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무료 봉사 일중 하나인 반찬 닷컴은 브라질 속에 한식을 알리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가끔 셰프로 불리는데 식당이 없는 지금 그냥 음식 연구가라는 말이 가장 와 닿는다. 하여튼 요리 개발과 연구 주제는 한식을 어떻게 하면 브라질 사람 입맛에 맞게 맞추어 팔 수 있을까도 포함되어 있다. 제법 사회에 알려지며 방송과 언론에 노출되자 유명인사로 착각하고 다가오는 사람이 꽤 된다. 이 중 몇 명은 사업하고 싶다고 사업 비법을 알려 달라는데 내 손에 특별한 것이 들어 있지는 않다.

그래도 최소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많은 조언을 하지만 준비 안 된 사람의 도전이 가끔 눈에 들어온다. 처음부터 안된다고 말할 수 없는 게 그 사람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나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화하다 보면 최소한의 준비도 없이 사람에게 음식보다 사업에 대한 기본을 설명하다 보면 지칠 때가 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어 이를 통과한 사람 한해서 대화를 시작하도록 했다. 최소한 한식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기준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먼저 인성을 본다. 그 사람의 배경이나 출신을 따지기보다 단순히 남에게 줄 돈 안 준 사람, 가족과 단절되어 사는 사람 남을 배척하고 상처 주는 사람은 안된다. 음식 사업은 단순히 돈 버는 방식이 아니라 먹는 사람의 건강과 안정도 생각해야 한다. 근데 인성에 문제 있는 사람은 단순히 큰 이익만 보고 10원의 원가로 100원의 이익을 남기려는 등 사후 관리가 안 되고 특히 사업 대화를 해보면 말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자기 욕심만 가득 찬 사람은 도와주고도 욕을 먹기에 십상이고 제대로 해낼 보장도 없기에 멀리하려 한다.

두 번째로 열정을 본다. 어떤 일을 하던 모두 손수 직접 해야 하고 일일이 따져야 할 것이 많다. 특히 먹는 사업은 남의 손에 의지하면 바로 원가가 높던가 아니면 부실로 바로 연결된다. 움직이고 하는 것은 모두 돈인데 먹는 사업은 내가 직접 발로 뛰고 손으로 만들어 비용을 줄이고 질을 높여야 승산이 높다. 그런데 모두 귀찮아하고 특히 나한테 배우고 싶다고는 하지만 가르치는 내 시간보다는 본인 시간을 더 중요히 여긴다면 열정은커녕 삶의 방식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기술이다.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는 하는데 칼 한 번 안 잡아봤고 칼 쓰는 사람을 채용해서 쓸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도 봤다. 채소도 어떻게 좋은지 또 어떻게 다듬어야 맛있게 쓰고 쓰레기를 최소화할 것인지. 새벽에 어느 시장에 가야 좋은 식재료를 사는지, 손님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배우고 만들고 노력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남에게 의존하려는 사람은 먼저 부엌일부터 배우라고 말해 준다. 실제로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은 하루 몇 시간 서서 뜨거운 불과 싸우며 일하는데 이를 잘 모르고 멋진 환상만 가득 찬 사람도 많다.

위와 같은 조건이 맞는다면 비로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적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사업으로 돈 벌고 싶은 것은 누구나 똑같은 목적이다. 그러나 브라질이라는 사회에서 한식이라는 특이한 메뉴로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 시행착오를 겪으며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이런 메뉴 개발보다는 먼저 음식 사업과 식당이라는 환상을 지워야 한다. 주위 친구를 상대로 요리해 먹이고 칭찬받자 도전하겠다는 사람, 일 년에 행사 한 번 뛰고 돈 벌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도전하는 사람의 꿈을 깨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준비 안 된 사람과 쉽게 생각하며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반대로 나를 이용하려 드는 사람도 꽤 된다. 얼마 전 내게 브라질 사람이 좋아하고 잘 팔릴 메뉴를 알려 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렇게 쉽게 물어보면 쉽게 답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그것도 푸드트럭을 같이 하자며 투자자를 찾기 위해 나보고 메뉴를 개발하라는 덜떨어진 제의를 한 것이다. 물론, 투자자도 내가 준비한 음식을 가지고 같이 찾아보자 하는데 그럼 그걸 왜 그 사람과 같이 해야 하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요즘 한국에서 유명한 음식 사업가 "백종원의 푸드트럭"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의뢰하는 트럭 운영자의 어려움이 바로 보인다. 장사가 안되어 도움을 받는 사람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참 쉽지 않다. 기존에 하던 것을 바꾸려는 노력이 가장 큰데 이 부분에서 사업방식이 크게 나눠진다. 기껏 알려 줬더니 그대로 잘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최소한의 도움을 주고자 음식 사진을 찍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어줬더니 정작 업데이트 못 해 사장되는 경우도 많다.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한 기본 정신이 투철해야 이런 사회를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착한브라질이야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