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9일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9년 2개월여만에 정권교체 성공이다.
10일 오전 2시54분 현재 개표가 89.97% 진행된 상황에서 문 당선인은 40.41%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로써 문 당선인은 남은 개표와 상관없이 1위를 확정지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4.92%를 얻어 2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문 당선인과 격차는 더욱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8%로 3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6.64%로 4위,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6.00%를 얻어 5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개표와 상관없이 순위도 이대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당선인은 이미 당선 소감을 밝힌 상태다. 문 당선인은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9일 밤 11시45분께 광화문 광장을 찾아 수락연설을 겸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놨다.
문 당선인은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정의가 바로선 나라, 국민이 이기는 나라 꼭 만들겠다"며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문 당선인은 국회 의원회관에 설치된 민주당 대선상황실을 찾아서도 "제3기 민주정부를 힘차게 열어가겠다"며 "국민이 염원하는 개혁과 통합, 그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문 당선인의 승리 요인은 정권교체 열망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구(舊) 여권을 지지하던 보수층이 등을 돌렸고 결국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운 '재수생' 문 당선인은 대권을 거머쥐게 됐다.
아울러 보수층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되고 또 일부는 국민의당을 향한 것도 문 당선인의 당선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패배를 인정,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홍 후보는 9일 밤 10시30분께 "선거결과를 수용한다"며 "한국당을 복원하는데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안 후보도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문 당선인은 10일 아침부터 곧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날 아침 자택에서 합참의장과 통화를 통해 군 통수권 이양을 보고받고 오전 10시께 국립 현충원을 방문한다.
이후 곧바로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난 뒤 문 당선인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취임선서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앙선관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전달받게 되면 문 당선인은 공식적으로 대통령 신분이 된다.
다만 당장 풀어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북핵위기 등 한반도의 엄중한 상황을 해결하고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나라도 통합해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도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원내에서 과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120석에 불과하다. 국정운영을 위한 정부조직법과 개혁법안 처리를 위해 당장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만큼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율도 최근 2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선관위는 전국 유권자 4247만9710명 중 3280만8377명이 투표에 참여, 잠정 투표율 77.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2년 치른 18대 대선 투표율 75.8%보다는 1.4%포인트 높은 수준이며 17대 대선과 비교해서는 14.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다만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마의 '80% 투표율'의 벽은 넘어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