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망 아이들, 12명 살리고 떠났다

by 허승현 posted Nov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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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비극적인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2명의 아이가 12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숨진 3명의 희생자 중 해너리 미셸 서틀스(8·왼쪽 사진)와 재커리 리 스미스(14·오른쪽)의 장기가 12명의 환자들에게 기증됐다고 미국 A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사촌 사이인 두 아이는 20일 스미스의 어머니인 매리 앤 홀더(36)가 저지른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홀더는 3년여간 불륜관계를 맺어온 랜들 램(40)과의 관계가 파탄난 뒤 이날 램을 찾아가 심한 말다툼을 벌인 끝에 총을 발사했다. 홀더는 이어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두 아들과 조카 등 5명의 아이들에게 총을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스미스 등 홀더의 아들 2명이 숨졌고 조카 서틀스는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홀더는 자신의 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홀더는 램과 2008년부터 불륜관계를 시작했으나 최근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홀더는 관계가 끝난 뒤에도 램의 가족들을 괴롭혀오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램의 가족들에게 접근하지 말 것을 명령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틀스와 스미스의 가족들은 이들이 사망한 직후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서틀스의 장기는 5명에게, 스미스의 장기는 7명에게 각각 이식됐다. 가족들은 또 머리에 총격을 받고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서틀스의 오빠 리처드(17)의 장기도 기증할 뜻을 밝혔다. 가족들은 “리처드의 장기를 이식받을 수혜자들이 결정되는 대로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길퍼드카운티의 경찰관 듀런드 덜린은 “누군가를 살리면서 이렇게 많은 생명들이 숨진 것은 슬프지만 이는 축복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8세 이하 어린이 1900명 이상이 장기기증을 기다리고 있다. 전체 장기기증 대기자는 11만여명에 달한다. 한 사람의 장기가 기증될 경우 심장, 폐, 간, 신장, 췌장, 소장 등이 다른 사람에게 이식되면서 최대 8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ABC는 전했다. 조직기증을 포함할 경우 50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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