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에 폭우까지…엎친데 덮친 중국 윈난성

중국 윈난성에서 지난 3일 발생한 지진의 피해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여진에다 해당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사망자가 1,000여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CCTV)은 3일 오후4시30분께(현지시각) 윈난성 자오퉁시 루톈현 등에서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으로 최소 398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으며 1,800명을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지진발생 이후 200여회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루톈현 근처 교통이 두절된 지역에는 500~600채의 가옥이 무너져 내려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 BBC는 집계되지 않은 실종자가 1,000여명이 넘는다며 여진과 폭우로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가 이날 오후1시께 국가방재위원회 비서장, 민정부 부부장 등으로 구성된 '국무원 공작조직'을 이끌고 지진지역에 도착,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리 총리는 윈난을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회의를 열고 "인명구조가 첫 번째"라며 "구조 황금시간이 48시간 남은 만큼 군ㆍ경찰ㆍ공무원ㆍ지역주민 등이 인명구조를 하는 데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모 6.5(미지질조사국 6.1)의 지진이 발생한 윈난성 자오퉁시는 칭짱고원의 새오장 단열대에 위치해 지진다발 지역이지만 6.0 규모를 넘는 강진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과거 윈난지역에 가장 큰 피해를 낸 지진은 1970년 1월5일 남부 퉁하이진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당시 사망자만 1만5,621명에 달했다. 또 근래에는 2000년 중부지역인 추슝이쭈 자치주의 야오안현에서 규모 6.5 지진이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99명이 크게 다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지난해 4월 7.0 규모의 쓰촨성 야안 지진보다 강도는 약하지만 피해가 컸던 이유가 지진의 깊이(12㎞)가 얕고 산간지역에 인구가 밀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진앙과도 가까웠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루톈현은 고산지대로 산세가 험한데도 1㎢당 인구가 265명이나 되고 진앙까지 23㎞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언색호(화산폭발 지진 등으로 강이나 계곡이 막히며 생긴 호수)가 생기면서 추가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폭우로 언색호의 수위가 높아져 40여 가구가 수몰됐고 200여명의 주민이 긴급대피했다. 현재 호수의 수위가 시간당 1ｍ 가까이 높아지고 있어 추가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