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 기행은 계절의 서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만추의 여정으로는 더할 나위 없다. 산등성이 억새가 가을의 낭만이라면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물가에는 갈대가 있어 더 깊고 운치 있다. 빨간 홍시와 쪽빛 하늘, 그리고 가을 들녘이 한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 순천만 주변 황톳길. 그 길을 따라 이어진 광활한 갈대밭에는 남도의 낭만이 가득하다.
특히 해질녘 순천시 해룡면 용산에 오르면 황금빛 물결을 싣고 S자로 휘감아 돌아 흐르는 갈대밭 물길이 장관을 이룬다. 그뿐인가, 해질녘 갈대밭 너머 수면위를 박차고 오르는 철새의 군무(群舞)는 차라리 자연의 신비에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