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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평생 섹스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니…”

“앞으로 평생 섹스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니…” 

 화학치료 후 암 생존자의 성생활은 가능한가? 왜 환자나 의사 모두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가

(애비게일 존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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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의 경우 성관계 심지어 애정관계까지 흔들리거나 깨질 수 있다.
청색 팬티 차림의 데이비드 퓨어러는 카메라 앞에서 우람한 한쪽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근육을 과시하고 다른 팔은 가슴 앞에서 주먹 쥔 자세를 취했다. 두툼한 근육과 정맥이 그의 검게 그을리고 매끈한 피부 아래서 물결 쳤다. 얼굴에는 긴장감 어린 엷은 미소가 감돌았다. 2001년 당시 25세의 퓨어러가 미국 뉴욕 주 ‘내처럴 보디빌딩 챔피언십’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 획득을 불과 몇 일 앞둔 시점이었다.

4개월 뒤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 이제 40세에 암 치료로 인해 1년 가까이 임포텐스(발기부전)로 지낸 퓨어러는 “남자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잃었다”고 말했다. “남자에게 임포텐스는 단순히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말하자면 남자가 아닌 셈이다. 사람들에게 ‘나는 남자가 아니야’라는 말을 어떻게 하겠는가?”

“암입니다”는 말을 처음 들을 때 사람들은 확실한 건 미래가 대단히 불확실해졌다는 사실뿐인 대안 현실 속으로 굴러떨어진다. 얼마나 더 살게 될까? 내가 죽으면 아이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치료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머리가 모두 빠질까? 뚱뚱해질까? 양쪽 가슴을 모두 절제해야 할까? 아기를 가질 수 있을까? 환자가 의사와 상의해야 할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 너무 많아 섹스는 종종 중요한 걱정거리 축에 끼지도 못한다.

그래선 안 된다.

화이자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리서치 컨설턴트 출신으로 현재 ‘스투피드 캔서(Stupid Cancer)’ 이사인 퓨어러는 “치료만으론 부족하다”며 “오래 사는 사람이 많아진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지만 지금은 정말 끔찍한 일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스투피드 캔서’는 청년 세대의 암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단체다(2017년 7월 31일자 32쪽 참조).

암은 무자비하고 극악무도한 병이다. 종양학자들은 종양 크기를 줄이고 전이를 막는 데, 다시 말해 수명을 연장하는 일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그러나 이런 치료에는 종종 임포텐스부터 질 수축과 건조에 이르는 끔찍한 성적 부작용이 수반된다. 환자·파트너·가족이 겪는 심리적 영향도 있다.

암 생존자 중 최소 60% 이상이 장기적인 성생활 문제로 고통 받지만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받는 사람은 20%에도 못 미친다고 임상 심리학자 레슬리 쇼버는 말한다(암 생존자들이 성적 건강과 임신 문제를 헤쳐나가도록 도운 선구자 중 한 명이다). 암 환자 중 치료가 성·애정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진 의료 관계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자신의 성 문제와 관련해 의료 관계자들에게서 받은 도움에 만족하는 비율은 20%에 지나지 않는다.

상당 부분 순전히 창피하기 때문이다. 섹스는 가장 많은 사람이 거북해 하는 토론 주제 중 하나다. 미국암학회 생존 담당 부회장이자 재활심리학자인 캐서린 알파노 부회장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해가 갈수록 그들의 삶에서 애정관계가 사라져갔다. 섹스는 임상진료에서 논의되지 않아 연구가 많지 않은 분야다. 사람들은 연구에서든 환자로서든 의료관계자로서든 그 문제를 입에 올리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 내 1550만 명 이상의 암 생존자들(그리고 올해 새로 진단받게 되는 암 환자 168만8780명) 입장에서 투병생활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삶에서 육체적 쾌락과 애정관계가 없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환자가 활용할 수 있는 요법과 약물뿐 아니라 암 생존자들이 건강한 성생활로 복귀하는 험준한 길을 헤쳐나가도록 돕는 일단의 전문가들이 있다. 환자와 의사가 그에 관해 토론하는 법을 배우려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섹스 요법 전문 정신과 의사이자 암 환자를 상대하는 매들린 카스텔라노스 박사는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는 인생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삶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암은 미국 내 제2위의 사망원인으로 매년 5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의 목숨을 앗아간다. 그러나 암 진단이 곧 사형선고는 아니다. 그리고 치료법 향상과 조기 진단으로 요즘엔 과거 어느 때보다 생존율이 높다. 일례로 미국암 학회에 따르면 백혈병의 5년 생존율은 1970년대 중반 34%에서 2006~2012년 6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동안 유방암 생존율은 75%에서 91%로 뛰었다. 그러나 암을 이겨낸 뒤 뭐가 남는가?

그 답은 암과 치료 유형으로부터 나이와 성별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변수에 좌우된다. 예컨대 대다수 전립선암 환자는 수술을 받든 방사선 또는 호르몬 치료를 받든 어느 시점에는 발기부전을 겪는다. 또한 사정 능력도 잃고(하지만 오르가슴은 여전히 느낄 수 있다) 때때로 사정 중 약간의 소변을 배출하기도 한다.

오르가슴을 느끼는 강도가 떨어지는 남성도 있다. 고통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지만 불편을 겪기도 한다. 수술 후 대다수 남성은 일시적으로 요실금이 생기며 호르몬 치료 후 대부분 성욕 감퇴 또는 상실을 경험한다.

이 모든 변화의 가장 심각한 타격은 환자와 파트너들이 이런 부작용에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을 때다. 뉴욕시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병원의 남성 성·생식의학 프로그램의 존 멀홀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주에 50세 남성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수술받지 않았을 겁니다.’ 문제는 환자들이 갖는 기대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 수술 18개월 후 발기는 잘 될 수 있지만 사정할 때마다 소변을 30㎖씩 배출하게 된다.”

63세의 헤어스타일리스트 해리는 뉴욕시 마운트 시나이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서 전립선절제수술을 받은 뒤 성기능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카테터(가는 관) 제거 후 한 주 정도 이내에 자위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며 “처음에는 잔뜩 겁먹게 된다”고 말했다. “몸 안의 모든 것을 잘라내 아무 것도, 심지어 먼지조차 나오지 않는다!” 자위를 하면 성기로 혈액이 유입돼 임포텐스뿐 아니라 축소 위험도 줄어든다. 그러나 해리는 그것을 싫어했다. “너무 늘어져 그렇게 하는 게 보통 짜증 나는 일이 아니다.”

전립선암 치료 후 대다수 남성은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를 복용하며 혈액을 공급해 음경축소를 피하고 발기를 돕는다. 그러나 음경주사, 진공펌프, 알프라스타딜 뇨도좌약(브랜드 명: 뮤즈) 같은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많다. 뇨도좌약은 성기 끝에 삽입하는 작은 알갱이들이다. 멀홀 소장은 “끔찍할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사람들이 리듬을 되찾는다”고 말했다. 해리에게 알약과 주사는 듣지 않았지만 뮤즈는 효과가 있었다. 뉴욕시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치료 받은 해리는 이렇게 말했다. “고통도 전혀 없이 5분 뒤, 벌떡 섰다! 기적 같은 일이다. 하지만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한 번 투약할 때마다 투약 비용이 120달러에 달한다. “나는 보통 사람보다 돈벌이가 좋다. 팁으로 200달러 정도를 받으면 ‘야! 두 번 발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대형 제약회사 암 연구원으로 일했던 72세의 전립선암 생존자는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발기 기능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현실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딸 둘을 뒀고 인생에 불만이 없다. 안락한 은퇴생활을 누리고 있다. 여행도 다닌다. 긍정적인 측면을 봐야 한다. 축 처져 지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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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더(오른쪽)는 자궁경부암 환자와 생존자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비영리단체 서바이어를 운영한다.
대다수, 특히 젊은 남성일수록 그런 태도를 갖기가 쉽지 않다. 퓨어러는 25세 때 고환암 진단을 받고 고환절제 수술로 한쪽을 떼어냈다. 건강을 회복해 28세에 결혼했지만 2년 뒤 다른 형태의 고환암 진단을 받아 또다시 고환절제수술을 받아야 했다. 방사선과 호르몬 치료가 뒤따랐다. 의사들은 그 결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았다. 진 빠진 느낌에 고통 받고, 욕지기 나고, 생식력을 잃게 되리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완전 임포텐스 상태로 9개월을 보냈다. 1년도 안돼 아내가 곁을 떠났다.

퓨어러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을 뿐이다. 암 투병 생활의 모든 측면이 몹시 끔찍하지만 가장 힘든 부분은 그런 삶이 어떤지 아무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는 듯한 느낌 속에 그 뒤 5년을 보냈다. 야호, 살았다! 5년 생존 시한을 넘겼다. 하지만 그 5년을 말 없이 외롭게 보냈다. 다시 데이트할 수 있을까? 이런 고통을 겪은 뒤에도 느낌이 예전 같을까? 아니라면 어떤 느낌일까? 친구들이 모두 아기를 갖고 승진하고 BMW를 구입할 때 그런 걱정이 커다란 바위처럼 마음을 짓누른다.”

타미카 펠더는 암 환자 외모가 어떤지 잘 알았다. 늙고 병들고 머리 벗겨지고 약에 절은 모습이었다. 적어도 그녀가 고등학생 때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은 그랬다. 그러나 워싱턴 D.C.에서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일하던 그녀도 25세에 자궁경부암에 걸렸다.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화학·방사선 치료 그리고 근치자궁적출술(radical hysterectomy) 치료를 받았다. “자궁을 잃게 되면 여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영원히 아무도 나를 원치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5세에 ‘앞으로 평생 섹스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니’ 하는 절망감이 들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긴단 말인가?”

화학치료를 받는 여성은 종종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조기 폐경에 이른다. 질이 건조하고 빡빡해지고 성관계에 고통이 따른다. 화학치료를 받으면 성욕도 줄고 질염이 발생하고 음부포진이나 곤지름(성기 사마귀)이 생기며 피로감·욕지기·체중증가·탈모가 발생한다. 보스턴에 있는 ‘베스 이스라엘 디커네스 암 센터’의 종양 사회복지 프로그램 매니저로 두 번이나 유방암을 극복한 허스터 힐 슈니퍼는 이렇게 말했다. “거울을 들여다볼 때 아름답다는 느낌이 안 들며 실제로 예뻐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암환자 환우회를 많이 여는데 성욕감퇴가 최대의 화제다. 고통스러우면서 우스운 현실이다. 일요일 오후에 섹스 말고 대신 뭘 하겠는가? 주방 바닥을 청소하고 옷장을 정리하고 치과 신경치료 등 기본적으로 무슨 일이든 한다.”

펠더는 암 치료 과정에서 “앞에서 뒤까지 심각한 방사선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아기에게 기저귀 발진 연고를 발라주던 엄마가 이번에는 25세 딸에게 다시 화상 연고를 발라주는 광경에 묘한 상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금은 42세가 된 펠더는 질 위축증과 건조증이 있으며 배꼽에서 음순(vaginal lips)까지 깊은 흉터가 나 있다. “처음에는 수술과 치료 때문에 건드리기만 해도 고통스러웠다. 앞으로 저 안에 뭔가를 받아들일 일은 없겠구나 하는 절망감에 빠진다. 그러다가 회복되면서 몸이 기억을 되찾으면 ‘어, 이게 뭐야? 야!’ 하고 내심 환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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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은 뒤엔 섹스는 모두가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에서 다소 멀어진다. 슈니퍼 매니저가 관리하는 환자 중에 양측유방절제술 후 재건수술을 받을 계획인 젊은 여성이 있다. 슈니퍼 매니저는 “그녀 유방이 성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부분은 완전히 무관심한 문제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남편이 거기를 만지는 것도 싫다’고 그녀는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더 큰 상실감을 느낀다.” 슈니퍼 매니저는 70대 초반의 또 다른 여성의 사례도 언급한다. 에스트로겐 요법을 받을 때 그녀는 성욕감퇴를 가장 걱정했다.

펠더에게 섹스는 항상 중요한 문제였다. “암을 극복했는데 적어도 기분 좋은 오르가슴을 느낄 만한 자격은 있잖아요!” 수술과 치료에서 회복된 후 2년 가까이 심각하지 않게 데이트를 하다가 관계를 가질 만큼 마음 편한 사람을 만났다. 섹스는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살인사건 현장 같았다. 온통 피범벅이었다. 나는 욕실로 뛰어들어가 친구에게 전화했던 기억이 난다. 요컨대 ‘이 남자가 내 질을 찢어 놓으려 했다!’는 내용이었다. 흔히 ‘섹스의 기쁨을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거야, 앞으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는 않지만 자신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냥하게 대해야 한다.”

2011년 펠더는 옛 남친과 다시 만나 2년 뒤 결혼했다. 그들은 메릴랜드 주 어퍼 말보로에 정착했으며 그녀는 자궁경부암 환자와 생존자를 교육하는 비영리단체 서바이버(Cervivor)를 운영한다. 그녀는 “누군가의 앞에서 알몸이 되는 것만으로 벌써 부끄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정말로 신체를 의식하고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산다. 팔다리에 흉터가 있거나 한 부분을 떼어내거나 신체 부위에 움푹 들어간 곳이 있으면 더 큰 부담을 느낀다. 암 투병 후 삶의 질에서 섹스를 중요한 요소로 만들 책임이 의사들에게 있다.”

에린 와그너는 항문암 치료를 받으면 남편과 부부관계를 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을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다. 그녀는 49세가 되던 2008년 암 진단을 받았다. 방사선·화학 치료 6주 뒤 의사는 성관계를 해도 좋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남편과 성관계를 시도했을 때 그녀는 “극심하고 긴박한 고통”을 느꼈다. “남편이 고통을 주면서도 전혀 흥분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노력해 보라고 설득해야 했다”고 말했다. 오럴 섹스, 애무, 바이브레이터, 심지어 윤활제까지 모두가 고통만 안겨줬다.

와그너는 질관 내 흉터 조직을 제거하는 작은 수술을 시도하고 물리요법을 시작했다. 그녀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크림을 바르고 확장기를 이용해 15분 동안 스트레칭을 한 뒤 다시 몸 안에 더 큰 확장기를 넣어 5~10분 동안 약간씩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 때까지 그것을 몸 안에 밀어 넣는 게 정말 어렵다. 숨을 멈추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해야 할 정도로 큰 고통이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였다. 지난해 그녀는 남편과 갈라섰다. 그리고 지난 6월 성관계가 가능할 만큼 질 입구를 벌리려는 노력을 중단했다. “내 자신의 감정은 통제할 수 있었지만 남편이 느끼는 실망감과 좌절감은 통제할 수 없었던 게 힘들었다. 그는 거의 말이 없었다. 우리 사이에 소통이 사라졌다. 우리는 여러 해 동안 해법을 찾으려 애썼지만 서로 큰 단절의 벽을 느꼈다.”

아이오와 시티에서 사는 와그너는 요즘 환자 권리 운동가로 일하며 암환자들에게 코칭을 하고 의료진에게 컨설팅을 하며 환자들의 섹스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교육한다. 두어 달 전 그녀는 남편과 다시 데이트를 시작했다. 그녀는 말했다. “우리는 긴 여행을 했다. 우리 관계 중 어느 정도가 정신적이고 얼마나 육체적인가, 그리고 어느 정도나 육체적이어야 하나? 우리 두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 충분한지 알아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기혼이든 미혼이든 애인이 있든 없든 암을 극복한 뒤 성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특효약은 없다. 여성들은 질 윤활제나 확장기 같은 실용적인 도구들로 질 입구 주위의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남성들은 약물로 발기부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런 방법들은 심리적 지원, 열린 소통 그리고 많은 경우 심리요법과 병행할 때만 효과가 있다. 임상 심리학자 쇼버 박사는 “많은 환자가 이 같은 투병 기간 중에는 신체접촉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말했다. “한쪽 파트너가 다른 파트너의 간병인이 돼 외과적 배출관을 관리하고 소변 또는 대변이 담긴 스토마(인공 항문 또는 인공방광) 주머니를 비운다.” 그녀는 커플들이 서로를 연인으로 다시 바라보도록 도우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트러블이 생기는 커플들은 애초부터 뭔가 문제가 있음이 항상 훤히 드러난다. 환자를 돌볼 때 커플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마찰이 생기면(가령 부인이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 남편은 낚시여행을 떠날 경우) 원한이 많이 쌓인다.”

섹스에 관한 우려는 사람과 치료에 따라 다르다. 암 생존자는 성관계를 갖기에는 너무 기력이 떨어진 탓에 자신보다는 파트너가 못 하는 것을 걱정할 수도 있다. 또는 섹스를 하고는 싶어 하지만 신체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 또는 심각한 외모 콤플렉스에 빠져 더는 여성 또는 남성답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파트너들도 그들만의 남다른 어려움에 직면한다. 일부는 섹스를 요구하는 데 죄의식을 느낀다. 또는 섹스 중 파트너를 다치게 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휩싸여 성욕을 잃을 수도 있다. 파트너 한쪽이 육체적으로 셔터를 내리기 시작할 때 애정관계는 약화된다. 알파노 부회장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법이 많기 때문에 이는 끔찍하고 슬픈 이야기”라고 말했다. “환자들은 다시 예전처럼 멋진 성생활을 누릴 수 있다. 단지 방법을 달리 해야 할 수는 있다.”

첫걸음 중 하나는 성관계가 아마도 예전과는 같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카스텔라노스 박사는 “대다수 사람은 음경과 질의 성교에 관해 말한다”고 말했다. “분명히 말해 섹스 메뉴는 그보다 훨씬 많다.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성적 흥분을 일으키도록 돕는 것은 무엇이든 섹스다.”

슈니퍼 매니저는 환자들에게 함께 샤워하기, 서로 발 마사지 해주기 또는 손잡고 TV 보기 등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스럽지 않게 애정을 느끼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그녀는 “섹스와 애정을 회복하는 운동을 가르칠 때 이번 주에는 성관계는 잊으라는 말로 시작한다”며 “대신 30분 동안 다른 방식으로 서로 어루만지면서 성기에는 접근하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슈니퍼 매니저는 커플들에게 오일·실크·깃털 또는 무엇이든 사용해 몸이 여전히 쾌감을 느낄 수 있음을 일깨워주라고 말한다. 또한 여성들에게는 자위를 권한다. “자신에게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전과 달라졌을 공산이 크다. 파트너와 함께하기 전에 그것을 확인해야 한다.”

싱글로 암치료에서 회복 중 데이트를 하는 경우 모든 단계에서 불안에 휩싸인다. 60대 여성이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 유방암을 극복했다고 말한다. 남자는 첫 부인을 유방암으로 떠나 보냈다며 떠나간다. 또는 전립선암을 앓았던 60대 남성은 발기가 되지 않는다고 여성에게 설명해야 한다. 한편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줄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걱정한다.

스투피드 캔서의 매튜 자차리 설립자 겸 대표는 “26세 때 자궁경부암 때문에 질이 못쓰게 됐다면(이성과 관계할 수 없다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75세 때라면 상관없다. 그러나 발기가 안 되는데 꼭 데이트를 하고 싶다면 큰 문제다. 그리고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커피 미츠 베이글(Coffee Meets Bagel)의 프로필에 ‘난 아기는 못 갖는다’고 올리겠는가?” 자차리 대표는 21세 때 말기 뇌종양 판정을 받고 6개월 더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죽지 않고 살아 남았다.” 하지만 치료의 영향으로 탈모·저체중·남성 불임 그리고 일시적 임포텐스 증상이 생겼다. 7~8년이 흐른 뒤 마침내 다시 데이트를 시작했다. “데이트에 나가 상대 여성에게 암을 극복했다고 말했더니 레스토랑에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펑펑 울기 시작해 크게 당황했다. 다시는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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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에서 회복 중 데이트를 하는 싱글의 경우 모든 단계에서 불안에 휩싸인다.
펠더는 처음 데이트에 나갔을 때 암에 걸려 아기를 가질 수 없다고 불쑥 말해버렸다. 그녀는 “그 뒤론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엄청난 비밀을 말하듯 호들갑을 떨며 그 말을 내뱉어 망쳐버렸다. 하지만 그런 실수를 통해 배움을 얻었다.” 펠더와 자차리 모두 지금은 짝을 만나 결혼했다.

쇼버 박사와 슈니퍼 매니저는 환자들에게 첫 번째나 두 번째 데이트에서 암 투병 이야기를 꺼내지는 말되 너무 오래 미루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이 관계가 계속돼 같이 잠자리에 들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할 경우 그 전에 알려줘야 한다”고 슈니퍼 매니저는 말한다.

두 차례의 고환암을 극복한 퓨어러는 성기능을 회복한 뒤 3년간 여자 뒤를 따라다녔다. 그는 “내가 아직도 남자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둘째 부인을 만났다. “첫 데이트에서 그녀가 ‘미혼이에요?’라고 물었다. 나는 ‘좋아, 그냥 말해버리자’는 기분으로 ‘나는 암 생존자요. 결혼했었지만 지금은 아니죠’라고 털어놓았다.” 그녀가 연락을 끊으리라고 확신했지만 그날 밤늦게 문자 메시지를 교환했고 그 뒤로 계속 만나고 있다.

암 투병 후에도 애정관계는 가능하지만 한 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암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과 도움이 될 만한 개입방법에 관해 의사와 환자가 상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알파노 부회장은 2년 전 미국 성건강협회가 주최한 성건강과 만성질환에 관한 회의에 참석했다. 그녀는 “세미나에 참석한 50명 중 내가 심리학자로서 성건강 문제에 관한 임상교육을 받은 유일한 헬스케어 제공자였다”고 말했다. “이는 헬스케어 제공자(간호사·의사 등의 의료관계자) 대상의 성교육이 얼마나 미비한지를 말해준다. 환자들은 헬스케어 제공자들에게 성 문제를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헬스케어 제공자들, 특히 종양학자들은 성 문제에 관해 질문하는 법을 교육받지 않았다. 섹스는 거론되지 않는 문제다.”

취재를 위해 뉴스위크가 인터뷰한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했다. 슈니퍼 매니저의 남편 로웰 슈니퍼는 “환자들이 의사에게 마음을 열고 다소 거북한 이 문제에 관해 상담하려는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 메디컬스쿨 종양학 분야의 특별교수(distinguished professor)일 뿐 아니라 베스 이스라엘 디커네스 메디컬 센터 산하 암센터의 임상 책임자다. “그들의 취약점을 노출시켜 분명 암 진단을 어렵게 만들겠지만 환자들에게는 의사가 자신의 입장에서 경청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리라 기대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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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치료를 받는 여성은 종종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조기 폐경에 이른다.
쇼버 박사는 해법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녀는 클리블랜드 클리닉 재단의 전속 심리학자로 13년간 재직하고 텍사스대학 MD 앤더슨 암 센터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한 뒤 지난해 은퇴했다. 그리고 암 관련 섹스와 임신 문제에 온라인 도움을 제공하는 디지털 건강 업체 윌2러브(Will2Love)를 창업했다. 그녀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목표였다”고 말했다. “성 건강 회복과정에서 암 생존자들에게 필요한 물리적 절차 일부를 보험사들이 보상해 줄지 모르지만 성 관련 상담은 거의 하지 않는다. 많은 민간 보험사들이 그런 정신건강 보험 항목에서 커플 상담치료나 성기능 장애 진단을 배제한다. 그리고 건강보험개혁법이 폐기된다면 그나마 있던 보험도 사라지게 된다.”

윌2러브는 무료 기본교육 재료뿐 아니라 쇼버 박사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자금지원으로 개발한 리서치 기반 자립(self-help) 프로그램의 월간 이용권을 제공한다(한 달 이용료 40달러, 3개월 114달러, 6개월 216달러). 그 프로그램은 성관계시의 통증과 오르가슴 문제로부터 암 진단 이후의 치료와 데이트까지 모든 문제를 다루며 환자, 헬스케어 종사자, 청년 또는 청소년 암환자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녀는 지난 6월 환자·헬스케어 종사자들에게 성·임신·암 관련 문제에 대처하도록 장려하는 공공 의식개선 캠페인 ‘거론하자(Bring It Up!)’를 시작했다.

멀홀 소장은 이렇게 말한다. “섹스가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렇다고 말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의사가 말해주리라 생각한다. 의사들은 환자가 알아야 한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 알려준다.”

- 애비게일 존스 뉴스위크 기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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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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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lorenjo 작성자 2017.09.17. 17:05

돈에 집착하다보면 건강을 잃지만 돈이 있어야 건강을 지킬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하루아침에 온 천하를 다 잃어 버립니다.


우선 담배 피시는분 금연하시고 술많이 드시는분 적게 드시고 스트레스 줄이

시고, 열심히 매일 적당한 운동하시고 건강 제일주의로 사시면 만사형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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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야구사랑 2017.09.17. 23:33
에그머니...저럴수도 있구나
에효 담배를 끊어야 할터인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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