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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가장 힘든 일은, 그날그날 마누라 기상도 체크

남자가 가장 힘든 일은, 그날그날 마누라 기상도 체크
강인춘 기자



[일러스트 강인춘]
© ⓒ중앙일보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솔직히 79살 노인이 되면 신세가 편할 줄 알았다.

젊어 힘들여 고생하며 일했으니 나이 들어서는

마누라에게 편히 대접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아침밥 마누라가 차려주는 대로 군소리 없이 먹기

마누라가 집에 없을 때의 점심은 각종 라면으로 때우기

매일 아침 베란다 화분에 물 주기

마누라의 심부름으로 마트에서 실수 없이 장보기

마누라 앞에서 할 일 없이 어정쩡하게 빙빙 돌지 않기

음식쓰레기 갖다버리기

 

이것뿐이 아니다.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마누라의 기상도 체크하기

마누라의 빈정대는 말투에 묵묵히 참기

마누라 외출할 때 ‘어디 가느냐?’ ‘몇 시에 들어와?’ 묻지 않기

 

사실 말이지 이 중에서 제일 힘든 것은 그날그날의 마누라 기상도 체크였다.

워낙 변덕이 죽 끓듯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관계로

그 변덕에 맞춰서 하나하나 조심스레 행동해야 하니까 신경이 곤두선다.

한마디로 잘라 말하자면 남자라는 동물은

세상 눈감는 그날까지도 마누라의 눈치를 봐야 한다.

비참하게도….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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