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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일칼럼
2017.09.22 19:37

'치안 인프라'는 국격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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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요란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 담벼락에 기대어 주변을 둘러보니 뛰어오던 청년이 웃으며 미안하다는 듯 손을 들어 보인다. 10여 년 전 남미에서 경찰영사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4200만명이 사는 주(州)에 강도사건이 연 30만건에 이를 정도로 범죄가 일상화된 곳이다 보니 등 뒤의 발자국 소리에 민감한 게 당연했다. 한 교민은 운전 중 정지 신호에 대기하는데 10여 명의 떼강도가 나타나 총으로 위협하며 지갑을 빼앗아 갔다고 한다. 


불안은 물론 일상의 불편도 크다. 미성년자는 법적으로 보호자 동반 없이 다닐 수 없어 항상 동행해야 한다. 집에는 철조망•전기선을 두르고, 은행은 이중 출입문, 금속탐지기에 무장경호원까지 둔다. 강도에 대비해 별도의 소액 지갑을 항상 휴대해야 할 정도다. 현재 근무하는 워싱턴DC는 환경이 좋지만 치안 상황만은 난제다. 인구 63만명의 인근 도시는 피살자가 연 300명이 넘고, 올해는 400명을 넘길 전망이다. 급기야 시민들이 나섰다. 한 시민단체는 금년 5월부터 `살인 없는 주말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치안 불안으로 고통을 겪는 국가들을 보면 정치불안•전쟁•폭동 등으로 정상 치안 활동이 어려울 때 범죄조직들이 영역 확대를 위해 다투고, 그 결과 범죄가 급증한다. 이들은 범죄를 조직 존립과 확장의 수단으로 삼고, 주민들을 심부름꾼과 방패막이로 활용하며, 합법조직으로 위장해 법망을 피한다. 지역 마약조직은 조직원을 법 집행기관에 침투시켜 단속 정보를 캐고, 공무원과 정치인을 회유•협박해 지원 세력으로 삼는다. 


치안 불안은 국민 고통은 물론 국가신인도 하락, 경제활동 위축, 안전비용 부담 등 국가와 사회에 큰 폐해를 끼친다. 경제 발전에 노력하는 남미•아프리카국들이 불안한 치안으로는 외국 투자 유치와 원활한 경제활동이 불가함을 인식하고, 차관을 빌리거나 외국 경찰의 도움으로 치안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저개발 국가나 개도국뿐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더 안전한 미국`을 위한 치안강화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치안 안정을 당연시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에는 미온적인 경향이 있다. 치안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과 범죄 양상에 맞춰 역량과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 국민들이 범죄 불안 없이 평온한 삶을 누리고, 외국인들이 심야에도 자유로이 활보하며 즐길 수 있었다는 평을 계속 듣느냐 여부는 소중한 자산인 `치안 인프라`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 국민과 정부가 얼마나 더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창룡 주미대사관 경찰주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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