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한국경제 .................................
- lorenjo
- 503
- 0
한국경제가 낭떠러지에 서 있다. 세계경제 둔화 속에 전통적인 성장동력인 수출이 부진을 겪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라는 대외리스크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정치권은 민생법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을 내팽개친 채 정쟁에만 골몰한 상태다.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도 모자랄 정치권이 경제위기를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하는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잇달아 나쁘게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부진을 씻고 ‘상저하고’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대내외적인 상황이라면 하반기에도 경제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수출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경상수지는 112억5000만달러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2012년 2분기 109억4000만달러 흑자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줄며 상품 수출 및 수입의 차액인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96억1000만달러로 쪼그라든 탓이다.
1분기 상품수지 흑자는 2014년 1분기(170억6000만달러) 이후 최소치를 나타냈고, 1분기 수출은 1375억달러로 1년 전보다 8.4% 감소했다. 분기별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 3분기(-3.9%)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1분기 수입이 1178억9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6%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유지했지만,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으로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 양상이 나타났다.
4월에는 수출 부진에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액 송금이 몰리면서 경상수지가 2012년 4월 이후 84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무역수지 흑자폭은 41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61억6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국내 상황 역시 답답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추경안 통과가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경기 하방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추경이 하루하루 효과를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추경이 5월 내 집행돼야 0.1%포인트 성장률 제고 효과를 낼 것이라는 계산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1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1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추경안이 5월을 넘길 경우 그만큼 경기 선제대응이 어려울 뿐 아니라 효과도 저감될 우려가 있다”며 “5월 국회에서 (심사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글로벌경제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더 악화하면서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도 우려했다.
세종=박영준, 신동주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