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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원칼럼
2020.09.22 10:19

애묻이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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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낸 말이 아니고 20세기 초기에까지 있었던 우리민족의 역사 한 토막이었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애묻이골”을 지나다닌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갈뿐 구전으로 전해오는 전설이 아닌 사실적 역사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애묻이골은 슬픔을 봇물처럼 몰고 온다. 지금은 흔 하디 흔 한 먹거리가 죽음을 몰고 온 시절을 생각 해 보자. 과연 인간사회에서 우리 한(韓) 민족의 역사에서나 이런 일이 일어났던 일이지 타민족에는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먼 옛날도 아닌 팔구십년 전에도 있었던 일이다. 잊어서는 안 될 우리 조상들이 걸어온 길의 한 토막이다. 찢어지게 가난하여 먹을 것이 모자라고 또 모자라던 고통의 시절, 늙은 어머니와 철 없는 어린아들이 밥상에서 서로 더 먹겠다고 티격태격 다투어 대니 그 늙은 어머니의 자식이고 어린아들의 아버지가 자식은 또 낳으면 되고 하니 아들 입을 없애겠다고 단안을 내려 결심하고 자식을 희생시켜 어머니를 봉양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현실이라면 불가능한 논리요 살인이다. 


역사는 이어지는 것이건만 상상할 수도 없는 살인이 왕왕 발생했으니 ‘거짓말’같지만 사실임을 믿는다. 


서너댓살 먹은 아들을 생매장 하려고 지게에 짊어지고 가는 아버지의 마음하며 그것을 모르고 즐거워하는 자식의 모양을 상상해 볼 때 인간 사이에 더더욱 혈육사이에서 벌어진 비극을 어디다 쓸어 담을 것인가. 우리 한 민족만의 슬픔이 아닐 수 없다. 묻음 당하는 자식의 눈망울, 그 처참한 몸부림은 인간에게 있어 더구나 당사자에게는 최악의 고통이 아닐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는 생명을 담보로 효도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사실이 발생했다면 몇 십 년의 징역은 고사하고 각종언론이 대서특필할 것이다.


이런 세월속을 살아 왔던 현대인에겐 자애심(慈愛心)을 심어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위할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이익 앞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나만의 삶에서 벗어나 야 한다. 나만 잘살면 되고 내가 속한 단체, 나를 따르는 자들만 위하는 행위는 ‘애묻이’행위처럼 도저히 용납되지 못하는 도덕적 살인행위 뿐 아니라 천인공노할 범죄행위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생매장당하는 아이의 통곡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것 같다. 이 소리가 현대 5천만 국민의 가슴팍을 애잔하게 하고 있다. 이 비극적 역사 속에서 탄생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역사를 외면하고 5년 단임정부가 나라와 국민을 애묻이 골로 끌고 가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런 슬픈 역사속에서 태어나 오늘에 이르렀다. 


복잡미묘(複雜美妙)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반드시 삶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온고지신이 무엇인가 “옛것을 연구하여 거기에서 새로운 지식이나 새로운 도리를 알아내는일”이다. 우리 역사의 최대의 비극이라 할 수 있는 애묻이골을 기억에 담아 극복할 수 없는 고난을 극복하는 목적으로 삼으면 좋겠다.


얼룩진 역사속에서 탄생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남다른 민족으로 성장해야 한다. 


세계 역사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이념 논쟁에 휩싸여 나라의 재정을 ‘애묻이골’시대로 몰고 가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 일로 대동단결해야한다. 애묻이골에 같이 묻히는 국가는 되지 말아야 한다. <정하원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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