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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뺑소니에 치인 두 살배기 여아를 보고도 10여명의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들은 해당 여아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정말 이들은 이 여아를 보지 '못'해서 죽어가는 어린 생명을 도와주지 '못'한 것일까.

왕위에라는 이름의 이 두 살배기 여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광둥성(廣東省) 포산(佛山)의 광포시장에서 뺑소니를 당했다. 부모의 시야를 벗어나 시장 거리를 배회하던 이 여아는 밴에 치인 뒤 쓰러졌지만 아무도 이 어린 생명을 도와주지 않았다.

무려 18명의 시민들이 지나쳤다. 그 사이에 땅바닥에 쓰러져 가쁜 숨을 내쉬던 이 여아의 몸 위로 트럭이 1대 지나갔다. 한 번 더 짓밟힌 것이다. 한참 뒤에야 한 중년 여성이 아이를 인근 가게로 데려가 눕힌 뒤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결국 지난 21일 왕위에는 세상을 떠났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이 여아의 사고 현장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경악케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죽어가는 어린 생명을 보고도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치는 시민들이었다.

450만여명의 네티즌들이 해당 영상에 댓글을 달았다. 현장에 있던 무심한 시민들에게 자기성찰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을 법의 심판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중국인의 수치", "정말 우리 사회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이것을 보고 내 가슴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등 분노를 쏟아냈다.

왕위에의 할머니 리장루이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 도저히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세상에서 가장 못된 사람들이다. 만약 어른이 그러한 상황에 처했더라도 도와줬어야 했다"고 날을 세웠다.

더욱이 이 어린 여아가 쓰러져 있던 주변의 상점들은 모두 전면이 개방돼 있다. 상점 주인들이 왕위에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거라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하지만 해당 가게의 주인들은 마치 짠 듯이 "왕위에를 보지 못했다"며 똑같은 대답을 했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탄징자오(27)는 "그 여아의 엄마가 비명을 지르기 전까지 보지 못했다"며 "사건이 발생했던 당일 날씨가 아주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18개월 된 아들이 있는 그는 "물론 작은 울음소리를 듣긴 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몰랐다"며 "비가 억수처럼 쏟아져 금속판 지붕이 매우 시끄러웠다"고 해명했다. "매우 어두운 날이었다. 이곳의 아이들은 원래 자주 운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전했다.

왕위에를 무심히 지나친 18명 중 한 명인 천사오위는 "그 여아를 보지 못했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정말 왕위에를 보지 못했다. 나에게 1만 번을 물어봐도 답은 똑같다"며 "지금 다시 물어봐도 난 보지 못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사오위는 "이미 많은 비난을 받았다. '심장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도 들었다"며 "하지만 진실은 내가 정말 그 여아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두 살배기 딸을 찾기 위해 거리를 돌아다니던 중이었다고 한다. "곧 아내에게 아이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곳에서 모자를 팔고 있는 천구이링은 "우리는 살기 바쁜 사람들이다"며 "장사하기에도 정신이 없다. 굳이 신경써서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는다. 난 항상 손님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그 어린 여아가 끝내 숨을 거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누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를 시장 거리에 배회하도록 둘 것이라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뉘우침 없는 이들의 뻔뻔한 태도에 왕위에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 왕위에의 부모 왕츠창과 취페이페이는 "'작은 위에위에(왕위에의 애칭)'는 가게에서 오빠 왕숴와 함께 컴퓨터를 하거나 만화를 보면서 지냈다. 허름한 의자에 앉아 잠을 청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창백한 얼굴의 왕츠창은 "현재로선 그들의 행동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 세상엔 못된 사람들보다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다. 모두 경찰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며 "왕위에가 일주일 동안 숨쉬고 있었다는 것이 기적"이라고 흐느꼈다.

왕위에의 할머니도 "작은 위에위에는 매우 귀여웠다. 같은 또래의 어떤 아이들보다 사랑스러운 춤을 췄다"고 슬퍼했다.

현재 이 여아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 2명만 체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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