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발전해야 하는 사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마지못해 사는 단계다.
이혼해 달라니 해주지 않고 또 막상 이혼 하자니 자식들 키우는데 문제나 주위 사람들 시선 때문에 하지 못하겠고 같이 살자니 치사하고 아니꼽고 더럽고 자존심 무지 상하지만 형식적으로 남편이 있는 게 나아서 정말 마지 못해 사는 단계다.
이런 부부가 없을 것 같지만 아주 많다.
두 번째는 이해의 단계다.
이 여자는 깨끗한 걸 좋아해 매일매일 씻고 자는데 남편은 한번도 씻고 자는 법이 없다.
그래서 아내가 "여보 제발 좀 씻고 자라. 응" 하는데 들을 때는 "그래" 해 놓고 밤에 술 쳐먹고 들어 와서는 씻지 않고 그냥 잔다.
아무리 말을 해도 안 들으니까 그 다음엔 포기하고 '그래, 네가 얼마나 피곤하면 그냥 자겠냐' 면서 지나가는 단계를 이해의 단계라고 한다.
세 번째는 남편이 하도 아내가 씻고 자라고 하니까 할 수 없이 '그래 이것만큼은 네가 제일 싫어 하는 거니까 들어주지' 하고 또 담배 피우지 마라 ,마라 하니까 밖에 나가서 피우고 들어 오지 하면서 아내가 제일 싫어 하는 것은 들어주며 행동하는 단계를 존중의 단계라고 한다.
이 정도만 되어도 대단히 발전한 단계다.
그러나 우리는 네 번째 단계인 존경의 단계로 까지 가야 한다.
이 존경의 단계라는 것은 정말로 누구보다도 나에 대해서 잘 아는 배우자가 나에게 존경심이 우러러 나오게 되는 단계다.
예를 들자면 부모형제 자매도 앞면 깔고 무시하는 일이 많은 이민생활 속에서 바느질 해서 번 돈으로 아내 몰래 처갓집 식구 도와 준다든가 또 남편 몰래 불우 이웃을 돕는 아내를 발견했을 때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러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아내는 음식을 잘해 존경스러워 한다든가 우리 남편은 돈을 많이 벌어다 줘서 존경 한다는 것은 존경 보다 좋아 한다는 표현이 더 가까운 것 같다.
또 아들 보고 내 너한테 천 헤아이스 줄 테니 존경해 라고 말하면 존경심이 우러러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토요일 아들 데리고 한 봉사단체에 가서 못사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봉사 하는 것을 보일 때 아들은 우리 아버지가 이런 사람 이었구나 라는 존경심이 우러러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이 사 단계 즉 존경의 단계에 까지 가야 하는 이유는 항상 잘 먹고 잘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사고가 나서 움직일 수 없는 병으로 누워 있을 때 아내가 존경스러운 남편을 생각하며 끝까지 돌보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민 생활에 어렵다 보니 감정이나 행동,생각이 각박해져 메말라 있던 습관이 생활 안정이 되도 그런 습관을 계속하는 사람이 많다.
존경심은 돈이 많아서 얻는 것도 아니요 명예로 얻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에게서 넘치는 인간미를 느낄 때 비로소 존경심이 우러나는 것이다.
아직 남은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처음처럼 인간미가 넘치는 부부생활로 돌아가서 행복한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