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일칼럼

[브라질 음악문화 읽기] 음악의 뿌리와 종류, 그리고 세상 읽기<1>

by 투데이닷컴 posted Oct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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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음악유산=브라질 사람들에게 음악은 삶이고 삶은 음악입니다. "음악을 잘한다"의 평가는 주관적이지만, 브라질인들의 음악적 독창성과 다양성은 많은 음악학자(musicology)들이 인정하고 있지요.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브라질 친구들의 몸 안에 흐르는 리듬감과 음감은 탁월합니다. 

브라질 음악은 파인아트(fine arts)라고 불리며 중세 유럽의 전통이 만들어 내고 미국이 퍼뜨린 예술음악과는 결을 달리한, 풍부한 인종,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 악보를 뛰어넘는 즉흥성과 창작성을 가진 인류문화의 유산이라 불릴만합니다. 

뿌리는 포르투갈과 아프리카 두 개의 전통입니다. 500년 전 유럽, 특히 포르투갈이 속한 이베리안 반도를 5세기 이상 지배한 북아프리카에서 이주한 무어인들은 유럽과 아랍 문화의 전통을 심었고, 브라질 정복자들은 이들의 음악유산을 들여왔습니다. 

한편, 아프리카 전통은 사탕수수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끌고 온 노예들의 종교를 통해 브라질 전역에 퍼졌습니다.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유럽, 중동, 일본의 이주자들 그리고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미국발 신자유주의 영향은 브라질의 음악적 토양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알려진음악: 삼바, 보사노바, MPB=브라질 음악하면 삼바(samba),  보사노바(bossa nova), 그리고 MPB(Música popular brasileira)를 떠올립니다. 

삼바는 카니발에서 타악기 연주자들이 여러 종류의 다른 리듬이 섞인 폴리리듬(poly-rhythm)과 강렬한 집단 노래에 사용되는 음악입니다. 이 음악은 춤과 음악, 미술과 연극적 요소를 잘 담아낼 수 있는 특징으로 브라질인들의 정체성과 정통성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보사노바는 삼바에서 유래했습니다. 리듬의 골격이 유사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전자가 춤을 위한 음악이라면 후자는 노래를 위한 음악이라고 불립니다.

기타와 보컬의 단순한 조합 이지만 기타 특유의 악센트와 현의 유동적이고 기민한 음향은 중얼거리듯 가사를 ‘툭’, ‘툭’ 던지는 노래와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콧소리가 들어간 보컬은 브라질 북동쪽 인디오와 유럽 후손의 피가 섞인 까보끌로(caboclo)의 특징을 드러낸다고 하지요. 이 리듬 위에 복잡한 화성이 가미되고 서정성을 듬뿍 담은 담백한 선율이 흘러갑니다.

한편, MPB는 삼바와 보사노바의 영향을 이어 받아 바이아(Bahia) 음악, 지역적 특징, 그리고 미국의 재즈와 락 음악과 결합해 20세기 후반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음악 페스티벌을 통해 퍼졌고, 군부의 정치적 억압에 반응하고 저항하며 실험적인 음악 장치를 통해 직접적이고 은유적인 가사, 강렬한 멜로디, 풍부한 화성, 다양한 리듬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음악학을 공부했고, 2019년에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남미과에서 사회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기중 박사가  이번 주부터 독자들을 위해 매주 브라질 음악문화의 다양성과 수용성 그리고 확장성을 주제로 음악칼럼을 제공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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