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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聖座)인 로마 교황청(The Holy See)도 1년 중 한 번은 세속의 셈법을 따른다. 해마다 7월이면 한 해 전 살림살이 결과를 세상에 공개한다. 올해도 어김이 없었다. 2일(현지시간) 교황청은 지난해 1430만 달러(약 155억8000만원)의 흑자를 냈다고 추기경 회의에 보고했다. 2007년 이후 3년간 적자에 시달린 뒤에 달성한 흑자다. 그 규모도 200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크다.

교황청은 달갑지만은 않다. 지난해 전체 수입 3억5610만 달러(약 3881억5000만원) 가운데 26.2%를 차지해 가장 큰 돈줄인 헌금이 한 해 전보다 18% 정도 줄어 9360만 달러에 그쳤다. 세계 곳곳의 교구들이 로마 교황청에 전달하는 헌금뿐 아니라 독실한 신자들이 교황에게 직접 희사하는 돈(베드로 헌금)이 줄어서다.


성좌의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금융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청 안팎에선 유럽 신부들의 성추문 때문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유럽은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미국 다음으로 교황청에 가장 많은 돈을 희사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성직자들의 성추문이 불거져 신자 이탈이 2009년보다 64%나 늘어났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신자 수와 견줘 많은 헌금을 냈지만 유럽의 감소분을 다 메울 수는 없었다. 롬바르디 신부는 “성추문 때문에 헌금이 줄었을 가능성은 추기경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런 해석을 반박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관광 수입(3255만 달러)’과 ‘금융활동에 따른 수익(7865만 달러)’에 힘입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흑자를 냈다. 교황청은 관광객들에게 박물관 입장료를 받고 기념품을 판매한다. 지난해 그리스 재정위기 등으로 유로 가치가 떨어져 바티칸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났다.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교황청의 2대 수입원(전체 수입 대비 22%)인 금융활동에 쏠렸다. 교황청은 얼마나 많은 돈을 굴리는지 밝히지 않는다. 1년간 금융활동으로 벌어들인 전체 수익금만을 공개할 뿐이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교황청의 사도좌재산관리청(APAS)이 미국·유럽의 대표적인 금융회사에 자산을 할당해 운용토록 하고 있다”며 “주로 미국·유럽 국채나 초우량 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돼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이 금융위기에 흔들린 2001년과 2007년 이후 2~3년씩 로마 교황청도 덩달아 적자에 시달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재산관리청 자산의 대부분은 1929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리더인 베니토 뭇솔리니가 교황의 땅을 차지하면서 대신 건네준 이탈리아 국채에서 비롯됐다. 그해 뭇솔리니는 교황청과 라테른조약을 맺으면서 이탈리아 통일 과정에서 흡수된 교황령을 이탈리아 국채로 보상해줬다. 이후 교황청은 미국 JP모건 등 금융회사를 통해 이탈리아 국채를 금으로 바꿨다.

미 금융 역사가인 론 처노는 “교황청은 온스(31.1g)당 10~20달러에 사들인 금을 1970년대 200~300달러에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며 “로마 교황청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뛰어난 금 투자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은 선교 목적을 위해 방송과 신문사를 운영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다. 1000년 이상 묵은 바티칸의 건축물 등을 유지·보수하는 데도 적잖은 돈이 들어간다. 또 교황청은 성직자와 일반인 등 모두 19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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