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년된 노트르담 대성당 삼킨 화재, 원인은? “테러·방화 아닌 듯”
- lore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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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년된 노트르담 대성당 삼킨 화재, 원인은? “테러·방화 아닌 듯”
860년 역사를 지닌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15일(현지시간)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해 1시간여 만에 지붕과 첨탑이 붕괴됐다. 다행히 쌍탑과 서쪽 정면 등 주요 구조물은 불길을 피했다. ‘파리의 심장’으로 불리는 노트르담 성당을 한순간에 집어삼킨 화재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화재는 첨탑 개·보수 작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언론들은 “현재까지는 600만 유로(약 78억원)가 들어간 첨탑 보수 작업과 잠정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소방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 소방당국은 이 보수 작업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화재를 확대시킨 요인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지 검찰은 테러나 방화보다는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불이 첨탑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패트릭 차우벳 목사는 “중세시대에 만들어진 ‘더 포레스트(the forest)’라는 별칭의 성당 내부에 있는 나무 들보에서 먼저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에마뉘엘 그레그와르 파리 부시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첨탑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불이 빠른 시간 안에 번진 이유는 노트르담 성당 내부가 대부분 목조로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현재 큰 불길은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용감한 소방관들 덕분에 최악은 피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 진화를 위해 이례적으로 400여명의 소방관이 투입됐다.
화재 진압 작전은 13세기에 지어진 2개의 석조탑에 불이 옮겨 붙지 않게 하는 데 집중됐다. 소방관들은 또 가장 보존 가치가 높은 유물들이 몰려있는 건물 뒤쪽을 보호하는 것에도 주력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파트리크 쇼베 노트르남 성당 신부는 “일단 가시면류관과 13세기 루이 왕이 입었던 옷 등 귀중한 유물 두 점을 구해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헬기나 항공기로 이용해 대량의 물을 뿌리는 진화 작업은 성당이 붕괴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이뤄지지 않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