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닷컴] MBC 중남미 지사장 겸 특파원을 역임한 정길화(사진) 국장의 브라질 한류를 주제로 연구한 박사논문이 최종 심사에 통과되면서 학계에서 브라질 사례로서는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받게됐다.
정 국장이 본지에 알려온 바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국외대(HUFS)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논문 심사에서 ‘브라질의 케이팝 팬덤에 대한 현장연구’가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상파울로에서 MBC 중남미지사장과 특파원으로 활동한 정 국장이 재임 시에 논문의 주제에 착안해 현지 연구를 시작했고, 이를 귀국 후 민속지학(ethnography) 방법론으로 팬덤 연구를 완성한 것으로, 이를 위해 작년 9월 상파울로를 방문해 참여관찰과 심층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 국장은 “특파원으로 부임했던 2011년은 브라질 한류의 원년이라고 할 정도로 케이팝이 발흥했다” 면서 “당시 MBC 지사장으로서 드라마 등 컨텐츠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케이팝 붐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한류에 대한 경험과 관심을 학문적으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이번 논문은 지난 5년간 작업의 결실” 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사장 재임 당시 MBC는 2011년 9월 파울리스따 홈즈(Homs) 클럽에서 엠블랙(MBLAQ)이 출연한 ‘케이팝 로드쇼’ 브라질 예선을 개최했다. 이는 남미에서의 첫 아이돌 방문으로 기록되고 있다. 또 MBC 지사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리브라리아 쿨투라(Livraria Cultura)와 함께 ‘K 인베이전’ 행사를 진행하는 등 브라질 케이팝 붐에 일익을 담당했다.
지난해 7월에는 상파울로 한국문화원(원장 이세영)과 공동으로 서베이를 진행하였다. 9월에는 자비로 다시 상파울로를 찾아 커버 댄스팀을 필두로 케이팝 스테이션, 사랑인가요 등 포털 사이트, 콘텐츠 관계자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그는 “지구 반대편 남미 그 중에서도 브라질까지 한류가 전파될 수 있었던 케이팝 내부의 소구력 요인과, 혼종성과 포용성으로 대표되는 브라질의 문화적 요소를 탐구하고 싶었다”고 논문의 의의를 밝혔다.
학계에서는 개별 국가의 한류 상황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최초의 박사논문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식을 접한 이세영 문화원장은 “그 동안 브라질 한류팬에 대한 깊이 있는 자료가 부족하여 애로가 많았는데 앞으로 문화원 업무를 추진하는데 금번 결과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해피엔딩>을 지상파 채널인 Rede Brasil에 론칭한 프로미디어브라질의 김수한 대표는 “이번 논문으로 한류 시장의 마지막 개척지인 남미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기를 바라고, 브라질 한류를 연구한 첫 박사의 등장은 지금도 남미에서 한류 확산에 노력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JTBC의 <비정상회담>에 브라질 대표로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카를로스 고리토(Carlos Gorito)씨도 “매우 뜻 깊은 일이며, 앞으로 한국과 브라질의 상호 소통과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