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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멈췄고, 누구도 남아 있지 않다. 말 그대로 이곳은 버려졌다."(미 ABC방송)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지역에 사는 정비공 알렉스 페레이라씨는 매일 일곱 살 아들과 산책할 때마다 굳게 닫힌 경기장을 마주한다. 불과 6개월 전 카누, 도로 사이클 경기로 관람객이 붐볐던 데오도루 올림픽 파크는 대회 이후 사람 발길이 뚝 끊겼다. 페레이라씨는 "6개월 전만 해도 (올림픽 유치에 따른 혜택이) 우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고 말했다.

리우올림픽의 영광은 짧았다. 외신들은 100만명 이상 관광객이 몰렸던 올림픽 파크 곳곳이 '과연 여기가 올림픽을 치렀던 곳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빛을 잃었다고 전하고 있다. 체조와 유도·펜싱·수영 등 주요 종목이 열렸던 올림픽 최고 중심지 '바하 파크' 상태가 가장 심각하다. 

풀에는 악취 진동하는 폐수가 고였고, 27m 길이 외벽 장막을 수놓았던 아드리아나 바레자우(브라질의 유명 현대 화가)의 작품은 갈기갈기 찢겨 있다. 운영 주체를 찾지 못한 벨로드롬 경기장과 올림픽 아레나는 사람 손이 닿지 않아 곳곳이 녹스는 상황이다.

골프장 부근 아파트 단지에는 '문 앞에 골프장이 놓인 집을 상상해보라'는 광고 문구가 걸려 있지만,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없어 회원권 분양이 사실상 정지됐다. 손님이 없어 클럽 하우스와 매점도 문을 닫았다. 브라질에서 골프는 극소수만 즐기는 스포츠다. 인구 600만인 리우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은 1500명 선이라고 한다. 영국 가디언은 "리우 지방정부가 예산 2000만달러(약 230억원)를 들여 골프장을 개발했지만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빚더미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회식이 열린 '축구 성지' 마라카낭 경기장은 아예 '도적 떼의 표적'으로 전락했다. 주변 시민들이 경기장에 난입해 올림픽용으로 새로 설치한 의자를 떼다 팔고 있다. TV·구리선 등 돈 될 만한 물건은 모조리 훔쳐내고 있다는 것이다. 

리우시는 2014 브라질월드컵과 지난해 올림픽을 위해 마라카낭 리모델링에 5억달러(약 5750억원) 이상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재정난이 악화돼 지방정부가 빚더미에 오르면서 운영·관리에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엔 전기요금 300만헤알(약 11억원)을 체납해 '유령 경기장'(CNN)이란 평가를 받는 굴욕도 당했다.

80만㎡(약 24만2000평) 규모로 조성된 올림픽 선수촌 분양도 예상만큼 활발하지 않자 리우시는 자구책을 내놨다. 주로 군인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주고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응이 미지근하다.

올림픽 시설이 이렇게까지 방치된 이유는 '파산' 상태에 가까웠던 리우 지방정부가 대회 이후 재정 상태가 더 나빠지면서 사실상 손을 놓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장 건설이 적절한 사후 계획 없이 추진되면서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브라질 시민 단체 '카탈리틱 커뮤니티'의 대표 테레사 윌리엄슨은 "올림픽의 찬란한 영광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계층과 직업을 불문하고 모두가 올림픽으로 고통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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