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투데이] 제37대 브라질한인회장 권명호 피추천자에 대한 찬반 인준투표가 유일 안건으로 채택되어 열린 임시총회는 그야말로 혼란, 충격 그 차체였다. 한인회 역사상 이러한 총회 광경을 눈앞에서 처음 목격한 일부 참석 인사들도 당혹감에 한 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브라질한인회(회장 홍창표. 이하 한인회)는 지난 4일(토) 오전 10시부터 한인타운 봉헤찌로 소재 K-SQUARE쇼핑 2층 루프탑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홍 한인회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 날 임시총회는 총회라고 하기엔 진행에서부터 많이 부족해 보였다. 이른 시각부터 쌀을 받으려는 이들로 마련된 좌석이 부족할 만큼 북새통을 이루면서 총회는 갈길을 잃은 분위기였다.
참석자들 다수가 손에 쥐고 있던 종이의 정체는 같은 시각 아래충에서 한인회 관계자가 선착순으로 나눠준 ‘쌀 표’로 확인됐다.
앞서 한인회에서는 지난 주 초 임시총회 참석을 독려하는 목적으로 같은 날 같은 시각 쇼핑 입구에서 쌀을 선착순으로 배부한다고 공지하면서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인회가 정족수를 채우려는 꼼수라는 비난이 일었다.
사실 과거에도 총회 성원을 위한 정족수 부족을 인식해 일부에서는 저녁 간식을 제공하거나 버스를 대절하는 등의 단순히 편의를 목적으로 여러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 날 총회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인들을 동원해서까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는데에만 급급한 한인회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한 비난은 총회 후에도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 날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 투표하기 위해 참석한 인원이 고작 약 30여명 내외라는 점은 이제 차기 한인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몫이 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참석자 다수가 과연 투표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했느냐는 것이다. 이 날 한인회 측에서는 참석자들에게 서명서류에 성명, 영주권번호 등의 개인정보 기입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서류에 서명한 다수의 한인들은 쌀을 받기 위한 것으로 인지하다보니 개표도 시작하기 전에 한 두명씩 자리를 이탈하더니 급기야 참석자 3/2가 우르루 엘리베이터 앞으로 몰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 시각 쌀을 비치해 둔 아래 층에는 별도의 관리자가 없는 틈을 타 너도나도 먼저 쌀을 가져가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금새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이 같은 상황은 보고 받은 한인회 관계자가 현장에 도착해 가까스로 정리는 됐지만 자칫 안전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였다고 한 목격자는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개표 결과 총 188명의 투표인 가운데 찬성 154표(반대 18. 기권, 무효 16표)를 얻어 인준을 받은 권명호 피추천자는 텅빈 객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하는 웃픈(?)광경이 연출되면서 모두의 축하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번 임시총회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쌀 배포가 ‘신의 한 수’였다는 일부로부터 칭찬은 받을지언정 한인들로부터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외면받은 데에 전적인 책임은 현 한인회가 져야 할 것이다.
또한, 쌀 배포를 두고 뒤늦게 부정여론을 인식한 한인회가 오해소지를 들며 재외동포재단 지원에서 익명의 기부자로 변경해 발표하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여진다.
50년이 지나도록, 한국인 이민자들한테 필요한 게 뭔지 파악도 못한 오합지졸들이다.
집단적으로 몰락해서 한국으로 돌아간 한국인 이민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도 혼란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