돌고, 어디에 있는건지 도저히 파악이 안된다.
어쩔수 없이 쎈뜨로 어딘가에 있는 조촐해 보이는 호텔앞에 차를 세웠다.

로비에는 왼 동양 아가씨가 지배인 아저씨로 보이는 사람과 흥정을 스패인어로 시도중이다.
옆에는 승무원들의것 같은 가방하나 바퀴를 뒤로하고 세워져있다.

갑자기 나타나니, 깜짝 놀라 쳐다본다. 아저씨를 따라 같이 방을 보러가게 됐다.
낡은 호텔이라 엘레베이터 문을 직접 착착 닫았다 열었다 해야하는 건물이다.

이방은 화장실이 없는방, 화잘실은 공용으로 여기 이 화장실을 쓰고,
이방은 화장실이 붙어 있는 스위트룸 - 절대 수준 이하.

어두워진 밖을생각해보면 다른 호텔을 찾을 엄두가 안나,
적당한 가격을 흥정하고는 화장실이 붙은 방을, 동양 아가씨는 화장실 없는 바로 앞 방을.
대만 사람인가 보다.

차고는 건물에서 한블럭 떨어진 곳이란다.
차를 세우고 걸어 오는데 아까 동양 아가씨와 맞닥드렸다.
한 참 쳐다보고 뭐라 말하려 하다 가방을 끌고 홀연히 간다. 뒷모습.

호텔 아저씨는 그여자가 미쳤다고 한다.
자신이 먼저 왔는데도 화장실 있는 방을 내게 줬다고 화를 내고는 환불해달라 하고 가버렸단다.
말이 안통해서 오해가 생겼나, 그건 또 어떻게 알아들었을까...
찰칵하고 엘레베이터 문을 닫았는데도 궁시렁 대는 아저씨 하소연이 들린다.

한참 혼자 차를 몰며 쫒기다 마켓 계산대 아저씨며, 앞에 서있던 택시 기사들이며, 호텔아저씨며 , 동양 아가씨며, 쫓기던 내 자신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런거구나.. 올라왔다.


마침 전화가 울린다. 난 잘있어. 잘자요. 뚜뚜.... 왼지 모름 부담만 되는 그녀 목소리.


샤워후 모기약을 꼼꼼히 뿌리며 생각이 플래쉬 터지듯 지나간다.. 여기까지 온것이 대견하기도 하고, 쫒기던 질문들의 답은 어디서 찾을지 막막함에 한숨이 피식 나온다.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고, 이럴리가 없을거라고 모두들 답을 해줄 그런 사람이 나란걸 난 잘 알고있다, 오기로 온것은 아니지만, 난 무엇을 찾아 온것인지 두근거리기만 했다. 시계를 보니 아직 이른듯........ 이제 나가볼까 하고 생각도 하기전에 난 잠들어 버렸다.







새로움이 하나도 없는 그 도시에서 난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일들을 겪었다.
지극히 아무렇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일들이었건만,
인연이란 손만 내밀면 닿는거야.


선착순이야.

http://jota80.egloos.com/2034276


doo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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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등 성혁 2009.09.18. 21:28
여행에 열정과 여행자에고독이 배어인는 소중한 정보 고맙게 들러보고 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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